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여자 배드민턴 복식의 간판 이소희-백하나 조(세계 4위)가 127년 전통의 '배드민턴 성지' 전영오픈에서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1시간이 넘는 처절한 혈투 끝에 거둔 값진 승리였다.

이소희-백하나 조는 8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 유틸리타 아레나에서 열린 2026 BWF 월드투어 슈퍼 1000 전영오픈 여자복식 준결승에서 말레이시아의 펄리 탄-티나 무랄리타란 조(세계 2위)를 게임 스코어 2-0(21-17 21-18)으로 완파했다.
68분간의 숨 막히는 랠리, ‘몰아치기’로 세계 2위 잠재웠다

여자복식 특유의 끈질긴 수비와 긴 랠리가 이어지며 경기는 단 2세트 만에 1시간 8분을 기록할 만큼 치열했다. 경기 전까지 상대 전적 3승 3패로 팽팽했던 두 조는 매 포인트마다 손에 땀을 쥐는 승부를 펼쳤다.
하지만 승부처에서 빛난 것은 이소희-백하나의 폭발적인 저력이었다. 1게임 9-9 상황에서 이소희-백하나는 무려 7연속 득점을 몰아치며 16-9까지 점수 차를 벌렸고, 결국 기선을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2게임에서도 12-12까지 이어지는 접전 속에서 끈질긴 랠리 끝에 점수를 따내며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왔다.

세계 2위의 벽도 이소희-백하나의 지치지 않는 체력과 환상적인 호흡 앞에서는 무너졌다.
1년 전 탈락의 아픔 씻고 '디펜딩 챔피언'의 명예 회복
지난해 이 대회에서 16강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들였던 이소희-백하나에게 이번 결승행은 더욱 각별하다. 2024년 일본 조를 꺾고 생애 첫 전영오픈 타이틀을 차지했던 두 선수는 2년 만에 다시 한번 시상대 맨 위를 정조준하고 있다.

최근 이들의 기세는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지난해 12월 '왕중왕전'인 월드투어 파이널에서 아시아 최강자들을 연달아 꺾고 2연패를 달성한 이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때 5위 밖으로 밀려났던 세계랭킹도 4위까지 끌어올리며 완벽한 전성기의 귀환을 알렸다.
어려운 시기를 지나 다시 맞이한 전성기, 버밍엄은 다시 한번 이들의 독무대가 될 준비를 마쳤다.
결승 상대는 '중국 만리장성'… 2년 만의 우승 트로피 노린다

이제 우승까지 남은 관문은 단 하나, 중국이다. 이소희-백하나의 결승 상대는 류성수-탄닝 조(세계 1위)와 지아이판-장슈산 조(세계 3위) 간의 대결 승자로 결정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세계 1위 류성수-탄닝 조가 유력한 상황이다.

올해 초 말레이시아 오픈과 인도 오픈에서 류성수-탄닝 조에 패하며 아쉬움을 삼켰던 이소희-백하나에게 이번 결승전은 완벽한 설욕전의 무대이기도 하다. 최근 기세를 이어간다면 2년 만의 전영오픈 트로피 탈환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결승전의 체력 안배 상태를 단정하기 어렵지만, 준결승에서 보여준 집중력은 최절정에 달해 있다.
안세영의 단식과 더불어 여자복식까지, 한국 배드민턴이 전영오픈을 금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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