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물밀물] 한반도 안보 위기와 세력 균형

홍동윤 2025. 6. 17.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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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동윤 인천인재평생교육진흥원 비상임 이사

한국을 둘러싼 동아시아의 안보 불안은 서해와 남중국해, 한반도 주변의 지정학적 대치점에서 일어나고 있다. 아시아의 중심을 넘어 세계 패권에 도전하는 중국, 아시아 질서의 재편을 도모하는 미국, 전후 체제를 탈피하려는 일본, 동진 정책을 추진하는 러시아, 3대 세습체제를 유지하고 살아남으려는 북한, 다양하게 뒤얽힌 이해관계 속에서 번영을 지향하는 한국이 한반도 주변에서 상충하고 있다.

현실주의 관점에서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과 전쟁 가능성을 분석해 본다면, 북한은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으리라고 예상할 수 있다. 미국을 비롯해'강력한 주변국'들에 둘러싸여 있는 북한에는 핵무기가 유일한 억지력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지배하려는 욕심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미·중 간 안보 경쟁은 격화될 것이다. 중국은 은밀한 방식으로 한국에 공세적인 개입을 시도할 것이며, 북한이 독립 국가로 장기간 유지되면서 중국과 한미 동맹 사이의 완충 지대가 되는 것을 원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급부상에 대응하여 한국, 일본, 대만, 필리핀, 인도 등의 동맹국과 더불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자신의 패권적 지위를 유지하려고 할 것이다. 그런데 미국이 중국과 안보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한반도는 잠재적 발화점의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이런 군사적 위기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와 동아시아에서 단기간 내 전쟁이 발발하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은 세계 6위의 군사 강국이면서 우월한 재래식 무기와 경제력을 갖추고 있으며, 세계 최강의 군사 대국인 미국이 주도하는 한미 동맹의 대북 억제력이 작동할 것이기 때문이다.

종전 이후 70여 년간 한반도에서 수많은 전쟁 위기가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지금까지 대한민국은 북한의 전면전 도발을 억제했고, 북한의 소규모 군사적 도발에는 절제된 대응으로 확전을 방지했다. 효과적으로 전쟁을 억제하고 안보 위기 속에서도 불안정하나마 평화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과거의 전쟁 억제가 결코 미래의 전쟁을 억제하는 보장책이 될 수는 없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하마스·이란의 전쟁을 볼 때, 남북한의 전쟁 가능성도 열려 있다. 게다가 국제 분쟁에 개입해 돌발적인 행동과 무도한 면을 드러내는 트럼프 리더십의 예측 불가능성을 고려한다면, 미·중 패권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한반도의 안보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다. 하지만 여러 가지 혼란에도 불구하고'한미 동맹'을 주축으로 하는 전쟁 방어 능력을 안보의 핵심축으로 삼아야 한다. 낭만적인 민족주의자와 관념적인 반미주의자들은 한미 동맹을 경시하지만, 북핵의 엄중한 현실은 그렇게 만만한 게 아니다. 북한·중국·러시아와 한국·미국·일본의 팽팽한 세력 균형이 무너지면 한반도 평화는 가혹한 시련에 직면할 것이다.

/홍동윤 인천인재평생교육진흥원 비상임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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