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는 예고편이었다, 진짜 메이저리그가 온다 [이창섭의 MLB와이드]

한겨레 2026. 3. 24.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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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MLB 26일 개막
엘에이(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 이도류인 오타니는 올 시즌 4년 연속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도전한다. AP 연합뉴스

2026 세계야구클래식(WBC)은 전 세계 야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베네수엘라와 미국이 격돌한 결승전은 1078만4000명이 시청했다. 중계를 주관한 폭스스포츠는 “대회 전체 평균 시청자 수가 2023년 대회 대비 156% 증가(129만4000명)했다”고 발표했다.

우리는 이번 대회로 메이저리그에 얼마나 대단한 선수들이 많은지 실감했다. 더 놀라운 점은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정상급 선수들이 모두 참가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메이저리그에는 그보다 훨씬 많은 괴물이 자리 잡고 있다.

‘괴물들의 리그’ 메이저리그가 찾아온다. 오는 26일(한국시각)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뉴욕 양키스의 개막전으로 긴 침묵에서 깨어난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번 시즌 요주의 팀이다. 테네시 대학 감독 출신 토니 바이텔로(47)가 지휘봉을 잡았기 때문이다. 바이텔로는 프로에서 감독은커녕 코치도 맡아본 적이 없다. 샌프란시스코의 파격적인 결정에 반응도 극과 극으로 나뉘었다. ‘성장형 선수’가 많은 샌프란시스코에 적합하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메이저리그를 너무 얕본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특히 2016년 시카고 컵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조 매든 전 감독은 “모욕적(insulting)”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바이텔로 감독의 지도력은 이정후에게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올해 우익수로 이동한 이정후는, 수비 부담을 덜면서 공격에 더 집중한다. 우익수는 대체로 강한 공격력이 요구되는 곳이고, 샌프란시스코도 이정후의 타격 재능이 더 만개하길 바란다. 이정후는 바이텔로 감독이 “이전보다 뛰는 야구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힌 만큼, 주자로서의 역할도 잘해줘야 한다.

토니 바이텔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감독. AP 연합뉴스

사실, 샌프란시스코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는 메이저리그 최강팀, 엘에이(LA) 다저스가 버티고 있다.

다저스는 지난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면서 명실상부 메이저리그 최고의 팀으로 우뚝 섰다. 올해는 ‘3년 연속 우승’으로 또 다른 역사에 도전한다. 월드시리즈 3년 연속 우승은 역사상 양키스(1936~1939, 1949~1953, 1998~2000)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1972~1974)만이 성공한 바 있다.

월드시리즈 우승은 예전보다 더 힘들어졌다. 경쟁 팀들이 늘어났고, 포스트시즌 라운드도 확대됐다. 한동안 연속 우승팀이 나오지 못한 이유다. 다저스도 난관을 대비해 겨울 동안 만반의 준비를 했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혔던 외야수 카일 터커(29)와 마무리 에드윈 디아스(32)를 모두 데리고 왔다. 지난해 다저스는 코너 외야수의 수준과 불펜 뒷문이 약점이었는데, 이 약점을 보완하면서 또 한 번 ‘우승 후보 0순위’로 거듭났다.

김혜성(27)은 일단 마이너리그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의 빠른 발이 다저스에 필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마이너리그에 머무는 시간이 길진 않을 것이다.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달라지는 것은 ‘로봇 심판(이하 ABS)의 등장’이다. KBO리그와 달리 전면 도입이 아니라 ‘부분 도입’이다. 각 팀마다 경기당 두 번씩 요청할 수 있고, 승부에 직접 개입하는 투수와 타자, 포수만이 요청 권한을 가진다.

ABS는 작년 스프링 트레이닝부터 실제 경기에 적용됐다. 그리고 올해는 팀별로 성공률까지 집계 중이다. 공격 팀에서 성공률이 가장 높은 팀은 시카고 컵스(63%), 수비 팀에서 이 부문 1위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75%)다. 다저스는 수비 팀 ABS 성공률 최하위(43%)인데, ABS가 경기에서 전략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올해 메이저리그는 우리에게 더 가까워진다. KBO리그를 지배했던 선수들이 메이저리그를 누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한 송성문(29)을 비롯해 코디 폰세(31·토론토 블루제이스), 라이언 와이스(29·휴스턴 애스트로스), 드류 앤더슨(32·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이 메이저리그로 진출했다. 이 선수들의 활약상도 지켜봐야 한다.

새 단장을 마친 메이저리그가 돌아온다. WBC의 여운이, 메이저리그의 설렘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벌써부터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한다.

이창섭 SPOTV 메이저리그 해설위원 pbbl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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