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헝가리 오르반 공개 지지 논란…미-러 대 EU구도
【앵커】
미국이 헝가리 총선에 노골적으로 개입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특히 친러시아 성향의 오르반 헝가리 총리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면서, 헝가리 총선이 미국-러시아 대 유럽연합이라는 이례적 정치구도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김준우 월드리포터입니다.
【기자】
오는 12일 총선을 닷새 앞둔 헝가리 부다페스트
오르반 총리가 이끄는 피데스당 총선유세 현장에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밴스 부통령은 연단에 올라 오르반 총리의 재선을 공개적으로 지지했습니다.
[J.D. 밴스 / 미국 부통령 : 빅토르 오르반 총리의 재선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앞서 지난 2월에는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헝가리를 찾아 오르반 총리 지지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미국이 다른 나라 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지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6년째 헝가리를 집권해 온 오르반 총리는 반이민, 반동성애 정책을 추진해 '헝가리의 트럼프'라로 불립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을 다시 위해하게'라는 '마가' 운동의 글로벌 동맹이기도 합니다.
미국이 이런 오르반 총리를 공개 지지하고 나선 것은 이번 총선에서 오르반 총리가 실각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입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오르반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 피데스는 42%. 야당 티서는 47%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야당인 티서당은 친유럽 노선 전환을 내세우며 EU와의 관계 회복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있습니다.
반면 오르반 총리는 서방의 대러 제재와 우크라이나 군사지원 확대에 반대하는 유럽연합 내 대표적 친러 성향 지도자입니다.
최근엔 이스라엘 서안 정착민 제재에도 EU 회원국 중 유일하게 반대했습니다.
이 때문에 유럽연합 내부에선 오르반 총리의 실각을 바라는 분위기입니다.
EU는 르반 총리가 재집권할 경우 헝가리 의결권을 박탈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오르반 정부를 두둔하고 나선 겁니다.
[J.D. 밴스 / 미국 부통령 : (서유럽 지도자들이) 오르반 총리 정책을 따랐더라면 지금의 에너지 위기는 훨씬 덜 심각했을 것입니다.]
이미 러시아는 오르반 총리의 재집권을 위해 유리한 여론전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오는 상황.
결국, 헝가리 총선이 미국-러시아 대 유럽연합이 맞서는 현재의 국제 질서 축소판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월드뉴스 김준우입니다.
<구성 : 김상냥 / 영상편집 : 장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