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 “불법촬영 혐의 인정”…징역 4년 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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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촬영 혐의를 받는 축구선수 황의조(32)가 첫 공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하며 반성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법정에 이르기까지 범행을 부인하며 피해자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며 황씨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황씨는 그간 "불법적 행동을 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해왔는데, 첫 공판을 앞두고 혐의를 인정하며 피해자 한 명과는 합의했다는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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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촬영 혐의를 받는 축구선수 황의조(32)씨가 첫 공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하며 반성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법정에 이르기까지 범행을 부인하며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며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이용제 판사 심리로 16일 열린 재판에서 검찰은 “지난 2022년 6월7일부터 8월까지 ㄱ씨(가명)와 성관계하는 장면을 몰래 동영상 촬영하고, 9월경 ㄴ씨(가명)와 영상통화 중 나체 상태의 피해자 모습을 피해자 몰래 촬영했다”고 공소 사실을 밝혔다. 황씨는 상대방 동의 없이 2명의 여성을 여러 차례 불법촬영하거나 영상통화를 녹화한 혐의(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를 받고 있다.
그간 “불법적 행동을 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던 황씨는 이 판사가 “본인 행동 잘못 인정하는 것이 맞냐”고 묻자 “네, 맞습니다”라고 답했다. 황씨는 첫 공판을 앞두고 혐의를 인정하며 피해자 한 명과는 합의했다는 의견서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씨가 범행을 인정하자 이날 검찰의 구형 등 결심까지 이어졌다. 검사는 “피고인이 촬영한 영상 내용 등을 고려했을 때 피해자의 성적 수치심이 극심하고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었다”며 “법정에 이르기까지 범행을 부인하면서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반성을 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황씨에게 징역 4년과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명령 등을 선고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황씨는 최후 진술에서 “저의 잘못으로 인해 피해를 입게 된 피해자에 진심 어린 사죄를 드린다”며 “이번 일을 거울삼아서 앞으로는 어떤 잘못도 하지 않고 축구선수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 살겠다”고 밝혔다. 황씨 변호인은 “공판 단계에 이르러서 범행을 인정하고 있다.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피해자도 있고, 나머지 피해자도 (합의) 노력 중에 있다”며 “최대한의 선처를 부탁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피해자 쪽 변호사는 “지금의 자백과 반성은 본인 양형, 선처 위한 제스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 사건 피해와 (피고인의 신원 노출로 인한) 2차 피해로 피해자는 불안 속에서 살게 됐다”며 합의 의사가 없다고 했다. 이에 이 판사는 “2차 피해 유포는 확인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황씨 쪽은 지난해 11월 입장문을 내며 피해자를 추정할 수 있는 신상 정보를 공개해 2차 가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는데, 검찰은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인적 사항 공개는 아니다”라며 불기소 처분했다.
피해자 쪽 이은의 변호사는 공판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전국민이 다 아는 2차 피해 신상 정보가 너덜너덜 유출되는 이 상황에 재판정에서도 피고인의 명예를 위해 언급되면 안되고, 피고인 변호인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고 반박했다”며 “이게 자백하고 반성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공은 법원으로 넘어왔다”며 “너는 국위선양했고 비싼 축구선수니까, 그런 동정에 기반해서 계속 축구하고 국위선양하라는 게 법원의 의지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고 피고인과 피해자, 국민들께 선언할 것인지는 법원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합의와 관련해서는 “피고인쪽이 어떤 합의를 시도하든 어떤 조건을 걸든 합의할 확률은 0%"라며 "조속히 법원에서 엄벌 판단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불법촬영 사건은 지난해 6월 황씨가 자신의 사생활 의혹을 제기한 누리꾼을 고소하면서 불거졌다. 자신을 황씨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한 누리꾼이 황씨와 여성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을 에스엔에스(SNS)에 공유했는데, 수사 과정에서 불법 촬영 정황이 포착돼 황씨는 지난 7월 불구속 기소됐다. 이후 해당 영상 유포자는 황씨의 매니저 역할을 해왔던 친형수 이아무개씨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형수 이씨는 협박 등 혐의로 지난달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을 확정받았다.
황씨 1심 선고 공판은 오는 12월18일에 열린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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