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told] '합숙+A매치' 효과는 어디로...카타르, '개최국 전패'의 굴욕이 눈앞에

한유철 기자 2022. 11. 26.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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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한유철]


월드컵 역대 개최국 중 최약체다.


'지구촌 최대 축제' 월드컵이 한창이다. 이번 월드컵은 이전과 다른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역대 최초로 '중동'에서 열리며 카타르의 더운 날씨로 인해 겨울에 열린다. 유럽 리그는 월드컵을 소화하기 위해 전체 일정을 바꿔야만 했고 선수들은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그렇게 시작된 월드컵. 모든 조가 1차전 경기를 끝마쳤고 B조까지 2차전 경기가 완료된 상태다. 아직 잔여 일정이 많이 남았지만, 일찌감치 탈락을 확정한 국가가 있다. 바로 '개최국' 카타르다. 에콰도르와의 개막전에서 0-2로 패한 카타르는 세네갈과의 2차전에서도 1-3 완패를 당했다. 2경기에서 2패. 1,2위인 네덜란드와 에콰도르가 승점 4점을 달성했기 때문에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카타르는 16강 진출 실패가 확정됐다.


역대 두 번째다. 월드컵엔 1930년 1회 월드컵 이후부터 쭉 이어져 온 징크스가 있었다. 바로 개최국은 '무조건' 16강에 진출한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모든 개최국은 홈 이점을 살려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했다. 역대 최약체 개최국으로 평가받던 2002년 한국과 일본 역시 각각 4강과 16강에 진출해 징크스를 이었다. 그렇게 '불멸'의 기록이 된 이 징크스는 2010년 남아공이 탈락하면서 깨졌다. 2014년과 2018년 브라질과 러시아가 다시 토너먼트에 진출하며 징크스를 이었지만, 올해 카타르가 일찌감치 짐을 싸면서 다시 한번 기록은 중단됐다.


카타르는 역대 최초의 희생자는 아니라며 위로할 수도 있지만, 경기력과 결과 자체는 남아공과 비교할 수 없다. 남아공은 2010년 조 3위로 16강 진출에 실패하긴 했지만 3라운드가 끝날 때까지 가능성은 열려 있었고 심지어 1승 1무 1패로 '2위' 멕시코와는 승점 동률이었다. 북미의 강호 멕시코와는 1-1로 비겼고,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를 2-1로 꺾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런 면에서 카타르는 결코 남아공을 위로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


준비하는 과정은 나쁘지 않았다. 카타르는 월드컵 개최가 확정된 이후,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해 대회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선수단 강화에 공을 들였고, 이는 효과를 발휘하기도 했다. 특히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선 사우디 아라비아, 북한, 레바논에 전승을 거뒀고 이라크, 대한민국, 아랍에미리트, 일본을 차례로 누르며 우승을 달성했다. 당시 사비 에르난데스는 카타르의 우승을 예측하며 많은 사람들의 비웃음을 샀지만 실제로 카타르가 우승을 하면서 재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렇게 자신감을 얻은 카타르는 올해 더욱더 대회 준비에 매진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펠릭스 산체스 감독은 6개월 동안 합숙을 했다고 밝혀졌다. 'BBC'는 카타르가 20년 전 한국이 합숙 효과를 발휘하며 준결승까지 진출한 것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었고 이를 모티브로 삼아 준비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조직력을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카타르 선수들의 개인 기량이 다른 국가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에 산체스 감독은 조직력으로 이를 보완하고자 했다. 실제로 카타르는 최종 명단 26인을 모두 자국 리그에서 뽑았다.


A매치도 굉장히 많이 치렀다. 월드컵 예선과 아랍컵, 골드컵을 포함해 카타르는 2021년 한 해에만 '무려' 24경기를 치렀다. 결과도 괜찮았다. 아일랜드, 룩셈부루크,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등 유럽과 북미팀을 상대로 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고 오만, 이라크, 아랍에미리트 등 아시아 팀을 상대로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24경기에서 승률은 무려 50%, 패배는 7번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이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베일에 싸여있던 카타르의 경기력은 기대 이하였다. 선수들의 호흡은 맞지 않았고 개개인의 얼굴엔 긴장이 역력했다. 독특한 기후와 홈 팬들의 이점은 살리지 못했다. 에콰도르와 세네갈의 경기력 역시 '완벽하다'라고 할 수 없는 수준이었지만, 카타르는 그보다 더 최악이었다. 열세인 실력을 메울 만한 투지는 보이지 않았고 전술적인 변화나 분위기를 바꿔줄 만한 '히든 카드'도 존재하지 않았다.


남아공도 하지 못한 '역대 최초'가 될 위기에 처했다. 남아공은 최소한 승점을 따내며 마지막까지 경쟁력을 보였다. 하지만 현재 카타르는 승점 1점을 따내는 것도 '기적'이라고 할 만큼 최악이다. 심지어 3라운드의 상대는 A조 최강국 네덜란드다. 네덜란드도 16강 진출을 확정 짓지 못했기 때문에 힘을 뺄 리는 없다. 에콰도르, 세네갈을 상대로도 형편없는 경기를 한 카타르가 네덜란드를 상대로 이변을 일으킬 가능성은 매우 적다. 카타르가 마지막 경기에서조차 승점 획득에 실패한다면, 역대 최초 '개최국 전패'의 희생양이 된다. 그리고 그럴 가능성은 매우 높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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