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직후 "최악" 소리 듣더니.. 10년 지나 '인생 영화'로 재조명된 한국 영화

2016년 개봉 당시 대중에게 지나치게 어둡고 잔혹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혹평을 면치 못했던 영화 <아수라>가 10년이 흐른 지금 한국 범죄 느와르의 진정한 명작으로 재평가받고 있다.

정우성,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 등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했음에도 당시에는 외면받았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날카로운 현실감을 선사하며 관객들을 매료시키고 있는 이 영화의 재조명 이유를 살펴본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가상의 도시 안남시는 재개발 이권을 둘러싼 탐욕의 집결지다.

시민을 위한다는 명목 아래 비리를 일삼는 시장 박성배, 병원비를 위해 권력의 늪에 빠진 형사 한도경, 출세를 위해 폭력을 서슴지 않는 검사 김차인 등 정상적인 인물을 찾기 힘들다.

경찰은 생존을 위해 범죄를 저지르고 검찰은 수사를 무기 삼아 불법을 행하는 지독한 지옥도가 그려진다.

<아수라>가 오랫동안 회자되는 이유는 단순한 조폭 영화를 넘어 거대한 자본의 흐름인 재개발을 중심축에 두었기 때문이다.

정치권과 기업, 조직폭력배의 이해관계가 얽히는 과정에서 정의로운 주인공은 단 한 명도 등장하지 않는다.

오직 권력에 기생하며 서로를 파멸시키는 현실적인 악의 생태계를 가감 없이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인물 간의 관계는 걷잡을 수 없는 파국을 향해 질주한다.

양쪽의 압박 속에서 살아남으려 발버둥 치는 한도경과 권력의 맛에 취해 괴물로 변해버린 후배 문선모 모두 비극적인 운명을 피하지 못한다.

후반부 검찰과 경찰, 조폭이 한데 뒤엉켜 벌이는 아수라장은 배신과 폭력이 난무하는 통제 불능의 소용돌이를 선명하게 각인시킨다.

화려한 캐스팅과 제작진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2016년 9월 개봉 당시 <아수라>의 최종 관객 수는 259만 명에 그쳤다.

대중성과 거리가 먼 매운맛 연출과 타협 없는 전개 탓에 흥행 면에서는 뼈아픈 아쉬움을 남겨야 했다.

관객들의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며 극장가에서는 쓸쓸하게 퇴장할 수밖에 없었던 비운의 작품이었다.

비록 흥행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으나, 배우들의 광기 어린 열연과 타락한 인간 군상을 다룬 강렬한 연출은 시간이 흐를수록 진가를 발휘했다.

개봉 10년을 바라보는 현재 시점에서 <아수라>는 단순한 흥행 수치를 뛰어넘어 한국형 느와르 장르에서 대체 불가능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며 강인한 생명력을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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