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반건설이 서울 광진구 자양5구역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4200억원을 투입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모사채를 매입했으며 시행사 지분을 담보로 추가 대출까지 일으켰다. 서울 핵심 입지로 수익이 보장됐고 자사 브랜드를 알릴 기회인 만큼 유동성 출혈을 감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올해 총 4200억원을 투입해 자양5구역의 브리지론 사모사채를 매입했다. IBK투자증권의 유동화전문회사(SPC)인 브라이트자양제일차가 발행한 2700억원을 3월 매입했고 이후 7월 부국증권의 SPC 자양디에스원이 발행한 1500억원을 사들였다.
호반건설은 자양5구역피에프브이라는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를 세워 자양5구역의 시행사로 활용하고 있다. 2024년 말 기준 지분율 64.45%를 가진 최대주주다. 브리지론의 차주는 PFV이며 대주는 SPC다. 호반건설이 4200억원의 사모사채를 매입하면서 자금이 흘러가는 구조는 호반건설→SPC→PFV 등을 보이게 됐다. 사실상 호반건설이 직접 브리지론을 대여하는 셈이다.
호반건설이 자양5구역에 4200억원의 브리지론을 조달한 시점은 2024년 6월이다. 브리지론은 트랜치A 2700억원, 트랜치B 1500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만기는 2026년 6월이나 여러 대주가 참여했던 트랜치A는 IBK투자증권의 SPC가 자산유동화전자간기사채(ABSTB)를 발행해 조달하는 것으로 리파이낸싱됐다. 트랜치B에서도 셀다운(인수 후 재매각)이 일어났다.
이에 호반건설은 자금조달의 안정성을 더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을 집행한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단기금융상품을 더한 현금성자산은 1조3261억원이다. 유동성의 3분의 1을 단일 사업장에 투입하는 이례적 사례를 보이면서 자금이 안정적으로 조달되도록 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사모사채를 매입한 이유는 이자비용 절감과 안정적인 사업 진행을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사모사채를 인수한 브리지론과는 별도로 PFV 지분을 담보로 600억원의 대출을 일으켰다. IBK투자증권의 SPC 씨오와이에스자양에 출자 주식 64만4500를 담보로 제공해 근질권이 설정된 상태다. 600억원은 2024년 6월 조달돼 1년 연장을 거쳐 내년 6월 만기를 맞는다.
자양5구역에는 4800억원의 브리지론이 조달된 상태로 금리는 모두 7%다. 호반건설은 PF가 일제히 만기를 맞는 내년 2분기 중 본PF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사 브랜드인 '써밋'으로는 서울 핵심지 진입이 어려운 만큼 자양5구역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호반건설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 680-81번지 일대의 자양13존치관리구역에서 아파트 762가구를 개발한다. 일반분양 물량이 648가구로 수익성이 높은 데다 2호선 강변역·구의역 사이의 핵심 입지에 들어서 브랜드를 알릴 좋은 기회다.

자양5구역은 기존에 대우건설과 호반건설이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를 합병해 공동 추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1개의 시행사만 사업에 참여할 수 있지만 대우건설 PFV와 호반건설 PFV 등 2개 시행사가 세워졌기 때문이다.
대우건설 PFV는 토지등소유자 동의 조건을 충족했지만 토지면적 기준에 미달했다. 또 호반건설 PFV는 토지면적 기준은 충족했지만 토지등소유자 동의 조건을 맞추지 못해 힘겨루기보다 합병에 무게가 실렸으나 이해관계가 갈리면서 각각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대우건설은 자양5-1재정비촉진구역을 맡아 999가구를, 호반건설은 자양13존치관리구역에서 762가구를 개발한다.
나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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