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특수 타고 질주"…삼성전기·LG이노텍, 유리기판·로봇 수익성 점화

이수진 기자 2026. 2. 24. 06:0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벗고 AI·서버 정조준…4분기 나란히 '호실적'
차세대 판도 바꿀 '유리기판·로봇' 신사업 투자 가속
무라타발 MLCC 가격 인상 예고…수익성 레버리지 기대
삼성전기의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목업. [출처=삼성전기]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인공지능(AI)·로봇 산업의 폭발적 성장세를 발판으로 수익성 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마트폰과 PC 중심의 부품 공급 구조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전력·패키지 부품 시장으로 저변을 넓히며 지난해 4분기 나란히 시장의 기대를 웃도는 호실적을 거뒀다. 

최근에는 글로벌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가격 인상 가능성까지 대두되며, 고정비 비중이 높은 부품사들의 수익성 극대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흐름이다.

■ AI·서버가 이끈 호실적…고부가 반도체 기판 '풀가동'

24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지난해 4분기 비수기 우려를 깨고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삼성전기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23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 늘었다. LG이노텍은 324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31% 상승했다.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은 AI 서버와 전장 등 고사양 시스템에 탑재되는 핵심 부품의 수요 증가다. 연산 능력이 고도화될수록 반도체 주변 전력망의 안정성을 좌우하는 MLCC와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등 기판 수요가 비례해 늘어나기 때문이다.

경영진들 역시 부품 슈퍼사이클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문혁수 LG이노텍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CES 현장에서 "LG이노텍의 반도체 기판은 현재 풀가동 상태"라며 "글로벌 수요 역시 당분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도 반도체 기판 시장과 관련해 "올해 하반기부터 가동률이 매우 타이트해질 것"이라며 "4~5년 전 PC 비중이 50% 이상이었던 것에 비해 앞으로는 데이터센터용 FC-BGA가 60~7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 차세대 성장축 '유리기판·휴머노이드 로봇' 정조준
삼성전기 유리 기판. [출처=삼성전기]

양사는 AI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유리기판'과 '로봇'을 차세대 성장축으로 낙점, 관련 투자를 본격 확대하고 있다.

기존 플라스틱 대신 유리를 코어 층으로 사용하는 유리기판은 미세 회로 구현이 뛰어나 향후 고성능 AI 반도체의 필수 부품으로 꼽힌다.

삼성전기는 일본 스미토모화학그룹과 합작법인(JV)을 설립해 상반기 내로 글라스 코어 조기 양산 체제 구축에 나선다. LG이노텍은 구미 공장에 시범 라인을 구축, 글로벌 빅테크와의 시제품 공동 개발을 거쳐 2027~2028년 양산을 추진 중이다.

휴머노이드 로봇 부품 시장 선점 경쟁도 치열하다. 로봇 한 대에는 통상 1만개 이상의 MLCC와 다수의 카메라 모듈이 탑재된다. LG이노텍은 보스턴다이내믹스, 테슬라 등을 고객사로 확보하며 비전 센싱 영역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삼성전기는 노르웨이 알바 인더스트리즈 투자를 기점으로 로봇 구동부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 글로벌 1위 무라타발 MLCC 가격 인상 시사…수익성 '날개' 다나

이러한 가운데 글로벌 1위 MLCC 공급사인 일본 무라타제작소가 AI 서버용 MLCC 가격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국내 업계의 실적 눈높이도 상향 조정되고 있다.

증권가에 의하면 무라타 측은 현재 AI 데이터센터향 고사양 MLCC 주문 규모가 자사 생산능력의 두 배에 달한다며 이번 분기 내에 가격 인상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삼성전기의 수익성을 끌어올릴 강력한 트리거로 작용할 전망이다.

메리츠증권 분석에 따르면 현재 삼성전기 컴포넌트 사업부의 MLCC 라인 가동률은 90~95%에 근접해 있다. 단순히 생산량을 늘려 실적을 개선하기엔 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매출액 대비 재료비 비중이 20%대 초중반으로 낮아, 판가(ASP) 상승 시 영업이익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고정비 중심의 레버리지 구조를 갖추고 있다.

장덕현 사장 역시 CES 2026 현장에서 "AI가 발전하면 하이 퍼포먼스로 가고, 이는 곧 하이볼티지(고전압)를 의미한다"고 강조하며 고전압·고용량 제품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무라타발 가격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삼성전기의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은 물론, 과거 IT 호황기 당시 기록했던 고점 수준(PBR 2.6~2.7배) 이상의 밸류에이션 재평가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이노텍 역시 반도체 기판 풀가동과 고부가 사업 확대를 바탕으로 실적 개선과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동반될 것으로 시장은 내다 보고 있다.

Copyright © EB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