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인오디오의 진가, 이보크를 통해 울려 퍼지다

Dynaudio Evoke 20

개인적으로 좋은 스피커 회사의 기준이라면, 자사가 직접 유닛을 제조할 수 있는 능력에서 갈린다고 생각한다. 외부 제조사의 유닛을 쓰면 최적화에도 한 단계 더 과정이 추가되고, 실제 제작사가 원하는 사운드를 아무래도 정확하게 실현시키기 어렵다는 것이다. 물론 유닛 제조 자체가 제조사 입장에서는 부담 가는 투자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사운드 퀄러티나 튜닝 자체를 브랜드 기준에 맞게 가장 완성도 높일 수 있는 모범 답안이다. 이번에 소개할 브랜드 역시 스피커뿐만 아니라 유닛 제조사로서도 명성 높은 곳이다. 일단 오디오에 대해 조금이라도 안다면, 에소타 유닛하면 일단 비싼 트위터라는 생각이 대번에 들 만큼, 그 영향력도 큰 회사이기도 하다. 참고로 프로 오디오는 물론 카오디오 쪽에서도 크게 활약하고 있는 곳이다. 바로 덴마크의 대표 하이파이 스피커 브랜드인 다인오디오(Dynaudio)에 대한 이야기이다.

다인오디오는 가격대별로 다양하게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다. 최정점의 상징적인 제품으로는 에비던스 마스터와 컨시퀀스가 있고, 오랜 하이엔드 스테디셀러 라인업으로 컨피던스와 컨투어 i 시리즈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금은 절판된 오디언스 및 익사이트 시리즈를 대체하여, 이보크(Evoke) 및 이미트 시리즈가 중급기 및 엔트리 실력을 뽐내고 있는데, 역시 다인오디오의 첫 시작기로서 많이들 접근하고 있는 라인업이다. 그리고 다인오디오 하면 무선 액티브 라인업도 빼놓을 수 없는데, 한층 더 하이엔드 쪽으로 다가간 뉴 포커스 시리즈가 새롭게 주목 받고 있다.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이보크 시리즈의 주력 북셀프 스피커, 바로 이보크 20이다.

이보크 시리즈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전 시대 포커스와 익사이트 시리즈의 중간쯤에 위치한 중급기 포지션으로 다인오디오에서 야심 차게 선보인 새로운 세대의 라인업이다. 이런 의욕에 더 믿음을 주는 사실은 바로 뉴 컨피던스 시리즈의 엔지니어 팀이 이보크 시리즈를 완성했다는 것. 특히 다인오디오 최고의 측정 장비, 주피터 룸에서 최적화된 측정값을 얻어냈다는 것인데, 특수 크레인과 31개의 마이크로폰이 장착되어 사운드적으로 가장 정확한 수치가 대입되는 그야말로 다른 제조사들은 쉽게 접근하기조차도 힘든 다인오디오의 새로운 아이덴티티이다. 실제 사진으로 보면 더 압도적인데, 공중에 스피커를 띄워 음의 분산 특성, 시청 각도, 주파수 응답, 크로스오버 지점에서의 영향, 그리고 회절 현상 등을 불과 30여 분 만에 뽑아낸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주피터 도입 이후 다인오디오의 사운드 성향도 더욱 현대 하이엔드에 다가간 사운드로 변화하는데, 이전 시대의 묘하게 고음에 착색을 주던 그 느낌과 180도 달라졌다고 이해하면 된다. 이보크 시리즈는 현재 북셀프 모델 10, 20과 플로어 스탠더 모델 30, 50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20이 북셀프의 상위 모델로서 이보크의 성향을 가장 잘 전달해주는 제품이다.

이보크 20의 디자인은 한눈에도 이미트 시리즈와는 제법 차이 나는 고급기의 모습이다. 나뭇결이 살아 있는 디자인부터, 묵직한 무게까지 우리가 생각하는 가격 좀 나가는 하이파이 스피커의 모습을 잘 담아내고 있다. 특히 나사 하나 보이지 않는 디자인부터, 음의 회절 현상을 줄이는 모서리 마감까지, 다인오디오 특유의 색깔을 잘 담아낸 모습이다. 유닛 구성은 일반적인 2웨이 2스피커 구성이며, 후면에는 덕트를 두어 베이스 리플렉스 스타일로 완성되었다. 트위터 쪽을 보면, 역시 이보크 시리즈의 아이덴티티라 할 수 있는 세로타가 적용되어 있다. 상위 모델 컨피던스의 에소타 3와 스페셜 40의 에소타 40에서 파생된 트위터로, 상위 모델의 핵심 유전자를 멋지게 현실화시킨 유닛이다. 크기는 2.8cm로 일반적인 1인치보다는 약간 더 큰 사양인데, 스트론튬 카보네이트 페라이트+ 세라믹 자석이 적용되어 능률이 한층 좋아진 것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새로운 세대 다인오디오의 특징 중 하나인 헥시스 돔도 적용되어 있는데, 트위터 돔 속에 딤플 모양이 담긴 작은 기구 하나가 더 추가된 구성으로, 명료하고 깔끔한 고음이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저음은 한층 더 개선된 에소텍+ MSP 콘이 적용되어 있는데, 18cm 사양으로 다이내믹 특성이 아주 좋은 유닛이다. 실제 주파수 응답은 40Hz-23kHz인데, 톨보이 모델 이보크 30과 비교해도 될 만큼 스펙 자체가 아주 훌륭하다. 감도는 86dB로 세팅되어 있는데, 다인오디오 제품들이 기본적으로 앰프 성능과 출력이 좋을수록 더욱 큰 잠재력을 보여준다는 것을 참고하기 바란다.

사운드에 대한 이야기. 이제 확실히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세대의 다인오디오를 확인하기에 가장 알맞은 제품으로, 한층 더 하이엔드에 다가가 있는 그레이드 높은 무대를 확인할 수 있다. 중·저음의 텐션이나 다이내믹 자체가 벌써 컨투어 i 시리즈에 한참 더 다가가 있고, 세로타 유닛 특유의 정확함이나 세련됨은 확실히 고급기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스펙 자체가 톨보이 이보크 30에 다가가 있는 만큼, 실제 무대 크기도 굉장히 체급이 높은데, 북셀프로 이 정도 다이내믹을 느낄 수 있다는 것도 굉장히 이채롭다. 이전 세대보다 한층 더 투명해진 음은 굉장히 정확한 사운드로 들리고, 빠르고 날렵한 저음의 텐션도 확실히 급수 자체가 높다. 개인적으로 다인오디오의 중급기는 언제나 후회하지 않는 성능을 보여주었는데, 이보크 역시 기대 이상의 사운드를 실현시켜 주었다. 글 | 김문부

수입원 태인기기 (02)971-8241
가격 41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