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370㎞ 몰아 고객손에…신차 탁송 일당 27만원에 수백 명 동원
공장 찾아와 직접 운전해 가져가는 고객도 하루 100여 명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운전하시면서 음료수 마시지 마세요. 임시번호판 잘 확인하세요."
30일 오후 1시 30분 신차 1천여 대가 주차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차량출고센터 대기장.
전세버스 대여섯 대가 연이어 주차하더니 사람들이 내려 줄을 섰다.
50∼60대 중장년부터 20대 초반 젊은이까지 다양한 연령대에다가 여성도 적지 않게 보였다.
하루 사이 10도 이상 뚝 떨어져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탓에 사람들은 주머니에 손을 넣고 발을 구르면서 자신의 차례가 오기를 기다렸다.
이윽고 현대차 직원이 "5명 오세요", "3명 오세요"라고 확성기에 대고 외치자, 대기하던 사람들은 자신이 배정받은 차량으로 다가가 임시번호판, 임시운행허가증이 제대로 붙어있는지 확인했다.
이어 차량 외관에 흠집이 없는지 확인하고 시동을 걸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조합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총파업 이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일주일째 벌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완성차를 각 지역 출고센터로 이송하는 탁송 차량(카캐리어) 조합원들이 파업에 참여하자 현대차 물류를 담당하는 현대글로비스가 임시직을 고용해 직접 차를 몰고 다른 지역출고센터까지 보내는 이른바 '로드 탁송'을 하는 것이다.
로드 탁송에 투입된 임시직들은 가깝게는 경북 칠곡출고센터, 멀게는 370여㎞ 떨어진 경기도 시흥출고센터까지 차를 몰고 가 고객에게 넘겨준다.
화물연대 파업 이후 하루 1천여 대가 매일 로드 탁송되고 있으며, 동원되는 임시직은 수백 명에 이른다.
일부 현대차 직원도 로드 탁송에 동원된다.
이날도 오전에 600여 대, 오후에 400여 대가 울산공장 차량출고센터 대기장을 빠져나갔다.
로드 탁송 하루 일당은 탁송 거리와 횟수 등에 따라 24만∼27만원.
이날 로드 탁송에 동원된 양모(60) 씨는 "평소 대리기사를 하는 하는데, 낮에 비는 시간을 활용해 탁송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김모(52) 씨는 "일당 받는 현장 일을 하는데, 날씨가 너무 춥고 일도 많지 않아서 탁송 아르바이트 공고를 보고 오게 됐다"고 말을 보탰다.

이들은 전국 13개 지역 출고센터까지 갔다가 회사 측이 제공한 버스를 타고 다시 울산공장으로 돌아온다.
회사로서는 로드 탁송을 해서라도 고객에게 신속하게 차량을 인도하려고 하지만 고객 입장에선 주행거리가 50∼60㎞에서 많게는 300㎞ 넘게 찍힌 새 차를 받는 것이 탐탁지 않다는 분위기도 있다.
그래서 아예 자신이 직접 울산공장까지 와서 차를 가져가는 사례도 하루 100건 정도 된다.
이날 경남 창원에서 울산공장에 온 한 고객은 "제집 근처에서 차를 받으려면 며칠이 걸릴지 모른다는 말을 듣고 새 차도 직접 몰고 갈 겸 친구와 함께 왔다"고 털어놨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글로비스 측이 로드 탁송 전 운전자에게 안전 운전 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신차가 양질의 품질 그대로 고객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화물연대 파업 여파로 개별 탁송한 차량에 대해서는 품질보증 주행거리를 2천㎞ 연장하기로 했다.
can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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