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자면, 공개된 사진을 처음 봤을 때 “아, 이거 완전 짝퉁이네”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이미지를 계속 들여다보니 “그런데 왜 이렇게 멋있지?“라는 마음도 생겼다. 중국 BYD의 럭셔리 브랜드 팡청바오가 내놓은 신형 SUV ‘타이 7’ 얘기다.

중국 당국이 최근 승인한 이 차량은 말 그대로 ‘명품 SUV 모음집’이다. 앞모습은 랜드로버 디펜더를 거의 그대로 베꼈고, 옆모습은 렉서스 GX에서 따왔으며, 뒤쪽은 메르세데스 G클래스 스타일이다. 이 정도면 “표절의 신”이라 불러도 될 수준이다.

특히 전면 디자인은 가히 충격적이다. 디펜더와 나란히 세워놓으면 구별이 안 될 정도로 보인다. 원형 헤드램프만 분할형 LED로 바꿨을 뿐, 나머지는 판박이다. 랜드로버 디자이너들이 이 사진을 보면 뭐라고 할까 싶다.

측면도 마찬가지다. 각진 휀더와 근육질 바디라인은 완전히 렉서스 GX 스타일이다. 심지어 디펜더의 상징적인 사이드 플레이트까지 그대로 적용했다. 물론 크기는 좀 줄인 것 같지만 말이다. “이것도 넣고 저것도 넣자”는 식으로 만든 티가 역력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전체적으로 보면 나름대로 조화로워 보인다. 각각의 부분은 명백히 다른 차에서 따온 것들이지만, 조합해놓으니 의외로 어울린다.

성능도 만만치 않다. 154마력의 1.5L 엔진과 268마력 전기모터를 조합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2,230kg이 넘는 차체를 최고속도 190km/h까지 끌어올린다. 요즘 나오는 하이브리드 SUV치고는 제법 쓸 만한 수준이다.

크기도 절묘하다. 전장 4,999mm로 우리나라 싼타페(4,785mm)보다는 20cm 정도 길지만, 팰리세이드(4,980mm)와는 거의 비슷하다. 우리나라 도로에서 굴리기에 적당한 사이즈다. 만약 싼타페가 이런 디자인이었다면 어땠을까? 아마 지금보다 훨씬 주목받았을 것 같다.

가장 놀라운 건 가격이다. 중국에서 30만 위안, 우리 돈으로 약 5,700만원에 출시될 예정이다. 원본격인 디펜더가 1억원을 훌쩍 넘는 걸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가격이다. 물론 브랜드 가치나 마감 품질은 별개 문제다. 아무리 비슷하게 만들어도 랜드로버나 렉서스의 그 무게감을 흉내 낼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과감한 시도를 보면서 우리 자동차 업계에 대한 아쉬움도 든다.

타이 7은 올해 하반기 중국에서 먼저 출시된다. 과연 중국 소비자들이 이 “명품 베끼기의 결정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한국에 들어온다면 한 번쯤은 시승해보고 싶다. 베낀 건 맞지만, 그래도 멋져 보이니까.

Copyright © 구름을달리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 학습 이용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