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종익의 지방소멸리포트 6, 어디가 살고 죽는가? 경상남도 편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대통령을 배출한 지역은 어디일까? 경상남도이다. 전두환(합천군) 전 대통령부터 김영삼(거제시), 노무현(김해시), 문재인(거제시) 전 대통령까지 대한민국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이들이 어릴 적 대권의 꿈을 키워 온 곳이 바로 경상남도였던 것이다.

또한 삼성그룹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의령군), LG그룹 구인회 회장(진주시),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울산광역시), GS그룹 허만정 회장(진주시), 효성그룹 조홍제 회장(함안군) 등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기업들의 창업주들 역시 경상남도 출신들이 많다. 특히 경상남도 진주시 지수면 승산마을에는 구인회 회장, 허만정 회장 등의 생가가 있으며, 이병철 회장과 조홍제 회장은 지수면에 있는 지수보통학교를 다니기도 했다.

이렇듯 경상남도는 해방 후 대한민국의 역사를 논할 때 서울 다음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지역이 아닐까 싶다. 4명의 대통령과 수많은 재벌 기업들의 총수를 배출한 경상남도, 과연 현재의 모습은 어떠하며 미래에는 어떠한 모습을 하고 있을까? 지방소멸리포트 6번째로 조사해볼 지역은 경상남도이다.

나종익(주식회사 코드랩리얼티 대표이사) | 자문 성호건(주식회사 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 대표이사)
지난 5년 간 토지 거래가 가장 많았던 지역은 어디일까
지난 5년 간 경상남도 지역에서 토지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지역은 김해시였다. 김해시의 토지 거래가 많았던 이유는 부산광역시와 인접해 있는 입지적인 이유가 가장 클 것이다. 김해시는 동쪽으로 부산광역시, 서쪽으로는 창원시 그리고 북쪽으로 양산시와 접해 있다. 부산광역시야 긴 설명이 필요 없는 우리나라 제2의 도시이고, 창원시는 경상남도에서 가장 큰 도시이자 비수도권에서는 유일한 특례시이다. 양산시 역시 부산의 위성도시로서 나날이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곳이다. 따라서 이들 도시의 중간에 위치해 있는 김해시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올라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인구 역시 1980년 이래 꾸준히 증가해 53만 명에 육박하면서 대도시 특례를 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한편 현재 김해시의 서남권에서 진행되고 있는 여러 도시개발사업들이 완료되고, 부전~마산 복선전철이 개통되면 인근 지역에서 김해시로의 이동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 도시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장유동 지역의 분동 요구가 계속되는 것을 보면 김해시의 서남권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 경상남도에서 거래가 많았던 곳은 밀양시였다. 밀양시에서는 지난 5년 간 3만 4,517건의 토지 거래가 이루어졌다. 밀양시는 대구광역시와 부산광역시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고, 창원과 양산, 울산광역시와도 멀지 않아 여러 도시들의 영향을 많이 받는 곳이다. 밀양시는 그동안 인구가 꾸준하게 감소하며 지방 소멸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지역이었지만, 다른 지자체보다 조금 앞서 지방 소멸을 준비하고 있어 미래가 그다지 어둡지만은 않아 보인다. 특히 현재 1단계 사업이 시행 중인 밀양 나노융합 국가산단 조성 사업이 순차적으로 완료되면 밀양시는 지방 소멸의 시계를 조금은 늦출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로 경상남도에서 토지 거래가 많았던 곳은 양산시였다. 양산시는 대표적인 부산광역시의 위성도시로서 ‘부산의 분당’이라 불리기도 한다. 바로 양산신도시 때문이다. 양산신도시는 1994년 부산권 배후도시 개발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원래 계획은 10년이 채 안 되는 기간 안에 신도시를 만드는 것이었으나 외환위기와 지반에 대한 조사 미흡 등으로 인해 지연됐고, 결국 2016년 말에 사업이 완료됐다. 한편 부산지하철 노포역에서 이어지는 양산도시철도가 2026년 개통할 예정이다. 노포역부터 기존의 양산신도시를 지나는 부산지하철 2호선과 환승 연결이 되면 양산시의 교통은 기존보다 더욱 편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하철이 들어온다고 무조건 땅값이 오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부산으로의 접근성인 좋아진다면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네 번째로 경남 지역에서 토지 거래가 많았던 지역은 합천군이다. 해인사가 있는 곳으로 유명한 합천군이지만, 어쩌면 앞으로는 <별에서 온 그대> 같은 드라마의 촬영장으로 더욱 유명해질지도 모르겠다. 지난 2020년 한국지질연구원에서는 합천군 초계면에 위치한 초계분지의 지하 142m에서 운석 충돌의 강한 충격으로 형성되는 암석 구조를 발견했다. 이는 약 5만~6만 년 전 초계분지에 운석 충돌이 있었다는 것을 알려준다고 한다. 합천군은 초계분지를 앞세워 지질테마공원, 지질과학관, 지질엑스포 등을 준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계획대로 사업이 이루어지면 일자리와 관광을 연계할 수 있을 것이다.

