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연속 도둑맞은 홈런, ‘통한의 펜웨이파크’···이정후, 4타수 무안타 침묵, ‘타율 0.250’
이쯤 되면 지긋지긋해질만 하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3일 연속 구장 탓에 홈런을 놓쳤다.
이정후는 3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 원정 경기에 1번·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시즌 타율은 0.250(116타수29안타)까지 내려갔다.
무안타에 그쳤지만, 이정후에게는 3일 연속 홈런이 될 수 있는 타구가 잡히는 불운을 맛봤다.
이정후는 1회 첫 타석에서 보스턴 선발 조시 윈코스키의 초구 96.4마일(약 155.1㎞) 패스트볼을 받아쳐 중견수 쪽으로 향하는 큰 타구를 날렸다. 하지만 담장을 넘어가지 못하고 보스턴 중견수 재런 듀란의 글러브에 잡혔다.
타구 속도 103마일(약 165.8㎞), 비거리 400피트(약 122m)가 기록된 이 타구는 기대 타율(xBA)이 0.800이나 되는 좋은 타구였다. 베이스볼서번트가 제공하는 스탯캐스트 자료에 따르면, 이 타구는 메이저리그 30개 구장 가운데 샌프란시스코의 홈인 오라클 파크를 포함, 10개 구장에서 홈런이 될 수 있는 타구였다.
이정후는 지난 1일에는 우익수 쪽으로 향하는 비거리 377피트(약 114.9m) 짜리 타구를 날렸으나 우익수에게 잡혔다. 30개 구장 가운데 26곳에서 홈런이 됐을 타구였다. 이어 2일에는 비거리 360피트(약 109.7m)짜리 타구가 다시 우익수 방면으로 향했으나 이번에도 담장 앞에서 잡혔다. 이 타구도 14개 구장에서 홈런이 됐을 큰 타구였다.
첫 타석에서 힘이 빠졌는지, 이후 세 타석에서도 이정후는 모두 플라이로 물러났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발사각 38도, 타구 속도 96.9마일(약 156㎞) 타구가 중견수 정면으로 향했고, 6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좌익수 플라이에 그쳤다. 이어 7회 마지막 타석에서도 잘맞은 타구를 때렸으나 좌익수 정면으로 날아갔다.
한편 이정후는 수비에서는 아쉬운 장면과 명장면을 동시에 연출했다. 4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보스턴의 세단 라파엘라가 평범한 중견수 플라이를 날렸다. 하지만 강렬한 햇빛 탓에 이정후가 타구 위치를 놓쳤고, 결국 2루타가 됐다. 햇빛을 차단하기 위해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손으로 태양을 가렸음에도 아쉬운 수비였다. 하지만 이정후는 2사 후 듀란의 날카로운 타구를 멋진 다이빙캐치로 잡아내 자신의 실수로 내보낸 주자를 2루에 묶어놨다.
한편 샌프란시스코는 1-1로 팽팽히 맞선 7회 패트릭 베일리와 맷 채프먼, 타이로 에스트라다의 3연속 안타로 결승점을 뽑은 뒤 닉 아메드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추가, 3-1로 이겼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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