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지하벙커 뚫는 괴물...현무-5, 첫 공개서 ‘게걸음쇼’ 펼쳤다

양지호 기자 2024. 10. 1.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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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의날 기념식서 ‘한국형 3축 체계’ 핵심 모습 드러내... L-SAM· 다족보행로봇 등도 등장

1일 서울공항에서 열린 제76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는 ‘괴물 미사일’ 현무-5를 비롯해 유사시 북한을 상대로한 대량응징보복체계 무기가 다수 등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현무-5' 앞을 지나고 있다./연합뉴스

이날 처음 공개된 현무-5는 재래식 무기지만 전술핵에 버금가는 파괴력을 갖추고 있어 ‘괴물 미사일’로 불린다. 기념식에서는 9축 18륜 이동식 발사차량(TEL) 위 원통형 발사관(캐니스터)이 얹어진 형태의 현무-5 발사차량 2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해당 차량은 운전석이 전면을 바라본 채로 타이어만을 돌려 대각선으로 이동하는 측면기동능력을 선보였다. 9축 18륜 바퀴 전부를 오른쪽 같은 각도로 돌려서 ‘게걸음 쇼’를 하는 모습을 과시한 것이다. 이날 행사에서 군은 “현무는 북한 전 지역에 대해 초정밀 초고위력 타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무-5 미사일은 원통형 발사관 안에 들어있었다고 전해졌다. 발사차량 길이는 20m 미만으로 추정된다. 발사차량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발사 후 공중에서 점화되는 ‘콜드론치’ 방식이 적용됐다.

현무는 우리 군이 개발한 탄도미사일 명칭이다. 현무-1은 모두 퇴역했고, 현무-2 시리즈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현무-3 시리즈는 순항미사일이다. 현무-4 시리즈는 현무-2를 개량한 탄도미사일로 지대지·함대지·잠수함발사 등으로 각각 개발됐다.

지난해 국군의 날 기념행사 때 처음 공개된 현무-4는 탄두 중량이 2t이었다. 이번에 첫선을 보이는 현무-5는 8t에 달한다. 탄두 중량 8t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에 따르면 현무-5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이지만 탄두 중량을 줄이면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사거리 3000∼5500㎞)급 이상 성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탄도미사일의 통상적인 탄두 중량인 1t을 기준으로 하면 현무-5의 사거리는 5000㎞ 이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탄두 중량과 사거리는 반비례한다.

현무-5는 북한 지휘부가 은신한 지하 벙커를 파괴하는 미사일로, 북 핵·대량살상무기를 억제하는 ‘한국형 3축 체계’ 중 하나인 대량응징보복(KMPR) 수단이다. 3축 체계는 미사일 발사 징후를 사전에 포착해 발사 전에 제거하는 킬체인,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대량응징보복을 더한 개념이다. 이날 군이 현무-5를 공개한 것은 대남 쓰레기 풍선 살포와 탄도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복합 도발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5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제76주년 국군의 날 미디어데이 리허설에서 3축체계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 L-SAM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행사에는 현무-5 외에도 우리 군이 보유한 3축 체계 핵심 전력이 등장했다. KMPR의 한 축인 ‘타우러스’ 미사일이 모습을 드러냈다. F-15K 전투기에 탑재하면 대전 상공에서 북한 평양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작년 국군의 날에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 장거리 지대공유도미사일(L-SAM)이 올해도 모습을 드러냈다. L-SAM은 고도 40㎞ 이상에서 적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미사일로 KAMD 핵심 자산으로 꼽힌다. 킬체인 핵심 전력 중 하나인 스텔스 전투기 F-35A도 국군의 날 기념행사 중 서울공항 상공을 비행했다.

지난달 25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공군 F-35A 전투기가 힘차게 비행하고 있다./뉴스1

미국 공군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미국 본토 텍사스에서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미국의 확장억제 의지를 보여줬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6월 국내에 도착해 전력화된 해군의 P-8A 포세이돈 해상초계기도 서울공항 상공에서 위용을 과시했다. 민항기인 보잉737을 해상초계기로 개조한 P-8A는 시속 900㎞ 이상 속도로 비행하며 적 잠수함을 찾아내 공격할 수 있어 ‘잠수함 킬러’로 불린다.

1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소총드론, 다족보행로봇(가장 앞)을 비롯한 유·무인전투체계 장비들이 분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행사에는 네 발로 이동하는 대(對)테러 작전용 다족보행로봇도 등장했다. 시속 4㎞ 이상 속도로 움직이며 20㎝ 높이의 계단 등 수직 장애물도 오를 수 있는 이 로봇은 테러 발생 시 장병 대신 현장에 투입돼 적의 위협을 확인하는 데 활용된다. 현재 군은 육군 특수전사령부와 전방 1개 사단에 로봇을 시범 배치해 성능을 검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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