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브리핑]'언더독' 데이비드 김, 그의 싸움은 아직 안 끝났다(종합)
'예상 밖 선전' 평가, 金 "아쉬운 생각 밖에 안 든다"…재도전 여부엔 말 아껴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이 포함된 미 캘리포니아 34지구에서 첫 한국계 연방 하원의원 탄생의 꿈은 언제 실현될 수 있을까.
11·8 중간선거가 끝난 지 11일째인 1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34지구의 당선자는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캘리포니아 34지구에선 현역인 지미 고메즈 민주당 하원의원과 같은 당 소속인 한국계 데이비드 김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이 선거구는 히스패닉 인구 비율이 65%에 달해 라틴계인 고메즈 의원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대체적이었다.
지난 2019년 미 인구통계 기준에 따르면 당초 이 선거구의 히스패닉 인구비율은 59.1%였지만, 이번 중간선거를 앞두고 선거구 조정을 통해 65%로 증가했다. 선거구 조정이 현역인 고메즈 의원에게 유리한 환경을 만들었던 셈이다.
실제 개표 초반에는 김 후보가 고메즈 의원에게 10%포인트(p) 가깝게 뒤처지면서 고메즈 의원이 무난하게 4선 고지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개표가 진행되면서 김 후보의 맹렬한 추격전이 개시됐고, 현재는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승부를 벌이게 됐다.
CNN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54분 기준 개표가 97% 완료된 가운데 고메즈 의원이 51.3%를, 김 후보가 48.7%를 각각 득표해 2.6%p 격차를 보이고 있다.
표수로는 3072표차다. 지난 18일 기준(90% 개표) 3369표차였던 것과 비교하면 300표 가까이 줄은 결과다.
남아 있는 표가 3600여표로 추정되는 것을 감안하면 승부의 추는 이제 고메즈 의원에게 확실히 쏠린 상황이다.
김 후보가 막판 대역전을 이뤄내긴 어려워 보이지만, 현재까지만 해도 상당한 선전을 거뒀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김 후보는 지난 2020년 선거 당시에도 고메즈 의원과 맞붙었었다. 첫 도전이었던 김 후보는 당시 47%를 얻는 데 그쳐 고메즈 의원(53%)에게 패하며 고배를 마셨다. 당시 두 사람간 격차는 1만2238표였다.
2020년 선거가 대통령선거와 함께 치러져 올해 중간선거와 직접 비교하기 어려운 점이 있긴 하지만, 두 후보간 격차만 놓고 보면 김 후보가 지난 선거 때보다 고메즈 의원과의 차이를 상당히 좁힌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한인 2세인 김 후보는 애리조나주 출생으로, 목회 활동을 하는 부모를 따라 워싱턴주와 북부 캘리포니아에서 성장했다.
그는 UC버클리에서 학사학위를 받고 예시바 로스쿨을 졸업한 뒤 LA카운티 검찰청에서 근무했다. 이후 김 후보는 노동과 청소년은 물론 엔터테인먼트 분야 전문 변호사로 활동해 왔다.
선거 과정을 보면 김 후보는 그야말로 '언더독(스포츠에서 우승이나 이길 확률이 적은 팀이나 선수)'이었다.
정치적 경험이나 배경은 물론 자금력에서 현직인 고메즈 의원에게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빈약했다. 미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따르면 지난 10월19일 기준 선거자금 모금액은 고메즈 의원이 163만5871달러였지만, 김 후보는 22만8960달러에 불과했다. .
그러다 보니 김 후보는 자신을 지지하는 친구들과 지역 커뮤니티의 도움으로 선거운동을 진행해 왔다. 선거 전단을 보내는 작업도 자신이 직접 하기도 했다.
이같은 김 후보의 고군분투는 지난 2020년 미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도전한 한인 5명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초선'을 통해 소개된 바 있다.
