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리콜 36만 대…‘완전’하지 않은 완전 자율주행 I 빅테크 이야기 [넘버스]
1.세계 전기차 넘버원으로 꼽히는 테슬라가 36만 대 넘는 차량을 리콜하기로 했습니다. 감독당국으로부터 자율주행 소프트웨어가 충돌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는데요. 테슬라는 ‘리콜’이란 단어에 발끈했지만, 테슬라 고객과 투자자 불안감은 커졌습니다.
2.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이 테슬라 전기차 총 36만 2758대의 리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이 차들에 탑재된 ‘완전 자율주행 베타(FSD, Full Self-Driving Beta)’라 불리는 주행 보조 소프트웨어의 결함 때문인데요. 이 소프트웨어를 탑재했거나 설치할 예정인 전기차로, 2017~2023년형 모델 3, 2016~2023년형 모델 S와 X, 그리고 2020~2023년형 모델 Y가 해당됩니다.
3. 도로교통안전국에 따르면 완전 자율주행 베타 시스템은 회전 차선에서 직진을 한다거나 신호등에 노란불이 켜졌는데도 주의하지 않고 달리는 등 교차로에서 위험한 주행을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도로 위 속도 제한 변화에 잘못 반응하는 등 결과적으로 교통사고 위험을 키운다고도 했습니다.
4. 테슬라는 문제가 된 완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온라인 업데이트하기로 했습니다.
5. 하지만 ‘리콜’이란 당국의 의사결정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발했지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트위터를 통해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리콜’이란 단어를 붙인 건 시대착오적이며 잘못”이라고 주장했습니다.
6. 완전 자율주행 베타 소프트웨어는 1만 5000달러 또는 월 199달러에 제공되는 유료 기능입니다. 최근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머스크가 밝힌 바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에서 40만 명의 테슬라 고객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이 기능으로 3억 2400만 달러, 우리 돈 4100억 원을 벌었습니다.
7. 도로교통안전국과 테슬라에 따르면 이 기술은 미국 자동차기술학회(Society of Automotive Engineers, SAE) 기준 2단계, 그러니까 방향이나 감속과 가속 등을 지원하기는 하지만 운행 중 여전히 운전자의 높은 주의가 요구되는 수준입니다. ‘완전 자율주행’이라는 화려한 이름과는 사뭇 다르지요.
📌2단계면 자율주행에 해당하는 수준일까?
미국 자동차기술학회는 자율주행 단계를 0~5단계 등 총 6단계로 구분하고 있는데요. 2단계는 특정 조건에서 시스템이 차량을 보조 주행하는 ‘부분 자동화’ 단계에 해당합니다. 주행 상황에서 운전자가 주행에 관여하지 않는 건 3단계(레벨3)부터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독일 당국의 승인을 받아 올해부터 미국에서 레벨3 주행 시스템 ‘드라이브 파일럿’을 제공하고, BMW도 7시리즈에 최초로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해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자율주행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습니다. 국내에서는 현대차가 레벨3 기술인 ‘하이웨이 드라이빙 파일럿’(Highway Driving Pilot·HDP)을 적용한 제네시스 G90을 올 하반기에 출시할 전망입니다.
8. 미국 정치권에서는 이번 리콜을 두고 “테슬라가 자동차 성능을 과장하지 말아야 한다”며 비판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또 테슬라 차량의 연이은 교통사고 이후 경각심이 높아지자, 도로교통안전국은 운전자 보조 시스템인 오토파일럿이 원인이라 보고 면밀히 조사하고 있습니다.
9. 이번 리콜 소식이 전해진 직후 뉴욕 증권시장에서 테슬라 주가는 5.69% 하락하며 투자자 불안을 즉각 반영했습니다.
10. 아직 완전하지 않은 테슬라의 완전 자율주행 기능, 고객과 투자자의 불안을 잠재우기에는 완전 부족해보입니다.
📌완전 자율주행의 향후 전망은?
많은 자동차 및 IT 회사들이 완전자율주행 개발과 상용화를 위해 치열한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만큼 소비자들의 관심도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의 2021년 설문조사를 보면, 2035년까지 자율주행 시장이 3000억달러에서 4000억달러의 매출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크인베스트먼트가 최근 발표한 ‘빅 아이디어스 2023’에서도 향후 가장 많은 기술융합이 일어날 영역으로 ‘자율형 모빌리티’를 꼽기도 했습니다.다만 전반적인 주행 환경을 잘 인식하거나 정확한 지도를 제작하는 등의 기술 개발 문제는 과제로 남아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