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커피 공세에 1세대 프리미엄 흔들…스타벅스 맞불·커피빈 눈물

김나연 기자 2026. 4. 3.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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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프리미엄 브랜드, 저가 커피 공세 속 할인 전략 ‘맞불’
1세대 커피 프랜차이즈 실적 부진…시장 주도권 변화
원두값·환율 상승 따른 가격 압박…커피시장 전략 다변화
ⓒ스타벅스 코리아

[스포츠한국 김나연 기자] 고물가·고환율·원두값 상승이라는 '삼중 압박' 속에서 국내 커피 시장의 경쟁 구도가 재편되고 있다. 저가 커피는 가격 인상에 나섰고, 프리미엄 브랜드는 할인 전략을 강화하면서 '가격 중심 경쟁'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여기에 1세대 커피 프랜차이즈마저 실적 부진에 빠지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저가 커피 브랜드는 가성비를 앞세워 스타벅스와 1세대 커피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형성된 국내 시장에서 빠르게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커피전문점 수는 2020년 8만9892개에서 지난해 10만7055개로 약 19% 증가했다. 이 가운데 메가MGC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 더벤티 등 주요 저가 커피 브랜드 매장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며 시장 확대를 주도했다.

특히 메가MGC커피는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점포 수 4000개를 넘기며 커피 프랜차이즈업계의 신흥 강자로 부상했다. 컴포즈커피 역시 점포 수 3000개를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1월 기준 2000개를 돌파한 스타벅스를 웃도는 규모다.

저가 커피의 공세에 맞서 1세대 프리미엄 브랜드 스타벅스는 가격·혜택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원 모어 커피' 서비스를 통해 음료 구매 후 30분이 지나면 추가 커피를 최대 60%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며, 일부 음료는 2000원대에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에는 에어로카노와 스위트 밀크 커피 등 신메뉴까지 적용 대상을 확대했다.

이 같은 전략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재방문을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해당 쿠폰은 출근·점심 시간대에 발급된 뒤 오후 시간대에 사용되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스타벅스는 오는 26일부터 20대 전용 서비스 '디어 트웬티(Dear 20)'도 시범 운영한다.

해당 서비스는 20대 고객을 대상으로 정기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최초 가입 시 제조 음료 40% 할인 △매주 월요일 제조 음료 20% 할인 △매월 1일 푸드 20% 할인 쿠폰 등이 포함된다. 이를 통해 월 최대 1만5000원 상당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는 20대 고객의 음료 취향과 이용 패턴을 반영한 맞춤형 전략으로, 브랜드 충성도 강화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저가 브랜드의 영역 확장 속에서 경쟁 심화의 직격탄을 피하지 못하며 실적 부진에 직면한 1세대 브랜드도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커피빈코리아는 지난해 51억49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출도 1434억6600만원으로 전년 대비 6.1% 감소하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직영점 중심으로 운영돼 온 커피빈코리아가 성장 정체에 접어들자, 형제회사인 스타럭스는 '박스커피'를 통해 반등을 시도했다. 1500원대 아메리카노를 앞세워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이는 5000원대 안팎의 커피빈 아메리카노 대비 약 3분의 1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저가 전략이 가격 부담을 낮춰 프리미엄 커피 소비층까지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왔지만,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실적 악화가 이어지자 커피빈은 결국 국내 가맹 사업을 완전히 철수했고, 지난해 12월 가맹사업 등록마저 자진 취소했다.

매장 수 역시 감소세다. 2019년 291개였던 매장은 매년 줄어들어 2024년 221개까지 감소했다. 출점을 통해 외형을 확장해온 저가 커피 브랜드들과는 대비되는 흐름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최근 저가 커피 브랜드의 핵심 경쟁력이었던 '가성비' 전략도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바나프레소는 디카페인 및 콜드브루 메뉴 가격을 최대 700원 인상했고, 브루다커피 역시 아메리카노와 라테 가격을 각각 300원씩 올렸다. 지난해에는 컴포즈커피, 메가MGC커피, 빽다방 등이 잇따라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과거 1000원 초반대에 형성됐던 아메리카노 가격이 상당수 매장에서 2000원대로 올라서며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일부 매장에서는 따뜻한 아메리카노 가격이 2000원 수준으로 형성되고, 시즌 음료는 5000원대까지 오르는 등 전반적으로 가격대가 상향 조정되는 흐름이 나타난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원가 상승이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아라비카 커피 원두 국제 가격은 2023년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며 지난해 파운드당 4달러를 넘어섰다. 올해 역시 3달러 초반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달러로 원두를 수입하는 업계 구조상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부담이 더욱 커졌다. 지난해 국내 커피 수입액은 18억6114만달러(약 2조7000억원)로 전년 대비 4억8270만달러 증가했다. 수입량은 21만5792톤으로 전년(21만5838톤)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금액은 크게 늘었다.

업계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에 진입하면서 추가 상승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기존에 확보해둔 물량이 소진되는 시점부터 원가 부담이 더욱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커피에 대한 소비자 인식도 변화하는 추세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저가 커피 브랜드 선택 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가격'이었지만, 불만을 느끼는 원인의 상당 부분은 '커피 맛'과 '품질'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들은 주문·결제 편의성이 상향 평준화된 상황에서 향후 커피 맛과 품질이 핵심 경쟁 요소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커피업계 관계자는 "원두 가격과 환율, 인건비가 동시에 상승하는 상황에서 기존의 저가 전략을 유지하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며 "앞으로는 가격뿐만 아니라 브랜드별 혜택, 맞춤형 마케팅 전략 등이 결합된 복합적인 경쟁 구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포츠한국 김나연 기자 yeonpil@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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