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살인자’ 췌장암… 복통·체중 감소·가족력 살피세요

정진수 2022. 11. 14. 07:0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7일 ‘세계 췌장암의 날’… 증상·예방법은
胃 뒤쪽 위치… 발병 땐 등 통증·황달 동반
유병률 낮지만 증상 나타날 땐 이미 늦어
수술 어렵고 재발 많아 5년 생존률 13.9%
흡연·비만·당뇨·음주 ‘발병 위험 인자’
만성 췌장염 등 환자는 정기 검진 필요
13.9%.

국가암등록통계(2019년 기준)에 나타난 췌장암 환자 5년 상대생존율이다. 환자 10명 중 8명 이상이 5년 안에 사망한다는 의미로, 이는 70.7%인 전체 암 5년 상대생존율의 5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다.

국내에서 8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종이지만, 생존율이 유난히 낮아 ‘최악의 암’으로 불리는 췌장암. 오는 17일 ‘세계 췌장암의 날’을 맞아 췌장암의 증상과 위험 요인 등에 대해 알아본다.

◆소화불량, 이유 없는 복통, 황달 등 증상… 증상 시 대부분 3기 이상

췌장은 위(胃) 뒤에 위치해 십이지장과 연결된 기관이다. 섭취한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다양한 소화 효소를 분비하는 한편,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과 글루카곤이라는 호르몬을 생산하는 역할도 한다.

췌장암이 생기면 복통을 동반한 등 통증과 체중 감소, 황달 등이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또 췌장이 인슐린을 분비해 혈당을 조절하는 내분비기능 및 소화 효소를 분비해 지방 분해를 돕는 외분비기능을 담당하는 만큼 이에 따른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50대에 갑자기 당뇨병이 생기거나, 그동안 잘 관리되던 당뇨가 갑자기 악화하거나, 지방 소화가 어려워져 기름진 변을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송태준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원인 모를 복통으로 병원을 방문해 위내시경을 받아 보고, 다시 약 먹기를 반복하다가 이미 많이 퍼진 상태에서 병원으로 오는 게 전형적”이라며 “원인 모를 복통에 등 통증이 동반될 때, 새로 당뇨가 생겼을 때, 이유 없이 체중 감소가 일어날 때면 췌장암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도재혁 중앙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황달을 주의해 볼 것을 조언했다. 도 교수는 “췌장 두부(頭部)에 암이 발생한 경우에는 담관 폐쇄가 일어나 황달이 첫 증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황달이 발생하면 초기에는 소변 색이 매우 진해지고 이유 없이 가려움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계속 진행되면 대변 색이 회색이나 하얀색으로 변하는 증상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증상이 나타날 정도면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환자의 80% 이상이 수술 불가능한 수준으로 진행된 상태에서 뒤늦게 진단된다.

◆위험 인자는 담배, 당뇨, 만성 췌장염

증상으로 조기 발견이 어렵다면 ‘정기 검진’을 떠올리겠지만 췌장암은 ‘정기 검진’에 대한 권고가 없다. 위암, 유방암 등이 검진을 통한 조기 진단을 강조하는 것과 달리 췌장암은 비용과 방사선 노출 등 효용의 문제로 일반인의 정기 검진을 권하지는 않는다.

도 교수는 “췌장암 유병률이 다른 암에 비해 낮기 때문에 췌장암 조기 진단을 위해 위험 요인이 없거나 적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선별 검사는 비용 대비 효율이 낮다”며 “CT는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할 수 있고 민감도와 특이도가 높으나 방사선 노출, 조영제 부작용 등의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조기에 발견해도 치료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는 병기별 생존율에서 극명히 드러난다. 다른 암종의 경우 1기에 발견해 수술하면 생존율이 90%를 웃돈다. 반면 췌장암은 전이가 없는 국한, 국소에 해당하는 경우라도 생존율이 각각 46.9%, 18.5%로 확연히 낮게 나타난다. 췌장암 세포 자체가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 등에 잘 반응하지 않는 데다가 재발도 쉽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송 교수는 “췌장 근처에는 소장·대장으로 가는 혈관이 많아 암이 생기면 금방 혈관을 침범해 수술로 제거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췌장암의 생존율이 낮은 것은 조기 진단이 어려운 것이 첫 번째지만, 생기는 위치 자체가 굉장히 치료하기 어려운 곳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특성을 고려할 때 췌장암은 고위험군 관리와 위험 인자 회피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가족력이다. 유전과 환경의 복합 작용으로 발생하는 췌장암은 다른 암종에 비해 유전적 영향이 크다. 직계 가족에 췌장암 환자가 2명 있으면 췌장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9∼10배 수준으로 높게 나타난다.

송 교수는 “당뇨는 췌장암의 증상이기도 하지만,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 흡연, 비만, 당뇨, 술, 만성 췌장염 역시 췌장암의 위험 인자인 만큼 이를 피하는 것이 좋다”며 “가족력이 있거나 당뇨와 만성 췌장염이 있는 경우라면 정기적인 검진 등 관리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최근 췌장암 치료 성적이 좋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도 교수는 “췌장암 4기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이 6개월에서 12∼14개월까지 증가했고, 수술이 어려운 환자가 항암치료를 통해 수술이 가능할 만큼 호전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