김 후보는 전날(18일) 자신의 트위터에 개표 상황을 전하면서 "어제(17일)와 오늘(18일) 개표 결과가 우리가 기대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우리는 여전히 남은 개표에 대해 희망적"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정치활동위원회(PAC)의 지원을 받는 현직을 이기는 것은 어렵지만, 지역구의 새로운 리더십을 원하며 이렇게 많은 지지를 보내준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에 김 후보의 지지자들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근소한 격차"라며 김 후보에 대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송원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사무국장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김 후보가 역전하기까진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렇게까지 격차를 좁힌 것만 해도 엄청난 선전"이라며 "이 선거구는 히스패닉이 다수인만큼 훨씬 더 큰 격차가 날 것으로 예상했었다"고 평가했다.
송 국장은 "LA한인타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선거구는 민주당 차원에서 라틴계를 배려하는 지역구로 통해 왔다"면서 "김 후보의 선전으로 앞으로 민주당의 고민도 커질 수 있다. 이번엔 아니더라도 다음번엔 이 선거구에서 한인 출신 하원의원이 나올 수 있는 토대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김 "아쉬운 생각 밖에 안 든다…격차 적지도, 많지도 않아"
연락처를 수소문한 끝에 김 후보와 연락이 닿았다. 김 후보는 일정이 있었던 듯, 뉴스1이 보낸 문자메시지에 미 서부시간으로 오후 5시(동부시간 오후 8시)에 연락을 주겠다고 답을 보내 왔다.
김 후보는 약속한 시간에 정확히 맞춰 전화를 걸어왔다. 김 후보는 '선거 상황'을 묻는 질문에 "격차가 좀 더 빨리 줄어들었으면 하는데 천천히 줄고 있어 좀 부족한 상황"이라며 "지금은 아쉬운 생각밖에 안 든다"고 말했다.
추가 개표 결과 상황을 전해들은 직후의 통화였던 탓인지 김 후보의 목소리에는 아쉬움이 진하게 묻어 나왔다.
'현재 격차에 대한 전망'을 묻자, 김 후보는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겠다면서도 "한발짝 뒤로 물러서서 생각하면 이제 진 것은 진 것이지만, 격차를 보면 적지도, 많지도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번 선거에 나서는 것을 뒤늦게 결정했다. 지난해 12월에 출마를 결정해서 1월부터 선거운동을 시작했다"면서 "저희가 그 전부터 꾸준히 했으면 결과가 달라졌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고 했다.
김 후보는 '정치를 하겠다고 결심하게 된 이유'를 묻자 "제가 이민 소송과 청소년들을 담당하는 변호사를 했다. 제 고객들 대부분은 모두 2~4탕을 뛰어야 먹고 살 수 있는 그런 분들이었다. 우리 선거구는 미국의 435개 선거구 중에서 20번째로 가난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제가 (변호사로서) 고객들 한 분, 또 한 분 이렇게 도와드리고, 그것을 10년, 혹은 50년도 할 수 있지만, 시스템 자체를 바꾸면 (그런 분들을 돕기가) 얼마나 더 쉬워지지 않겠나 생각이 들어서 선거에 나서게 됐다"고 부연했다.
김 후보는 맞상대였던 고메즈 의원을 향해 "만약 다시 당선된다면 선거 결과를 깊이 생각해야 될 것"이라며 "(고메즈 의원은 선거 기간 동안) 우리 지역에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리더십이 필요한지 초점을 두지 않고, 저에 대한 거짓말을 유포하는데만 신경 썼다. 과연 그게 맞는 리더십인지 다시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유권자들은 모두 힘들어하는데, 이분(고메즈 의원)은 유권자들이 자신의 사무실에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면서 "(유권자들이) 너무나 힘든 시기에 리더들이 얼굴을 마주보는 시간을 갖거나 기분을 위로하는 시간을 가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했다.
김 후보에게 조심스럽게 '2년 뒤 선거에도 나설 것인지'를 물었다. 그의 목소리가 잠시 흔들리는 듯 하더니 "아직 거기까진 생각 안하고 싶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은 듯 보였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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