다섯 번째로 토지 거래가 많았던 지역은 진주시였다. 진주시는 경남도청 서부청사가 있는 곳으로 경상남도 서부권의 중심도시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 경남혁신도시가 진주시의 시가지 동쪽 끝에 들어서면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물론 경남혁신도시가 기대만큼 역할을 하고 있는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혁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인구가 약 1만명 가량 늘긴 했으나 혁신도시의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여타 혁신도시와 마찬가지로 진주시 내에서의 이동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도 경남혁신도시는 가족 동반 이주율이 69%를 넘은 데다 지역인재 채용률 또한 33%라고 하니 절반의 성공은 거두지 않았나 싶다.

거래가 많이 일어난 지역이 지가 상승률도 높았을까
경상남도의 경기가 심상치 않은 것 같다. 물론 경상남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의 경기가 썩 좋은 수준은 아니지만, 지가 상승률 데이터를 보면 경상남도의 상황은 조금 더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5년 간 경상남도 전체 지가 상승률은 약 4.99%였는데, 이는 타 지역과 비교할 경우 상당히 낮은 수치이다. 같은 기간 서울(15.6%), 경기도(13.8%), 인천(12.0%) 등 수도권 지역은 말할 것도 없고 충청북도(9.2%), 충청남도(8.2%), 전북특별자치도(7.7%), 전라남도(10.7%), 경상북도(7.1%) 등 비수도권의 웬만한 지역보다도 상승 폭이 낮았다.

그나마 경상남도 지역에서 지가 상승률이 높았던 지역은 남해군(10.1%)이었다. 독일인마을로 유명한 남해군은 군 토지의 상당수가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일부로 남해 바다와 어우러져 경치가 상당히 뛰어난 곳이 많다. 특히 서면(12.5%), 삼동면(12.2%)의 상승률이 눈에 띄었다. 서면의 경우 여수시와 남해군을 잇는 한려해저터널이 시작되는 지점으로 많은 관심을 받은 곳인데, 2031년 해저터널이 완공될 경우 여수에서 남해까지 10분이면 주파가 가능하기에 땅값의 상승이 기대되는 곳이다. 삼동면은 독일인마을이 있는 곳으로,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로 지가가 많이 오른 곳은 창녕군이었다. 마늘과 양파로 유명한 창녕군에는 대구와 창녕군을 잇는 철도 신설 계획이 잡혀 있다.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창녕 대합산단산업선이 반영·확정된 것이다. 사실 계획에 반영이 된 것일 뿐 건설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국가철도망에 계획이 반영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실제 건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이기 때문에 지가 상승이 이뤄지지 않았나 싶다.

세 번째로 지가 상승률이 높았던 곳은 김해시였다. 주촌면(9.1%)과 진례면(8.2%)의 상승률이 높았다. 주촌면은 김해 도심과 택지지구인 율하동, 장유동 사이에 있는 곳으로 최근에 도시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땅값이 많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주촌면 도시개발사업은 김해시 도심의 확장에 가깝다.

네 번째로 지가 상승률이 높았던 지역은 함안군이었다. 함안군 중에서도 칠원읍(6.3%)의 상승률이 가장 높았는데 창원시 마산회원구와 매우 인접한 곳이다. 특히 마산회원구의 아파트 단지가 확장되면서 광려천을 건너 칠원읍까지 이어지면서 인구가 급격하게 증가했던 경험이 있다. 함안군은 마산의 영향이 상당히 강한 곳으로 창원시와의 통합이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다섯 번째로 지가가 많이 상승한 지역은 거창군이다. 거창군은 인구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지역으로 6만명 선이 위협받고 있다. 거창군은 도시의 소멸을 늦추기 위한 방안으로 세계적인 승강기 허브도시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가장 활기찬 동네는 어디일까
경상남도에서 가장 활기찬 동네는 어디일까? 바로 창원시 성산구였다. 성산구는 창원시청 소재지로 창원시에서 가장 중심지의 역할을 하는 곳이며, 관내에 창업국가산업단지가 위치해 있다. 성산구의 지방소멸위험지수는 경남 지역에서 가장 높은 곳이지만 추세를 보면 그리 긍정적이지는 않다. 2020년에 1.86이었던 소멸지수가 2023년에는 1.26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라면 2025년 경에는 1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2022년 관내 신생아는 1,267명이었는데, 2023년에는 1,273명으로 소폭 상승했다.

두 번째로 경상남도에서 젊었던 곳은 김해시였다. 김해시의 경우 인구소멸위험지수가 2023년 기준으로 1을 넘지 못했다. 김해시의 경우 지속적인 개발이 이뤄지고 있지만 수도권으로 이탈하는 젊은 층들의 수도 무시할 수 없어서 인구를 유입시킬 만한 요인을 지속적으로 찾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세 번째로 젊은 경상남도 도시는 창원시 의창구였다. 의창구는 대기업들이 많이 위치해 있는 성산구와는 달리 인구 감소 속도가 빠른 편이다. 지방 소멸을 막을 방안으로 원전 및 방산 특화 창원제2국가산단 후보지로 의창구가 지정돼 있는데 이것이 차질이 없이 진행돼야만 의창구에도 조금은 숨통이 트이지 않을까 싶다.

