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일제징용 고발 대회’…유족 5명이 ‘한 맺힌 사연’ 알려

김용희 기자 2024. 9. 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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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의 한 많은 사연을 듣는 자리가 마련된다.

한문수(82)씨의 아버지는 구례 군청 직원으로 일하던 중 1942년 11월 강제동원됐다.

박씨는 일제가 제주도로 동원한 광부 명부를 공개하지 않는 현실을 고발할 예정이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한일 양국 정부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강제동원 피해 유족들에게 하소연을 할 기회를 주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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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 한문수씨가 남태평양 섬에서 비행기 활주로 공사를 하다 숨진 아버지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제공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의 한 많은 사연을 듣는 자리가 마련된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28일 오후 2시 광주광역시 동구 광주독립영화관에서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고발대회’를 연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피해자 유족 5명이 피해자의 사연과 가족들의 고통에 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서태석(84)씨는 1941년 일본 해군 군속(군무원)으로 붙들려 갔다가 1943년 5월 남태평양 팔라우 섬에서 사망한 아버지의 사연을 들려준다. 서씨는 아버지와 함께 지냈던 한 동료가 해방 뒤 아버지의 사진과 함께 사망사실을 전달했던 기억이 남아 있다고 한다.

한문수(82)씨의 아버지는 구례 군청 직원으로 일하던 중 1942년 11월 강제동원됐다. 한씨 아버지는 전남·전북에서 동원된 250여명과 함께 남태평양 섬에서 비행장 활주로 건설 현장에 투입됐고 1944년 2월 마셸 제도의 브라운섬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씨 아버지 위패는 전범자들과 함께 일본 도쿄에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돼 있다.

박진주(76)씨는 우키시마호 폭침 사건의 참상을 고발한다. 박씨의 아버지는 우키시마호가 침몰할 때 헤엄을 쳐서 생존했다. 평생 트라우마에서 시달렸던 박씨의 아버지는 1992년 일본 정부를 상대로 교토지방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하며 정신적 고통에 시달렸다고 한다.

전북 고창에 사는 천양기(72)씨는 일본 탄광에 끌려갔다가 행방불명된 큰아버지 사연을 소개한다. 큰어머니는 한국전쟁 때 사망했다. 천씨는 정부 위로금 2천만원을 가족 장학금으로 적립해 입학이나 졸업 때 손주들한테 지급하며 가족과 민족의 아픈 역사를 알려주고 있다.

전남 해남 출신 박철희(67)씨는 제주도 일본군 해안 진지 공사 현장에 투입됐다가 끝내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한 옥매광산 광부들을 재조명한다. 1944년 7월 일제는 제주도 일본군 해안 진지 공사를 위해 해남 옥매광산 광부 255명을 강제동원했다. 1945년 8월 20일 새벽 해방을 맞아 이들은 화물선을 타고 귀향길에 올랐지만 완도군 청산도 앞바다에서 원인 모를 화재로 배가 침몰하며 118명이 숨졌다. 박씨는 일제가 제주도로 동원한 광부 명부를 공개하지 않는 현실을 고발할 예정이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한일 양국 정부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강제동원 피해 유족들에게 하소연을 할 기회를 주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고발대회 웹 자보.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제공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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