폐킥보드, 전동손수레가 되다…'스윙' 찾은 고교생들

최근 몇 년 새 급속도로 성장한 공유 퍼스널 모빌리티(PM) 산업의 성공 요인 중 하나는 '친환경'이다. 전동킥보드의 경우, 작동 시 배출되는 탄소는 '제로(0)'에 가깝지만 수명이 다 한 기기를 폐기하는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이 높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배터리가 장착된 만큼 폐기 과정에서 배터리 내부에 포함된 니켈, 납, 수은 등의 화학물질로 인해 상당한 탄소가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관련 산업 성장과 함께, '공유'라는 특성상 기기 수명이 짧지 않을까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2010년대 중반 처음 등장한 1세대 공유 전동킥보드들의 평균 감가상각 연수는 1.9년에 불과하다는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일각에서는 '낮은 기기 수명으로 인해 생산과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량을 합산하면 전동킥보드가 대중교통보다도 높은 탄소 배출량을 보인다'고 지적하고 있다.

스윙 폐킥보드를 활용해 제작한 전동손수레. (사진=더스윙)

지금도 전동킥보드 폐기 및 재활용에 대해 업계 내·외부에서 다양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019년 설립 후 4년 만에 업계 선두로 올라선 공유 퍼스널 모빌리티 브랜드 '스윙(SWING)'은 최근 그 숙제에 대한 유의미한 해답을 선보였다. 고등학생들이 폐기된 전동킥보드를 활용해 만든 전동손수레가 새로운 아이디어로 떠올랐다.

놀랍게도 이 발명품은 휘문고 3학년에 재학 중인 윤서현 군과 행신고를 졸업한 황정언 군이 만들었다. 평소 기계와 코딩에 관심이 많던 윤서현 군은 방학을 이용해 스윙 운영캠프 체험학습 프로그램에 자원해 폐킥보드를 활용한 다양한 발명품들을 제안했고, 그 결과 5개의 폐킥보드가 새로운 창조물로 태어났다.

내부적으로 활용하는 시제품 수준이지만, 300kg까지 너끈히 이동할 수 있는 동력과 안전 제어장치를 갖췄으며, GPS로 위치나 이동 거리·시간 측정이 가능한 시스템까지 갖추고 있다. 실제로 캠프를 방문한 해외 제조사 역시 아이디어를 극찬하며 제작 사양까지 확인해 갔다는 후문이다.

전동손수레를 만든 윤서현 군(왼쪽)과 황정언 군. (사진=더 스윙)

방학을 이용해 스윙의 운영캠프에서 기기 수리·시스템 제어 업무와 제작 작업을 병행해온 두 학생은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다.

윤서현 군은 "장애인 봉사활동에 참여하던 중 동네에서 폐지를 수거하시는 노인분들을 보며 떠올린 아이디어였다"며 "생각을 현실로 만들 수 있게 도와준 스윙에 감사드리며, 얼른 성장해서 사회적 약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발명품들을 더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스윙을 운영하는 (주)더스윙의 김형산 대표는 "브랜드 특유의 스트릿한 감성과 학생들의 패기 넘치는 아이디어의 콜라보"라며 "폐기기 이슈까지 보완해가며 친환경 그 자체가 돼가는 퍼스널 모빌리티 산업은 앞으로도 순기능을 키우고 역기능을 보강하며 더 많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킥보드, 자전거, 스쿠터를 합쳐 10만대의 PM 기기를 운영 중인 스윙은 아시아에서 가장 큰 공유 퍼스널 모빌리티 브랜드다. 누적 주행 수만 3300만 회가 넘어가는 스윙의 PM 기기들이 절감한 탄소량은 연간 170만 그루의 나무의 성과와 동일하며 이는 남산의 2.5배, 서울숲의 16배에 달한다. 스윙은 업계 유일한 3년 연속 흑자경영으로 2021년 예비유니콘 기업에 선정된 바 있으며, 지난해 560억원의 매출과 27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