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기 폰에 ‘발신인 이재명’ 문자… 둘 다 참여한 단톡방도

이세영 기자 2023. 3. 17.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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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 당시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는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과 검찰이 17일 열린 이 사건 두 번째 재판에서도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4부(재판장 강규태)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양측이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다른 재판에 출석했던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본부장은 기자들 앞에서 검찰에 힘을 실어주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또 나온 뉴질랜드 출장사진… 李 모자엔 '골프장 볼마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맨 오른쪽) 대통령 후보가 성남시장 재직 당시인 2015년 뉴질랜드 출장지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유동규(가운데) 전 기획본부장, 고(故) 김문기(뒷줄 맨 왼쪽) 개발사업 1처장과 함께 촬영한 사진. 이 사진에 대해 국민의힘 측은“당시 이 후보가 착용한 모자에‘볼마커(골프장에서 쓰는 도구)’가 꽂혀 있다”며“출장 가서 골프도 친 것이냐”라고 했다. /국민의힘 이기인 성남시의원 제공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2021년 12월 방송 인터뷰 등에서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관해 “(김 전 처장이) 하위 직원이라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고 거짓말을 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 대표 측 변호인은 직전 재판에서 “성남시에 팀장급 직원만 600명에 달해 김문기씨를 알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이 대표가 599명의 팀장을 기억하지 못해도 김씨를 기억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포문을 열었다. 검찰은 “김씨는 이 대표가 스스로 최대 치적이라고 했던 대장동, 제1공단 등 사업의 주무 부서장으로 수차례 대면 보고를 하고 업무를 보좌했다”며 “김씨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이 대표로부터 표창장을 받는 등 사적·공적 관계에서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는 경험적 행위를 공유한 사람”이라고 했다

17일 오전 10시 20분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검은색 승합차를 타고 도착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지난 대선 당시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는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된 이 대표는 이날 이 사건 두 번째 재판에 출석했다. 그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고운호 기자

2015년 1월 6~16일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대표, 김문기씨, 유동규씨 등이 함께 호주, 뉴질랜드로 출장을 갔고 세 사람이 함께 호주에서 골프를 친 것도 쟁점이 됐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2021년 12월 29일 한 종편에 출연해 “국민의힘에서 4명 사진을 찍어 가지고 마치 제가 골프를 친 것처럼 사진을 공개했던데 제가 확인을 해보니까 전체 우리 일행 단체 사진 중 일부를 떼 내 가지고 이렇게 보여 줬더군요. 조작한 거지요”라고 했다.

그 발언에 대해 검찰은 이날 “허위 사실 공표”라고 했고, 이 대표 변호인은 “골프를 함께 친 사람이 김씨였는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 것”이라고 맞섰다.

검찰은 재판에서 김씨가 2021년 11~12월 ‘이재명’으로 저장된 연락처로부터 단체 문자메시지를 수회 수신했으며, 이 대표가 함께 있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도 참여했던 사실도 공개했다. 김씨는 이 대표의 생일도 휴대전화에 기록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대장동 재판’에 출석했던 유동규씨는 기자들에게 “김문기씨가 2명만 탑승할 수 있는 카트를 직접 몰아 이 대표를 보좌했다”며 “(이 대표가) 거짓말 좀 그만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이 대표가 김씨에게 ‘김 팀장, 거기 (골프공) 있어?’ 이런 말도 했다”며 “이런 관계들이 서서히 다 드러나고 가면이 벗겨질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유씨는 오는 31일 이재명 대표의 세 번째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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