네 번째로 지방소멸 위험이 낮은 곳은 양산시였다. 양산시의 소멸지수는 0.78로 지난 2021년에 소멸지수 1 밑으로 떨어졌다. 양산시는 비수도권 최대의 신도시로 불리는 곳이다. 인구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젊은 층의 비율은 많이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다섯 번째로 젊은 경상남도 지역은 창원시 진해구였다. 과거 진해시였던 진해구는 대표적인 군사(해군) 도시로 젊은 층의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 곳이다. 하지만 이러한 진해마저도 지방소멸 지수가 0.7 정도로 위험 기준(0.5)에 다가서고 있는 실정이다.

22대 총선 결과로 살펴본 경상남도의 미래는
앞으로 대한민국의 4년을 책임질 국회의원 선거가 끝이 났다. 범야권의 대승이었지만, 경상남도 지역은 여권에 더 많은 힘을 실어줬다. 최근의 좋지 못한 경상남도의 상황을 보여주듯 당선인들의 공약은 하나같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것들로 가득하다. 그렇다면 경상남도 지역에서 당선된 예비 국회의원들은 어떠한 공약을 내세웠을까?

먼저, 창원시 의창구 당선인은 방위, 원자력 특화 국가산업단지 조기 조성, SMR(소형 모듈 원자로) 클러스터 구축을 주 공약으로 발표했고, 성산구 당선인의 경우 <청년고용국가산단특별법> 제정을 주 공약으로 내세웠다. 마산합포구 당선인의 공약은 AI와 관련된 것이었으며, DNA(Data-Network-AI) 혁신타운, AI디지털혁신파크 건립 등이 주 내용이었다. 마산회원구는 마산자유무역지역 및 봉안·중리공단 고도화, e모빌리티 전동기 재제조 산업센터 유치, 고속터미널 이전, 의과대학 유치 등의 공약을 내세웠다. 진해구 당선인 공약은 해군진해비행장을 김해공항으로 이전하는 것과 진해형 기회발전특구 조성으로 신경제 시대를 개척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진주 갑은 우주항공복합도시(<우주항공복합도시특별법> 제정)가 공약이었고, 진주 을 역시 항공우주산업 클러스터 조성이 핵심이었다. 통영·고성은 KTX 건설 신속 추진 등 남해안 중심도시 기반 구축이 대표 공약이었고, 사천·남해·하동도 진주시처럼 100만 우주항공복합도시 조성이 주 공약이었다.

김해 갑의 경우 국가 스마트 물류플랫폼 조성, 김해컨벤션센터 건립이 주 공약이었고, 김해 을의 경우는 대중교통난 혁신, 김해트램 착공, 미래 전략산업 육성, 동북아 물류플랫폼 조성이 주 공약이었다.

밀양·의령·함안·창녕의 경우 국가 공기업 5개를 이전해 와 준혁신도시를 만들고 나노 2차산업단지를 조기 착공하는 것이 주 공약이었고, 거제시 당선인의 주 공약은 가덕신공항 조기 준공이었다.

양산 갑의 경우 양산부산대 유휴 터 민자유치, 동남권 의료클러스터 조성이 주 공약이었고, 경남 최대 격전지였던 양산 을은 지방도 1028호선 국도 승격, 천성산터널 조기 개설 등이 주공약으로 다른 후보들과는 약간 달랐다. 산청·함양·거창·합천은 지역소멸 대응 4개 군 연합 10년 ‘그린플랜’ 수립이 주 공약이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경상남도의 지가 상승률은 전국 최하위권 수준이다. 지가가 상승한다는 것은 지역의 개발 호재가 많다는 것이고 개발 호재가 많다는 것은 멀지 않은 미래에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아쉽게도 경상남도에는 개발 호재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미래가 그렇게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 경상남도의 미래를 바꿀 여러 개발사업들이 정부와 지자체 선에서 검토 중이고, 총선을 통해 새롭게 국회로 입성할 당선인들이 사명감을 갖고 발에 땀이 나도록 도민을 위해 돌아다닌다면 분명 밝은 미래가 기다릴 것이다.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서는 지역 간의 협업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필요하다면 경상도와 전라도 나아가 충청도까지 협업을 통해 지방 소멸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어찌 보면 부울경 연합이 경상남도 미래의 키를 쥐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2년 전 부울경 연합은 공식적으로 무산됐지만 최근 부산광역시, 울산광역시, 경상남도는 공동으로 ‘2024년 부울경 초광역권발전 시행계획’을 수립했다고 한다.

원래 계획대로의 부울경 특별연합에서 제도적인 것보다는 경제적인 부분에서의 실익을 우선 따지는 연합의 개념으로 보면 좋을 듯하다. 부산광역시, 울산광역시, 경상남도는 총 1조 원의 예산을 투입해 3대 핵심 분야에 집중하기로 했다. 3대 분야는 ‘미래 신성장 산업 육성’, ‘초광역 인프라 구축’, ‘인재 육성, 관광 플랫폼 공동 추진’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