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 탄 해리스, 최대한 언론 노출 안하기? "유권자 불신 커질 수 있어"

이재호 기자 2024. 9. 23.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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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뉴스 등 까다로운 언론 상대 안하는 해리스…기자회견과 인터뷰 빈번한 트럼프와 대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TV 토론 이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는 가운데, 공식 기자회견을 한 번도 하지 않은 채 언론 노출을 제한하는 현재의 전략을 계속 유지할 경우 이후 국면에서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방송 폭스뉴스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당 공식 후보가 됐는데도 공식적인 기자회견을 열지 않고 있다"며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 방송 CNN, 전미 흑인기자 협회 등과 인터뷰를 가졌으나 "이는 그동안 (후보들이 했던) 전통적인 기자회견과 거리가 멀다"고 보도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19일 유명한 방송 진행자인 오프라 윈프리와 인터뷰를 가졌는데, 윈프리는 이미 8월 해리스 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방송은 해리스 부통령과는 달리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8월 초 해리스의 고향인 캘리포니아주에서 세 번째 기자회견을 열였다면서 "이민, 범죄, 인플레이션 등 여러 주제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과 러닝메이트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실제 공식 기자회견을 아직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 지난 19일 미국 매체 <악시오스>가 분석한 통계에 따르면 현 시점으로부터 지난 60여 일 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이 3회, 트럼프의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 JD 밴스 상원의원이 12번의 기자회견을 가졌으나 해리스-월즈의 기자회견은 없었다.

인터뷰 횟수 자체도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미 전역에 방영되는 TV 인터뷰의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이 2회, 밴스 상원의원이 24회인 반면 해리스 부통령과 월즈 주지사는 CNN과 했던 동반 인터뷰 단 1회였다.

미 전역에서 출간되는 매체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1회, 밴스 상원의원이 8회 인터뷰를 한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1회 인터뷰를 가졌고 월즈 주지사는 한 번도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

지역 TV 방송국과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7회, 밴스 상원의원이 15회인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1회, 월즈 주지사는 3회에 그쳤다.

매체는 "월즈 주지사의 경우 러닝메이트로 확정되기 전에 본인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전국적인 매체에 많이 나갔다"며 러닝메이트 확정 이후인 9월 초 지역 신문인 <미네소타 스타 트리뷴>이 "두 번이나 질문을 했는데 월즈가 이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면서 언론에 대한 태도가 바뀌었다고 전했다.

▲ 22일(현지시각)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뉴욕에서 열린 선거운동 기금 모금 행사에 참석한 뒤 워싱턴 D.C.로 가기 위해 전용기에 오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렇듯 해리스-월즈 후보가 언론과 접촉에 소극적인 이유를 두고 매체는 "해리스 팀은 선거일까지 많이 있을 힘든 인터뷰를 피하고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언론에 노출하지 않는 것이 전략이라고 진단했다.

매체는 "이러한 전략은 심지어 많은 유권자들이 해리스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다는 응답이 있는 가운데에서 나온 것"이라며 "해리스 캠프는 비록 기자들의 불만이 높아지더라도 언론과 인터뷰를 제한하는 것이 적절한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트럼프와 밴스가 많은 인터뷰를 하지만 그것이 부정적으로 주목을 받게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매체는 "해리스가 부통령 재임 시절 인터뷰 중에 주요 정책에 대해 뒤집거나 불분명한 발언을 한 적이 있다"며 "해리스 캠프는 이러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바이든(대통령)도 (2020년 후보 시절) 인터뷰를 제한하긴 했다. 그런데 2020년은 코로나 19로 인한 팬데믹 기간이었다"며 "그래도 같은 기간으로 보면 해리스보다 더 많이 인터뷰 기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 캠프의 이러한 전략을 두고 미 정치학자인 플로리다 주립대학교 로나 애킨슨 교수는 유권자들 사이에 해리스에 대한 불신이 커질 위험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22일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이는 좋지 않은 전략이다. 많은 의심들을 그대로 냅두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유권자들이 "왜 자신에 대해 말하려고 하지 않나? 그 일을 할 능력이 없는 것인가? 왜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거나 이야기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가지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람들은 그들의 지도자로부터 무엇인가를 듣고 싶어 한다"며 "연애를 시작한 이후에 파트너가 자신의 질문에 답하는 것 또는 대화를 거부한다면 감정이 바뀌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W. 조셉 캠벨 아메리카유니버시티의 명예교수 역시 "언론을 피하는 것이 반드시 승리하는 전략은 아니다"라며 "그들은 더 많은 인터뷰, 기자회견을 해야 한다. 이는 대선 선거 운동의 일부인데, 이를 피하는 것은 (유권자들에게) 의문을 불러 일으킨다"고 말했다.

캠벨 교수는 해리스 부통령이 폭스뉴스 등과 같이 본인에게 비우호적인 매체와 인터뷰를 하지 않는 부분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조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는 거의 모든 사람을 만나는 것 같다. (2016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고 당선된 이후 수 년 동안 기자들과 자주 만났다"며 "그는 이번 선거 운동에서도 (언론들이) 꽤 접근하기 쉬웠다. 이는 상대적으로 해리스 선거운동을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게 하는 것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매체 역시 해리스 부통령이 오프라 윈프리와 인터뷰한 것에 대해 "전형적이지 않은 미디어에 출연하고 있다"며 "윈프리는 해리스를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발표했는데, 실제 해리스가 직면한 질문은 거의 어렵지 않았다"고 말해 본인을 힘들게 하지 않는 상황에서만 인터뷰를 하려 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해리스 캠프의 전략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오바마 정부 당시 자문위원을 지냈던 반 존스는 "(해리스가) 좀 더 많이 (언론과 접촉)해야 한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카멀라를 더 많이 볼수록 더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보다 많은 대외 노출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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