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4 두께 4분의 1"…사천에서 본 보라매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의 양산 라인이 공개됐다. 추석 전후 공군 1호기 인도를 앞두고 막바지 조립이 한창이다.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고정익동. 국제규격 축구장 3.5개를 합친 넓이의 공간에 KF-21 수십 대가 줄지어 서 있다. 지난 10일 이곳을 찾은 취재진에게 생산라인 책임자가 건넨 첫마디는 오차 이야기였다. 1000분의 1인치, 다시 말해 A4 용지 두께의 4분의 1이었다.

"레이저로 맞춘다"…동체자동결합체계

KF-21은 동체가 두 부분으로 나뉜다. 이를 정확히 붙이기 위해 동체자동결합체계(FASS)가 쓰인다. FASS는 레이저로 동체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한 뒤 유압 기둥을 움직여 위치를 미세하게 조정한다. 그 결과 결합 오차를 1000분의 1인치까지 줄였다는 설명이다. 전투기 한 대의 성능은 이 미세한 차이에서 갈린다.

"로봇팔은 없었다"…사람 손으로 짓는 전투기

고정익동 안에는 자동차 공장에서 흔히 보이는 대형 로봇팔이 보이지 않았다. 작업복을 입은 직원 30여 명이 쉴 새 없이 움직일 뿐이었다. 좁은 기체 안에 수많은 배선과 장비를 넣고 부품을 체결하려면 사람이 직접 들어가야 한다. 두 줄로 놓인 '듀얼레일'을 따라 알루미늄 강판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옮겨가며 동체·날개 결합과 전자장비 장착, 점검과 도색을 차례로 거친다.

"2032년까지 120대"…전력화 시간표

KAI는 올해 8대가량을 공군에 인도할 예정이며, 1호기는 추석 전후 넘어간다. 방위사업청은 2028년까지 40대를 인도하고 2032년까지 80대를 추가해 총 120대를 전력화한다는 계획이다. 개발 단계를 지나 양산 단계로 넘어온 국산 전투기가 실제 부대에서 운용되기 시작하는 시점이다.

설계도와 시제기까지가 기술의 영역이었다면, 양산 라인은 관리의 영역이다. A4 용지 4분의 1이라는 수치는 그 관리가 어느 수준까지 왔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첫 인도까지 남은 시간은 이제 몇 주다. (사진 출처=KAI·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