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오판...“전쟁 수일내 봉기로 이란 정권 붕괴 예상”

도현정 2026. 3. 23.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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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사드, 전쟁 초기 이란 내부 봉기로 정권 붕괴 예상
NYT “네타냐후, 모사드 ‘낙관론’ 보고 트럼프 설득”
전쟁 4주째 봉기 없고 이란 정권 건재
“호르무즈 해협 확보로 전쟁 목표 이동”
지난 20일(현지시간) 슬로베니아 류블랴나에서 이란 전쟁을 규탄하는 시위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실물 크기 인형을 설치, 이들을 비판했다. [AP]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이스라엘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설득해 이란과의 전쟁에 나선 데에는 정보기관 모사드의 오판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모사드는 이란과 전쟁을 벌이면 수일만에 내부에서 현 정부에 반(反)하는 봉기가 일어나 정권이 붕괴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결과적으로는 모사드가 오판했고, 전쟁은 4주가 넘었지만 국면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이 대(對)이란 전쟁을 준비할 때, 모사드의 수장인 다비드 바르니아 국장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찾아가 전쟁이 시작되면 며칠 안에 이란 반대 세력을 결집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바르니아 국장은 이란 국민들의 폭동과 반정부 봉기에 불을 붙여 이란 정권의 붕괴를 이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쟁 초기에 이란 지도부를 제거하고, 정권 교체를 독려하는 작전을 병행하면 이란 시민들이 대규모 봉기를 일으켜 정권을 전복시키고, 전쟁을 신속하게 끝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1월 방미 때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에게도 설명했던 내용이라 전해진다.

NYT는 네타냐후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이 모사드의 낙관적인 전망을 받아들여 공습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고위 당국자들과 이스라엘 내 다른 정보기관에서는 이 같은 전망에 의구심을 제기했으나, 네타냐후 총리는 결국 이 계획을 채택했다.

특히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 봉기와 정권 붕괴 가능성에 대한 모사드의 낙관론을 인용해 전쟁 준비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쟁 직후 여러 언론 보도를 통해서도 전해졌다. 이란의 최고 수뇌부가 한 자리에 모이는 장소와 시각을 이스라엘이 확인했고, 네타냐후 총리가 전화로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 이 때 공습으로 아야톨라 하메네이 전(戰) 최고지도자 등 지도부를 대거 제거했던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시작 후 첫 연설에서 이란인들에게 폭격으로부터 대피하라고 당부하면서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한 것도 내부 봉기로 정권을 전복시키려는 계획에서였다.

그러나 전쟁 발발 4주차에도 아직 이란에서 대규모 봉기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혁명수비대(IRGC)와 그 산하조직인 바시즈 민병대를 중심으로 시위를 강경 진압하는 등 공포 정치를 이어오고 있는터라, 대규모 봉기는 쉽지 않다고 분석하고 있다.

현재 미국과 이스라엘 정보 당국도 이란 정부가 세력은 다소 약해졌으나 여전히 건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오히려 이란 군경에 대한 광범위한 공포 탓에 이란 내 자생적 반란이나 외부 민족 무장 세력의 국경 돌파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고 보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네이트 스완슨 연구원은 NYT에 “많은 이란 시위대가 총에 맞을 것이기 때문에 거리로 나오지 않고 있다”이라며 “그들은 정권을 싫어하지만 정권에 반대하다가 죽고 싶어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NYT는이란 정권은 무너지기는커녕 오히려 세력을 결집해 전쟁을 확대했고, 페르시아만 주변의 군사 기지와 에너지 시설 등을 겨냥해 반격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처럼 이란 체제 전복과 핵개발 차단 등 전쟁 초기에 내세웠던 목표들의 달성이 요원해지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은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확보를 최우선 과제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중동 지역에 미군 추가 병력이 급파되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48시간 내에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재개방하지 않으면 발전소를 ‘초토화’하겠다고 위협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WP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장악력을 무너뜨리면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를 선언하며 전쟁을 끝내고, 글로벌 에너지 위기 확산을 막으면서, 이란으로부터 향후 공격에 대한 강력한 억지력을 박탈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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