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M&A] 회생 관계인집회 닷새 앞으로…정상화 '시동'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전경. /사진 제공=홈플러스

파산 위기를 넘긴 홈플러스가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을 닷새 앞두고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수혈로 영업을 되살린 데 이어 매출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회생 절차의 마지막 관문을 통과할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는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에 대한 심리·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를 다음 달 2일 오후 3시로 지정했다. 이 자리에서 채권자와 담보권자가 회생계획안에 동의하면 법원 인가 절차를 밟게 된다.

회생계획안이 인가되면 홈플러스는 계획에 따라 채무 변제에 들어가고, 이행이 정상 궤도에 올랐다고 인정되면 법원이 회생절차 종결을 결정한다. 반면 채권자 동의를 얻지 못하면 파산 절차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홈플러스 회생계획안의 최종 인가 시한은 9월4일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달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2000억원 규모 DIP 대출에 연대보증을 서고, 메리츠화재·증권·캐피탈이 긴급 이사회를 열어 DIP 대출을 최종 승인하면서 급반전했다. 확보한 자금은 상품 매입 등 영업 정상화에 우선 투입됐고, 신선식품과 생필품을 중심으로 매대를 다시 채우면서 고객 발길이 돌아오고 있다.

이달 13일 전국 67개 대형마트를 정식 재개장한 뒤 17일까지 닷새 동안 43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 중단 직전 같은 기간 매출 150억원과 비교하면 191% 증가한 수준이다. 재개장 초기 매출이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대주주인 MBK와 최대 채권자 메리츠금융그룹이 자금 지원에 합의하고, 노동조합까지 회생 절차 재개에 뜻을 모으면서 이해관계자 간 공감대가 형성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남은 과제는 채권자 설득이다. 홈플러스는 9300억원 규모의 공익채권에 대해 분할상환안을 제시하고, 협력사와 전·현직 직원 등 채권자들에게 동의를 요청하고 있다. 공익채권은 회생절차 개시 이후 발생한 밀린 급여와 퇴직금, 미지급 납품 대금 등으로 일반 회생채권보다 우선 변제되는 채권이다. 앞서 홈플러스가 제시한 안은 원금 일부를 올해 9월부터 2028년 2월까지 갚고, 나머지를 2029~2030년에 걸쳐 상환하는 내용이다.

홈플러스는 폐점한 37개 점포 가운데 임차 점포를 제외한 자가 점포 19곳을 2028년 2월까지 매각해 1조4192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매각 대금으로 신탁담보 채권을 상환한 뒤 담보권이 해제되면, 남은 자가 점포를 추가 자금 조달을 위한 담보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회생계획안이 인가되면 홈플러스는 계속기업으로서 정상화에 본격 나서는 동시에, 온라인·대형마트 등 잔존사업부 매각과 새 투자자 유치를 통한 인수합병 추진에도 길이 열린다.

물론 넘어야 할 과제는 남아 있다. 재개장 초기 매출에는 할인행사 효과가 반영된 만큼 회복세가 이어질지 지켜봐야 하고, 공익채권자들의 충분한 동의 확보도 관건이다.

다만 파산 문턱까지 갔던 홈플러스가 자금 수혈과 영업 재개, 이해관계자 합의라는 고비를 잇따라 넘어선 만큼, 시장에서는 회생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IB업계 관계자는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이 직접 DIP 2000억원을 대출해 회생에 자금을 댄 만큼, 채권단이 회생계획안에 동의할 가능성이 높다"며 "매출 회복세와 채권자 동의가 뒷받침된다면 회생계획안 인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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