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현실이 되는 순간 '포르쉐 타고 제주 해안도로 씽씽~'


시계를 돌려 1948년. 우리나라는 아팠던 식민지를 끝내고 소달구지를 멍하니 바라보던 시절이다.

이때 대륙을 넘어 독일에서는 본격적인 스포츠카 시대가 열렸다. 바로 포르쉐가 카레이싱을 기반으로 한 납작한 슈퍼카를 만들기 시작한 때다. 무려 75년이 지난 지금 포르쉐는 명품 스포츠카로 통하고, 한국인들은 슈퍼카를 꽤 많이 구매하는 나라로 바뀌었다.

최근 포르쉐는 창립 75주년을 맞아 제주에서 미디어 시승행사를 가졌다. 내 몸에 딱 맞는 옷을 입고 푸른 하늘과 청록의 바다 사이를 달린다.

유럽을 중심으로 한 여러 스포츠카 브랜드가 우후죽순 경쟁해 왔지만 2023년 현재 가장 스포츠카 다운 멋을 뿜는 브랜드는 바로 포르쉐다. 그만큼 75년간 노력했고 대중의 눈높이를 끌어올린 주역이 됐다.

몸 하나가 쏙 들어갈 정도로 타이트한 스포츠 시트에 몸을 맡기면 나와 포르쉐는 하나가 된다. 7000rpm 고회전 영역을 드나들면 엔돌핀이 솟구침을 느낀다.

그것도 청정 제주의 봄이 무대라면 이 보다 행복할 순 없다. 소위 뚜껑을 열고 봄바다 향을 맡으며 질주하는 포르쉐 911과 마칸은 구름 위의 양탄자를 탄 기분과 흡사하다. 시승 차량은 911 카레라 S 카브리올레와 마칸 GTS 2대였다.


먼저 포르쉐 911 카레라 S 카브리올레로 제주 비자림로의 오픈 에어링을 만끽해 본다. 속도를 내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사라졌다. 중속을 유지하면서 주위의 자연을 흡수하는 기분이 최고다.

911 카레라는 최고출력 458마력 6기동 수평대향 엔진이 뿜어내는 강렬함이 장점이지만 속도를 늦춘다고 해서 감성이 뒤쳐지지 않는다.  911 모델에는 새롭게 개발된 8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PDK)와 맞물려 제로백 3.7초, 최고속도는 시속 306km다.

이어 만나는 제주 1100도로를 거슬러 오르는 와인딩 로드는 포르쉐가 기다렸던 코스다.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급격한 S자 코스에서 고속 코너링과 가감속을 반복하는 기분은 어떤 탈 것과도 비교되지 못한다.



"두둥~부릉" 황홀한 배기음과 완벽하게 틀어내는 굽이진 각도에서 진정 운전자와 911이 하나됨을 느낄 수 있다. 바닥에 딱 붙어 달리는 카트와 비슷하면서도 도로가 아닌 하늘을 나는 기분과도 흡사하다.

다이내믹 섀시 컨트롤 기능이 측면 움직임을 최소화해주고, 고속에서는 리어 액슬 스티어링이 완벽한 코너링을 구사해 가속페달을 밟는 발에 힘이 움찔움찔 들어간다.

6기통 수평대향 터보차저의 911 카레라 4S는 38마력이 증대한 최고출력 458마력S)의 잠재력을 보유했다. 새로 개발된 8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PDK)가 마법처럼 부드럽고 빠르게 작동한다.


이어 몸을 맡긴 SUV 모델인 마칸 GTS은 가족을 생각하게 하는 차다. 경제적인 가격에다 3~4인 가족이면 카이엔 못지 않은 공간까지 마련돼 있어 아빠들의 드림카 중 하나다.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새롭게 선보인 '마칸  GTS'는 2.9 리터  V6  바이터보 엔진과 7단 포르쉐 듀얼 클러치 변속기(PDK)를 탑재하고 있으며 최고출력 449 마력을 발휘한다.

하지만 마칸 GTS가 누구나 만만하게 타는 차는 아니다. 제로백 4.3초의 엄청난 스포츠 성능을 구현했으면서도, 새로워진 서스펜션을 통해 극대화된 편안함과 고성능을 겸비한 스포츠 SUV인 셈이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포르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