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수뇌부 병풍 세우고 ‘센터’ 차지한 김정은 딸…“북한 주민 반감 살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지난 7일 건군절 75주년 기념연회에서 가운데 자리를 차지한 것이 북한 주민들의 반감을 살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외교전문기자 겸 히로시마대 객원교수는 8일(현지 시각)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주애가 부모 사이에 앉은 모습을 놓고 “북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있을 수 없는 사진”이라고 했다. 그는 “김정은이 네 번째 후계도 세습한다는 것을 암시하고, 로열 패밀리를 공론화시켜 ‘문제가 있어도 책임을 지지 않고 문책시키지 못하는 존재’라는 것을 강조하려는 노림수가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요시히로 기자는 “‘로열 패밀리’ 행보를 북한 주민들이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한 탈북자와의 통화 내용을 바탕으로 “북한 주민들은 경제적으로 고생하고 있는데, (기념연회) 사진들을 보면 김씨 일가를 지지하려는 생각은 안 할 것”이라고 했다.
김주애를 지칭하는 표현이 바뀐 점도 주목했다. 요시히로 기자는 “김주애에 대한 표현이 지난해 11월에는 ‘사랑하는’, ‘존귀한’ 이었지만, 이번에는 ‘존경하는’으로 점점 표현이 강해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사랑하는 자제분’과 ‘존귀한 자제분’을 영어로 번역하면 ‘비러브드 도터(be-loved daughter)’여서 별 차이가 없지만, ‘존경하는’은 ‘존경하는 시진핑 주석’, ‘존경하는 김정은 동지’처럼 최고지도자에게 쓴다”며 “이런 표현을 딸에게 쓴다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8일 건군절 기념연회 사진 여러 장을 공개하며 “결에도 그립고 뵙고 싶던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존경하는 자제분과 함께 숙소에 도착하셨다”고 했다. 사진에는 김정은과 리설주 사이 중앙에 김주애가 앉아 있고 북한군 수뇌부가 그 뒤에 서 있는 모습이 담겼다. 김정은과 김주애가 레드카펫 한가운데를 걸어가며 대화를 나누고, 리설주가 두세 걸음 떨어진 가장자리에서 이를 바라보고 있는 장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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