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겸 SK그룹 회장이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한 보상 시스템 구축을 강조했다. 착한 일은 단순한 미덕이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이 될 것이며 투자 유치와 세제 혜택 등 실질적인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최 회장은 1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기업가정신협의회(ERT) 멤버스데이' 행사에 참여해 기업이 경제적 가치 추구와 함께 사회문제 해결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RT는 기업의 기술과 역량을 활용해 우리 사회가 당면한 사회문제 해결에 동참하는 기업들의 협의체다.
그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우리 사회는 통상환경 변화, 인플레이션, 인공지능(AI) 등 급격한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며 "이러한 도전과 위기 속에서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기업이 사회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급변하는 환경을 '삼각파도'에 비유하며 기업이 직면한 문제와 사회문제가 서로 연결돼 있음을 지적했다.
최 회장은 생물학의 '최소량의 법칙'을 인용해 기업과 사회가 불가분의 관계임을 설명했다. 그는 "식물이 자라는 데 필요한 모든 요소가 갖춰져 있어도 특정 영양소가 부족하면 성장이 제한되듯 사회도 가장 취약한 부분이 무너지면 전체 발전이 어렵다"며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기업의 접근 방식으로 '운영개선(Operation Improvement)'을 제안하고 △사회문제에 대한 체계적 접근 △리워드 시스템 도입 △이해관계자 간 협력과 연대를 핵심 요소로 꼽았다.
그는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한 보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착한 일을 한다고 해서 단순히 칭찬받는 시대는 지났다"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이 더 높은 평가를 받고 투자 유치나 세제 혜택 등 실질적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이를 위해 기업의 사회문제 해결 기여도를 평가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인센티브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사회적 가치 창출이 기업의 이익이 된다는 개념을 정립하고, 이를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로 연결해야 한다는 것이 최 회장의 설명이다.
또한 그는 '관계의 가치(Relationship Value)' 개념을 제시하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연대와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 기업, 소비자, 지역사회가 긴밀히 연결돼 있으며 이를 통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개별 기업이 홀로 나서는 것은 한계가 있으므로 기업과 정부, NGO, 시민사회가 협력할 수 있는 플랫폼과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한상의는 이러한 연대 강화를 위해 ERT를 발족했으며 '다함께 나눔프로젝트'와 '위드 ERT' 등 실천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처음 개최한 '사회적 가치 페스타'를 올해 확대해 더 많은 기업과 국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최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