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3만 명이 3시간을 버텼다" 오스카 7관왕 차지한 그 영화

사진=영화 '오펜하이머'

액션도 추격도 없이 세 시간 동안 사람들이 회의하고 말다툼합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해 아카데미에서 일곱 개 트로피를 가져갔습니다.

한 과학자의 전기

영화 '오펜하이머' 이야기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핵무기 개발 계획을 이끈 물리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생애를 다룹니다. 영화는 그가 연구를 이끌던 시기와, 전쟁이 끝난 뒤 청문회에 불려 나와 과거를 추궁당하는 시기를 교차시킵니다. 과학자가 만든 것이 세상에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그리고 그 책임을 어떻게 감당했는지가 중심 질문입니다. 흑백과 컬러 화면을 번갈아 쓰면서 누구의 시선인지를 구분하는 방식도 이 작품의 특징입니다. 원작은 20년 넘게 자료를 모아 쓰인 평전으로, 영화는 그 구조를 상당 부분 따릅니다.

사진=영화 '오펜하이머'

아카데미 7관왕

이 작품은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포함해 일곱 개 부문을 수상했습니다. 주인공을 연기한 킬리언 머피는 남우주연상을 받았고, 그해 여우주연상은 다른 작품의 배우에게 돌아갔습니다. 전기 영화가 작품상을 받는 사례 자체가 드문 데다, 상업적으로도 성공한 상태에서 최다 수상까지 가져간 점이 함께 거론됐습니다. 오랫동안 아카데미와 인연이 없던 감독이 처음으로 감독상을 받은 해이기도 했습니다.

사진=영화 '오펜하이머'

국내 323만 명

국내에서는 2023년 8월 15일 개봉해 323만 명의 관객을 모았습니다. 세 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에 대사 비중이 매우 높은 영화라 흥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결과는 달랐습니다. 특수관 상영 선호도가 높았고, 대사를 놓친 부분을 다시 보기 위해 두세 번 관람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 감독의 작품들은 국내에서만 누적 36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사진=영화 '오펜하이머'

컴퓨터그래픽을 쓰지 않은 장면

가장 많이 회자된 장면은 최초의 핵실험 대목입니다. 감독은 이 장면을 컴퓨터그래픽 없이 실제 촬영으로 구현했다고 밝혔습니다. 소리를 의도적으로 늦게 등장시켜 빛과 소리의 시차를 체감하게 만든 연출도 함께 언급됐습니다. 음향과 편집, 촬영 부문이 모두 수상 명단에 오른 것도 이런 접근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사진=영화 '오펜하이머'

다시 볼 때 보이는 것

처음 볼 때는 인물이 너무 많아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관람에서는 청문회 장면의 질문들이 앞부분의 어떤 선택과 연결되는지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역사적 사실을 어느 정도 알고 보면 밀도가 크게 달라지는 작품이고, 현재는 여러 OTT에서 볼 수 있습니다.

사진=영화 '오펜하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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