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차림 학생도 힘 합쳤다… 할머니 덮친 음주차량 번쩍 든 영웅들

문지연 기자 2022. 11. 25.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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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서귀포시 동홍동 사고 현장. /뉴스1

무면허 음주차량에 깔린 70대 할머니를 힘 합쳐 구조한 제주 시민들의 모습이 공개됐다. 모두 약속이나 한 듯 한달음에 달려와 차를 들어올리기 시작했고 그중에는 하교하던 교복 차림 학생들도 있었다.

사고는 24일 오후 4시26분쯤 제주 서귀포시 동홍동 한 골목길에서 발생했다. 음주 상태로 운전하던 A(72)씨의 마티즈 차량이 길을 걷던 B할머니를 들이 받고 멈춰 섰고, B할머니는 차량 오른쪽 앞바퀴 밑에 상체가 깔린 상태였다.

가장 먼저 현장으로 달려온 건 인근 가게에서 B할머니의 비명과 담벼락 무너지는 소리를 들은 시민들이었다. 이들은 너나할 것 없이 A씨 차량에 바짝 달라붙었다. 그러고는 차체를 번쩍 들어올렸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삼삼오오 걸어가던 학생들도 지나치지 않고 힘을 보탰다.

제주 서귀포시 동홍동 사고 현장. /연합뉴스

시민 제보로 공개된 당시 영상을 보면, 남녀 불문 10여명의 시민들이 차량 주위를 에워싸고 힘주는 모습이 나온다. 앞쪽에는 교복 차림에 책가방을 멘 남학생들이 어른들 말에 따라 차량 아래쪽을 잡고 있다. 모두가 한 몸처럼 애쓴 덕분에 B할머니는 무사히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과정에도 위험한 순간은 있었다. 당황한 A씨가 다시 시동을 걸고 후진하려 한 것이다. 이를 막은 것도 시민들이었다. 이들은 “차를 움직이지 말아라. 움직이면 사람이 더 다친다”고 소리쳤고 A씨를 운전석에서 나오도록 했다.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A씨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24%로 면허 취소 수치(0.08% 이상)를 훌쩍 넘겼으며, 이미 운전면허가 취소된 무면허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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