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에서 ‘360도 회전’하는 고양이, 물리학계 난제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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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어떻게 높은 곳에서 떨어질 때 항상 발로 착지할 수 있을까? 100년 넘게 과학계 난제였던 '고양이 낙하 문제'의 실마리가 '유연한 척추'에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노스캐롤라이나대 물리학자이자 고양이 낙하를 연구해 온 그레그 그부르 교수는 "고양이 낙하 문제를 척추 구조로 연구한 것은 이번 사례가 처음"이라며 "역사적으로 많은 과학자가 고양이 착지의 '단 하나의 정답'을 찾아왔지만, 대자연은 우리 생각만큼 단순한 방식을 택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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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그동안 고양이 신체의 비밀을 풀기 위한 연구를 계속해 왔다. 1894년 프랑스 과학자 에티엔-쥘 마레는 떨어지는 고양이의 모습을 고속 카메라로 촬영했다. 이때 고양이가 ‘공중에서’ 몸을 재빨리 틀어 지면에 착지하는 모습이 처음 포착됐다. 당시 학계는 충격에 빠졌다. 기존 물리학자들은 고양이가 떨어질 때 바닥이나 난간을 재빨리 차서 회전하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고양이 낙하 문제’는 과학계의 미스터리로 남았다.
12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일본 야마구치대 히구라시 야스오 교수팀은 국제 학술지 ‘해부학 기록(The Anatomical Record)’에 고양이의 특수한 척추 구조가 공중 회전을 가능하게 한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 360도 비틀리는 유연한 척추…“사람 목처럼 돌아가”
연구팀은 먼저 기증받은 고양이 사체의 척추를 직접 구부리고 비틀며 각 부위가 견디는 회전각과 강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고양이의 등뼈 중 상부 흉추(등 위쪽 척추)에서 놀라운 특성이 나타났다. 이 부위는 사람의 척추처럼 자유롭게 회전하는데, 무려 360도까지 비틀 수 있었다. 반면 허리 부분의 하부 흉추(허리 아래 척추)는 상체보다 훨씬 뻣뻣하고 무거웠다. 덕분에 착지할 때 몸의 중심을 잡는 지렛대 역할을 했다.
다음으로 연구팀은 고양이 두 마리를 약 1m 높이에서 떨어뜨리는 실험을 했다. 낙하 지점에는 두꺼운 쿠션을 깔아 부상을 막았고, 초고속 카메라로 찰나의 순간을 포착해 화면을 프레임 단위로 분석했다.
포착된 장면은 앞선 분석과 일치했다. 고양이는 추락을 시작하자마자 유연한 상부 흉추를 순식간에 돌려 앞다리를 먼저 지면 방향으로 뻗었다. 시야를 확보해 착지 지점을 정하기 위해서다. 이후 단단한 하부 흉추가 상체의 회전력을 받아 완벽히 회전하며 안전하게 착지했다.
연구 과정에선 흥미로운 사실도 발견됐다. 고양이에게도 인간처럼 주로 사용하는 ‘방향’이 있던 것이다. 고양이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8번 낙하 중 8번을 모두 오른쪽으로, 다른 한 마리는 6번을 오른쪽으로 돌았다.
● 두 가지 가설…’다리 넣고 빼기’에 힘 실려

그동안 물리학계는 이에 대해 두 가지 가설을 제시했다. 하나는 뒷다리를 뻗었다 오므리며 상체와 하체를 순식간에 비틀어 회전한다는 ‘다리 넣고 빼기’ 가설, 다른 하나는 상체와 하체를 동시에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 회전하는 ‘접고 돌리기’ 가설이다. 연구에 참여한 히구라시 박사는 이번 실험이 ‘다리 넣고 빼기’ 가설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히구라시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얻은 해부학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제 고양이의 움직임을 완벽히 구현한 3D 수학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 모델을 완성하면 수십 년간 베일에 싸였던 ‘고양이 낙하 문제’의 비밀이 완전히 풀릴 것으로 보인다.
노스캐롤라이나대 물리학자이자 고양이 낙하를 연구해 온 그레그 그부르 교수는 “고양이 낙하 문제를 척추 구조로 연구한 것은 이번 사례가 처음”이라며 “역사적으로 많은 과학자가 고양이 착지의 ‘단 하나의 정답’을 찾아왔지만, 대자연은 우리 생각만큼 단순한 방식을 택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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