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광장] 이란전쟁, 최후의 승자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이정태 경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2026. 3. 2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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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태 경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란전쟁으로 중동 전역이 화마에 휩싸였다. 불똥이 튄 나머지 세계도 심각한 화상을 입고 있다. 애초 미국은 이란의 핵능력을 완전히 제거한다는 명분을 세우고 초전박살 전략을 구사했지만 실패했다. 이란의 강력한 반격과 주변국 공격, 호르무즈 봉쇄가 이어지면서 불길은 일파만파 번져 급기야 동아시아 끝에 위치한 한국의 차량5부제까지 강제하게 만들었다. 유가상승, 주식폭락으로 불편해지자 세계인들은 트럼프를 향해 볼멘소리를 퍼붓기 시작했다. 나토회원국인 유럽을 비롯한 우방국들도 돌아섰고, 트럼프가 요청한 구축함 파견도 단칼에 거부했다. 미국내 여론도 '명분 없는 전쟁'에 대한 반전 분위기가 팽배해졌다.

드디어 트럼프의 '장대한 분노(Operation Epic Fury)'가 폭발했다. 중동사막의 늪에 빠지지 않겠다는 선언을 식언하고 지상군 투입이라는 최종병기를 꺼냈다. 미 본토와 오키나와 주둔 해병대 7,000여 명을 호르무즈 해협으로 이동시키고, 보병과 기갑부대 1만여 명도 추가 파병할 것이라 한다. 이란 원유수출의 요충지인 하르그섬 상륙작전을 포함하여 여차하면 이란을 군사력으로 완전히 제압하겠다고 한다.

트럼프의 의도대로 '당근과 채찍' 전략으로 이란전쟁이 조속히 종결되면 좋겠다. 우리가 바라고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바이다. 그래야 살상이 멈추고, 호르무즈 봉쇄가 풀려 세계 경제 대동맥이 정상을 되찾을 수 있다. 그러나 다양한 신호들을 보면 전쟁 종결은 미지수이다. 트럼프의 지상군 투입발표와 해병대 이동 정황이 대대적으로 보도되는데도 뉴욕 유가가 5.46% 급등했고 뉴욕 증시도 급락했다. 국제 유가도 6% 상승했다. 시장이 트럼프의 큰소리를 믿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이란의 대응에도 주목해야 한다. 미군의 상륙에 대비하여 지상병력을 100만 규모로 조직한다고 선포하고, 혁명수비대와 민병대를 비롯한 지원자들을 집결시키고 있다. 호르무즈 통과와 유가도 이란이 결정하고 홍해 입구까지 봉쇄하겠다고 한다. 주도권을 내놓지 않겠다는 의지이다. 이란의 맞대응에는 이유가 있다. 해상, 공중전력은 상대적으로 취약하지만 비대칭전투와 장기전에는 자신이 있는 것이다. 유럽이 참전하지 않으면 지상전에서는 미국과 이스라엘 연합군을 충분히 상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미군이 하르그 섬 등 일부지역의 상륙에 성공하더라도 장기전을 치를 형편은 안된다. 이미 천문학적 전비를 소모했고, 지상전에서 사상자가 발생할 경우 민심과 여론의 압박이 심해질 것은 명약관화하다.

이란은 베네수엘라와는 다르다. 아프가니스탄에서 겨우 10년을 버티고 철군한 미국이 페르시아제국의 자존심이자 이슬람 종주국 이란을 제압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35개국 합참의장들을 모아 이란을 압박한다지만 쉽지 않다. 전쟁의 명분도 약하다. 이란의 핵 제거를 목표로 설정했지만 애당초 이스라엘의 꾀에 말려든 전쟁이었다. 전쟁 발발과 동시에 이스라엘이 이란을 비롯하여 레바논, 예멘, 시리아를 공격한 것은 이슬람 무장세력인 '저항의 축'을 궤멸시키려는 의도이다. 미국의 힘을 빌어 이스라엘을 위협하는 환경요인들을 완전히 제거하려는 전략적 의도였다.

이스라엘도 전쟁피로가 누적되어 한계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미국이 지상군을 파병하면 이스라엘도 참여해야 하는데 현재도 부족한 전투병력을 병력손실이 예상되는 전장에 투입할 여력이 없다. 이란의 공세도 거칠다. 이란이 악마의 무기라는 집속탄 탄두를 장착한 미사일로 텔아비브를 포함한 이스라엘 전역을 공격하면서 광범위한 민간인 피해가 발생했다. 이스라엘 여론도 네타냐후에 대한 비판과 확전 반대가 비등했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정부가 파키스탄을 중재자로 세워 이란과 협상을 위한 물밑 작업에 돌입했다. 이스라엘인들의 입장에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원인을 만든 맥마흔의 이중성과 배신을 소추할 수밖에 없다.

전쟁은 보통 최종 종결자가 승자이다. 만약 미국이 파키스탄에서 이란전쟁을 종결하게 되면 전쟁의 최종 승자는 미국일까? 판세를 잘 살피면 답이 보인다. 중개자 파키스탄의 뒷배는 중국이고, 이란의 뒷배는 러시아이다. 파키스탄은 인도와 중국 사이, 러시아와 인도 사이에 위치한 전략적 균형점이다. 주목할 점은 중국, 인도, 파키스탄, 러시아, 이란이 모두 상하이협력기구(SCO) 정회원 국가라는 사실이다. 이란전쟁 다음은 우크라이나 전쟁이다. 이스라엘-이란, 러시아-우크라이나 양대전쟁이 상하이협력기구의 품에서 종결되면 전쟁의 승자는 상하이협력기구이다. 상하이협력기구에 주목하고 투자준비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