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문 너무 빨리 닫혀 민원 폭주한 지하철 근황

이 영상을 보라. 두달 전 개통한 신림선의 모습인데, 문이 완전히 열린 지 3 초도 지나지 않아 문이 닫힌다는 안내 방송이 나온다. (응?) 개통 초기부터 신림선 도시철도 홈페이지엔 ‘신림선은 사람은 내리지만 태우지 않고 가더라’와 같은 민원이 올라오는가 하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도 “출입문이 사람 타고 내리는 거 상관없이 자동으로 닫히더라”는 후기가 올라오기도 했다. 유튜브 댓글로 “신림선 경전철은 왜 이렇게 정차시간이 짧은 건지 알아봐 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했다.

신림선은 관악산역에서 샛강역을 연결하는 무인 경전철. 총 7.76㎞ 거리를 16분만에 주파할 수 있으며 개통 초기부터 ‘신속함’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왔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정차시간이 짧은 탓에 승객이 타는도중 문이 닫히는 일이 허다해 ‘안전엔 미흡하고 빠르기만 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신림선 관제처에 정차시간이 왜 이렇게 짧은지 물어봤다.

신림천 관제처 관계자
"저희가 개통하기 전에 처음부터 계획하고 하는 당시에 편도기준으로 16분으로 맞춰졌습니다. (정차시간이) 일반역은 20초 환승역은 25초로 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맞추지 않으면 이 일주시분을 맞출 수가 없어요.”

짧은 정차시간은 서울시와 남서울 경전철이 개통 전 열차운행계획에 넣은 내용이다. 교통이 안 좋기로 유명한 관악구 교통 수요를 생각해 운행횟수를 늘리다 보니 정차시간이 짧아졌고 이런 정차시간을 늘리면 운행 횟수가 줄어 혼잡도가 높아지는 문제가 있다고 한다.

현재 신림선은 완전 ‘무인’시스템은 아니고 관제실에서 CCTV를 통해 탑승객을 확인한 뒤 직원이 원격으로 문을 개폐하는 시스템인데 정차시간을 늘리긴 어려운 상황이다. 사람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대의 배차간격은 3분 30초일 정도로 열차 편성이 많기 때문이다.

신림선 관제처는 정차시간이 길어지면 후행 열차가 뒤따라오고 있어 끔찍한(?) 사고가 나지 않기 위해선 문을 닫고 출발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림선 관제처 관계자
“다음 수송 열차도 있고… 다시 열 수는 있는데. 그렇게 되면 또 다른 분들이 또 타시고. 또 타시고… 계속 걸리면 열차 출발을 못 하잖아요. 운행은 되어야 하는데…”

사람들이 정차시간이 짧다고 느끼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우선 첫째, 경전철이다 보니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이 더 적다.

신림선 관제처 관계자
“일단은 저희 신림선은 경전철이에요. 중전철이 아닙니다.” “출입문 폭이 다릅니다. 순환선인 2호선 같은 경우만 봐도 저희 신림선 경전철하고는 크기 규모가 다릅니다.”

같은 ‘무인 경전철’인 우이신설선과 의정부 경전철도 열량 때문에 정차시간이 짧은 건 마찬가지였다.

우이신설 고객센터
“짧다는 거는 마찬가지일 거예요. 열차 안에 들어갈 수 있는 이용객들 수가 있잖아요. (중전철은) 인터벌이 긴 거고, 작은 경전철 같은 경우는 다 비슷하실 겁니다.”

둘째, 신림선은 수요가 많아도 너무 많다.

신림선 관제처 관계자
“탑승객이 너무 많아요. 그러다 보니 정차시분이 상당히 짧게 느껴지실 거에요.”

의정부 경전철 관제처 관계자도 수요와 정차시간의 상관관계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의정부 경전철 관제처 관계자
"신림선과 의정부 경전철하고 승객이 얼마나 타고 내리는지 특성이 많이 다르죠.”

정리하면, 신림선은 규모가 작은데도 불구하고 탑승객 수가 엄청나다는 거다. 출퇴근 시간에 형광색 옷을 입은 안전요원이 사람들을 통제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우리가 자주 이용하는 2호선은 열차가 10량인 데 반해 신림선은 단 3량밖에 안된다.

전철의 가로 폭도 2호선이 3.1m인데 반해 신림선의 차 폭은 2.4m이다. 출입문 넓이도 승객이 한 번에 들어갈 수 있는 수에 영향을 주는데, 신림선의 출입문 폭은 1.05m로, 2호선의 출입문 폭 1.4m보다 약 40cm 가량 좁다. 한마디로 미니 사이즈 전철 신림선에 탑승객도 많이 몰리다 보니 탑승객이 미처 타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

다행히도 요즘에는 환승역의 정차시간을 늘려 일반역의 정차시간과 차이를 두는 방법으로 신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신림선 관제처 관계자
“출입문을 열고 있는 시간 개폐시간을 정차 시분을 좀 조정을 해서. 25초인 경우도 50초로 운영해서 사람들이 많이 탑승하실 때에는 가능한 맞추기 위해서 그렇게 하거든요.” “그런 민원을 저희가 많이 받기도 (해서…)”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처럼 무인전철에 사람이 타는 중에 끼기라도 하면 어떻게 할까?

신림선 관제처 관계자
“무조건 열립니다. 걸리면 열리게 되어 있어요. 3번을 열고 닫고 열고 닫고 하면 그냥 열려서 더 이상 관제사가 개입하지 않으면 문 닫지 않습니다.”

무인 경전철의 ‘대선배’격인 우이신설선과 의정부 경전철에 ‘정차시간을 늘려달라’는 민원이 있는지도 확인해봤는데 공통적으로 돌아온 답변은 ‘이미 안정화되어 있다’는 거였다. 의정부 경전철 관제처 관계자는 무인 시스템에 사람들이 익숙하지 않다는 점도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의정부 경전철 관제처 관계자
“의정부 시민은 개통이 된 지가 10년이 넘었거든요. 2012년에 개통해서… 무인전철 경전철에 타고 내리는 방법에 익숙해져 있어요.” “신림선은 개통한 지 얼마 안 됐잖아요.” “중전철 같은 경우는 (탑승하려는) 사람을 보고 수동으로 문을 닫아주잖아요. 자동은 그런 게 없죠. 말 그대로 오토매틱이니까. 무인전철을 타는데 사람들이 문화에 익숙해져야 해요.”

당신도 취재를 의뢰하고 싶다면 댓글로 의뢰하시라. 지금은 “우리나라 초딩들은 언제부터 피아노학원을 많이 다녔던 건지 알아봐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중이다. 구독하고 알람 설정하면 조만간 취재결과가 올라올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