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감성 표현한 '잠실 파크리오' 리모델링

이번 리모델링 프로젝트의 콘셉트는 부드러움과 곡선이다. 부드러움과 곡선은 자연에 충실한 것이고, 사람의 감성과 가장 일치한다. 원래 자연에는 직선이 존재하지 않으며 직선은 문명의 인위적인 산물이다. 직선에서 오는 명쾌함과 간결함은 문명이 발달한 도시적 감성에 적합하지만 도시는 이미 우리를 피곤하게 하는 요소들로 영혼의 안식처가 되진 못한다. 오스트리아의 건축가 훈데르트바서는 ‘직선은 인류의 몰락을 가져온다(The straight line leads to the downfall of humanity)’라고 했다. 그는 자연 위에 군림하는 칼같이 예리한 직선적 건축이 아닌, 자연과 인간의 공통 본질은 동글동글하다는 인식 아래 공존의 건축을 지향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건축에는 직선이 거의 없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도 반달형 템바보드를 TV 벽면에 부착해 완전한 사각형의 공간에 최소한의 부드러운 감성을 표현했다.

진행 이형우 기자 | 글 자료 노현상(㈜유니브원 대표) | 사진 ㈜유니브원
01_현관
모던함이 묻어나는 현관은 우리나라 30평대 아파트의 전형적인 모델이다. 언제부턴가 신발장의 띄움 시공과 간접조명이 유행하면서 예전에 비해 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으로 탈바꿈했다.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바닥의 테라조 타일과 벽체에 밝고 화사한 색상과 물성을 적용해 들어서는 이의 마음마저 부드럽게 했다.
02_거실
거실 디자인은 미니멀하면서도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공간은 자연스럽고 따뜻한 색조의 크림 베이지 템바보드 패널로 시각적 안정감을 제공했고, 공간 손실의 무리수를 두더라도 벽면 한쪽 끝을 라운딩 처리해 집주인의 부드러운 감성을 표현했다. 이런 입체적인 디자인 기법들은 공간에 깊이감을 주기도 한다. 특히, 발코니로 나가는 출입문을 템바보드와 일체화해 TV 벽면이 이질감 없이 평평하게 드러나는 트릭으로 40평대 이상의 시각적 확장성을 가져왔다.
Before
03_주방
이곳 주택은 공간에 대한 미스테리가 있다. 거실과 주방이 신기할 정도로 구성이 좋다. 이 두 곳을 결합하면 실제로 40평형대 구성이 나온다. 냉장고와 같은 평면에 수납장처럼 보이는 문을 열면 전형적인 팬트리 공간을 볼 수 있다. 거기엔 세탁기와 건조기, 잡다한 살림살이를 두었다. 32평대에서 충분한 수납은 물론 누구나 선호하는 대면형 주방 구성과 완전한 팬트리가 구성된 이런 레이아웃이 나올 수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물론 약간의 트릭이 있긴 하다.
Before
04_침실
침실은 수면실과 드레스룸을 분리하고, 슬라이드 도어를 사용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아직은 아기와 함께 생활해야 하기에 알콩달콩한 분위기가 나도록 연출했다. 귀여운 아기와 지내는 모습이 연상돼 절로 미소 짓게 한다. 이곳 또한 수납의 끝판왕이다.
05_화장실
역시나 간결하며 전체적인 색조와 맥락을 같이한다. 섬세한 졸리컷 시공으로 간결함을 극대화했고 물이 빠지는 트랜치도 최고급 아이템이다. 공용 화장실은 아기가 있어 필요한 욕조 그리고 여느 고급 호텔처럼 벽에 매립된 수전과 휴지걸이 등이 특징이다. 안방에 딸린 화장실은 같은 흐름이지만 분위기는 반전이며 시크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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