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인베스트먼트가 올해 두 번째 위탁운용사(GP) 자격을 취득했다. 회사는 운용 중인 펀드 가운데 다수가 만기를 앞둔 데다 드라이파우더(미소진 자금) 역시 바닥을 보이면서 다수 출자사업의 GP에 도전해 실탄을 확보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지난 1일 한국성장금융에 따르면 코오롱인베스트먼트는 '기술혁신전문펀드 5호'의 인공지능(AI) 기반 신산업 분야 GP로 선정됐다. 이 펀드는 한국성장금융이 AI 자율제조, 디지털바이오, 기후테크 등 AI를 기반으로 한 첨단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조성됐다. GP 2곳을 선정하는 이번 출자사업에는 신한벤처투자, 캡스톤파트너스-교보증권 공동운영사(Co-GP), 데일리파트너스 등 쟁쟁한 경쟁사들이 12곳이나 지원해 4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기술혁신전문펀드 GP가 되면서 코오롱인베스트먼트는 성장금융으로부터 350억원의 출자를 받아 700억원의 펀드를 결성할 예정이다. 성과보수 기준수익률은 6%이며, 오는 11월까지 펀드 조성을 마무리해야 한다. 코오롱인베스트먼트 외에 IBK캐피탈과 메디치인베스트먼트가 공동운영사를 꾸려 GP 자격을 얻었다

코오롱인베스트먼트가 올 상반기에 지원한 출자사업은 총 3개다. 앞서 3월에도 모태펀드 1차 정시출자사업의 청년창업 분야에 지원해 GP 자격을 따내기도 했다. 이에 따라 120억원의 모태펀드 출자금을 기반으로 200억원의 펀드를 결성할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8000억원 규모의 ‘스타트업코리아펀드’에도 지원했다. 스타트업코리아펀드는 정부를 비롯한 대기업, 금융기관 등 민간출자자(LP) 20곳이 참여하는 민관 합동 벤처모펀드다. 아직 선정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다.

현재 코오롱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펀드는 총 9개이며 운용자산(AUM)은 6100억원이다. 상반기에만 2곳의 GP로 선정돼 총 900억원 규모의 펀드를 만들면서 올해 AUM이 7000억원을 넘어서게 됐다.

당장 AUM이 늘어났지만 드라이파우더는 부족하다. 따라서 자금 확보를 위해 여러 출자사업 GP에 도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오롱인베스트먼트는 평균적으로 1년에 1개의 펀드를 결성한다. 가장 최근에 만든 펀드는 지난해 11월 740억원 규모로 조성한 ‘아이비케이-코오롱 2023 초격차 투자조합’이다. 이 펀드의 자금은 이미 대부분 고갈된 상태다. 내년까지 만기 도래하는 펀드도 5개이며 총액수는 2040억원에 이른다.

김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