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가 지역을 바꾼다] 반야월 연근으로 만두피 만든 육일손만두
3대째 경영하는 김진훈 대표, 특산품으로 신제품 개발
국내 최대생산지 반야월 연근으로 끝내 만두피 만들어
"로컬 콘텐츠 생태계 조성 위해 정부, 지자체 관심 필요"
지난 4일 오후 3시쯤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 위치한 육일손만두. 주방에 들어서자 반죽기, 만두 성형기 등의 기계와 고기를 다지기 위한 다양한 도구들이 눈길을 끌었다.
예상보다 규모가 컸고, 기기도 다양했다. 주방 한편에선 김진훈 6일손만두 대표가 구슬땀을 흘리며 만두소를 빚고 있었다. 소를 다 빚은 뒤에는 미역 한 바구니 분량을 채반 위에 얹어 물을 빼는 작업을 진행했다. 만둣집에서 미역을 씻는 '생소한' 광경이었다. 김 대표는 "새로 개발 중인 만두소에 들어갈 울진 고포마을의 특산품인 미역"이라고 귀띔했다.
육일손만두에서는 다양한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만두를 개발해 왔다. 지역 특산품과 접목해 만두를 만들기 시작한 건 2년 전이다. 할머니, 아버지에 이어 3대째 육일손만두를 맡게 된 김 대표는 줄곧 새로운 제품 개발에만 몰두했다. 일반적인 만두와 차별성을 두고 싶었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그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재료를 활용해보기로 하고 먼저 동구 반야월 지역의 특산품인 '연근'을 택했다. 반야월은 국내 연근 최대생산지로 유명하다. 여러 차례 도전 끝에 연근을 넣은 만두피 개발에 성공했다.
출발은 신제품 개발이었지만 점차 지역 생산품을 활용한 제품을 늘려가며 김 대표는 로컬 크리에이터로 변모했다.
김 대표는 "대구경북에는 특산품 뿐만 아니라 소상공인들이 충분히 활용할 만한 원재료가 굉장히 많다"며 "특히 식품의 경우 유통 과정이나 신선도 등을 고려했을 때 굳이 다른 지역의 제품을 이용할 필요가 없다. 로컬 재료로 제품을 바꾸면서 제품에 대한 호응도가 높아져 매출도 일정 부분 늘었다"고 밝혔다.
지역에 더 많은 로컬 크리에터들이 활동하고 로컬 콘텐츠 생태계가 만들어지려면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지역 경제 활성화나 발전에 로컬 브랜드가 기여하는 부분이 크다는 것을 이미 많은 이들이 인지하고 있지만 가격이라던가 홍보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게 사실"이라며 "정부나 지자체에서 로컬 브랜드들이 활동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고, 제품의 품질 보장 등을 해주면 더 많은 소상공인들이 로컬 크리에이터로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글·사진=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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