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기차 드디어 긴장해야 하나?" 8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하는 하이브리드 SUV

독일 폭스바겐이 8년 만에 선보인 2세대 티록(T-Roc)으로 글로벌 SUV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전 세계적으로 200만 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 모델의 후속작인 만큼, 이번 신차가 폭스바겐의 미래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 티록

신형 티록의 첫인상은 확연히 달라졌다. 기존의 보수적인 독일차 디자인을 버리고 폭스바겐 전기차 라인업에서 차용한 미래지향적 스타일링을 도입했다. 전면부에서 기존 그릴을 과감히 제거하고 전폭 LED 바와 발광 엠블럼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는 테슬라와 현대차 아이오닉 시리즈가 보여준 ‘전기차 디자인 언어’를 내연기관 차량에도 적용한 의미 있는 시도로 평가된다.

폭스바겐 티록

차체 크기도 기존 대비 122mm 늘어난 4373mm로 확대됐다. 국내 중형 SUV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투싼, 스포티지보다는 작지만, 소형 SUV 카테고리에서는 상당한 존재감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공기역학 성능도 10% 개선해 항력계수 0.29cd를 달성했다. 이는 연비 향상과 직결되는 부분으로, 유럽의 까다로운 환경 규제를 의식한 설계 철학이 엿보인다.

폭스바겐 티록

기존 폭스바겐 모델들이 지속적으로 지적받았던 실내 품질 문제도 상당 부분 해결했다. 딱딱한 하드 플라스틱을 패브릭 소재로 교체하고, 천공 가죽을 통한 앰비언트 라이팅으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재활용 소재 20% 적용은 ESG 경영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폭스바겐 티록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대폭 개선됐다. 최대 12.9인치 대화면과 10인치 디지털 계기판은 아우디나 BMW 수준의 첨단 기술력을 과시한다. 특히 물리적 조작 노브를 별도로 제공해 터치 중심 조작의 불편함을 해소한 점은 사용자 편의성을 고려한 현실적 대안으로 보인다.

폭스바겐 티록

가장 주목할 부분은 파워트레인 전략이다. 폭스바겐 그룹이 최초로 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토요타가 20년 넘게 독점하다시피 한 하이브리드 기술 영역에 독일 메이커가 본격 참여하는 셈이다.

폭스바겐 티록

1.5리터 TSI 엔진과 전기모터를 조합한 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최대 168마력에 306Nm의 토크를 발휘한다. 이는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토요타 RAV4 하이브리드(218마력)보다는 낮지만, 연비 효율성 면에서는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폭스바겐 티록

다만 가격 경쟁력이 관건이다. 유럽에서의 가격이 아직 미공개 상태지만, 독일차 특유의 높은 가격대가 형성될 경우 대중적 어필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 티록

신형 티록은 폭스바겐에게 단순한 신차 출시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전기차 전환 과도기에서 생존할 수 있는 경쟁력을 보여줘야 하는 중대한 시험대이기 때문이다.

2023년 29만 2천 대 판매로 여전히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기존 모델의 성공을 이어받을 수 있을지, 그리고 토요타 독주 체제인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의미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폭스바겐의 이번 도전이 성공한다면, 그동안 ‘기술력은 있지만 완성도가 아쉬웠던’ 독일 브랜드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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