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한바퀴] 싹둑 잘려나간 연남동 플라타너스‥'폭염 막는 그늘' 가로수의 수난
[뉴스데스크]
◀ 앵커 ▶
9월에도 끝나지 않는 폭염, 도심은 뜨겁습니다.
이럴수록 그늘을 만들어주는 가로수가 더없이 소중한데, 아름드리 플라타너스가 유명했던 이곳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서는 지금 가로수 여러 그루가 뿌리째 뽑혀나가는 중입니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요?
◀ 리포트 ▶
가지를 톱으로 쳐내고, 밑동도 자릅니다.
잠시 뒤 큰 나무가 조각나 쌓였습니다.
인도 폭이 좁아 사람이 몰리면 위험하다며 인도를 넓히는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그러면서 수십 년 자란 플라타너스 나무 16그루를 베고 소나무를 새로 심기로 했습니다.
넓힌 인도 중간에 나무가 있게 되니 그냥 둘 수도 없고 옮겨심기도 어렵다며 베어내기로 한 겁니다.
크게 자란 가로수가 주변 건물과 간판을 가린다는 민원도 없진 않았습니다.
[인근 주민] "이 상권이 생기면서 일어난 일인데 좋게 자리 잡고 있었던 자연의 일부가 그냥 사라지는 게 너무 안타까운 일인 거 같습니다."
점점 뜨거워지고 길어지는 여름, 나무는 가장 확실한 도심 폭염 대책 중 하나입니다.
화상 카메라로 지표면을 촬영했더니 가로수 그늘이 있는 곳과 가로수가 잘려 그늘이 사라진 곳의 온도 차이가 최고 16도나 났습니다.
그늘이 없는 곳에 10분 서 있었더니 이마의 온도가 2.6도 올랐는데, 다시 그늘에 10분 서 있었더니 되돌아왔습니다.
[최진우/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전문위원·조경학 박사] "뿌리에서 뽑아 올린 물을 이렇게 공중으로 수증기를 뿜어내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뭔가 쾌적한 느낌이 들 정도로…"
하지만 많은 곳에서 수십 년 자란 가로수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잘려나가고 있습니다.
서울 다른 구에서는 열매 악취 민원으로 은행나무 암나무 150여 그루를 자르는 사업이 진행 중입니다.
2년 전 인천에서는 소나무로 바꿔 심겠다며 멀쩡한 가로수들을 자르는 일도 있었습니다.
[최병성/기후재난연구소 상임대표] "민원을 해결하고 도시를 바꿨다라는 잘못된 치적을 나타내기 위해서 이런 일들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라고 할 수 있죠."
안전 등의 불가피한 이유라면 가로수 제거와 수종 교체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후위기로부터 도시와 시민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지킬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은 꼭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김민욱입니다.
영상취재 : 김승우 / 영상편집 : 송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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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김승우 / 영상편집 : 송지원
김민욱 기자(wook@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636007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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