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공감] 인천 청사의 마지막이자 ‘첫 여성 수장’ 박성민 인천지방검찰청 검사장

정선아 2026. 2. 24. 19:0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민생은 ‘안심 울타리’로, 범죄는 ‘법의 심판대’로”

131년 뿌리 인천지방검찰청 역사 속으로
지역 토박이… 막중한 책임감 느껴져
문학야구장 바베큐존 사건, 올바른 판단

11일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검찰청에서 만난 박성민 인천지검장은 “인천지검은 인천을 범죄로부터 지키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겠다”고 말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1948년 정부 수립과 함께 출범한 ‘검찰청’이 78년 만인 오는 10월 해체된다. 1895년 제정·공포된 ‘재판소구성법’에 따라 인천개항장재판소에 검사가 처음 임명된 것을 시초로 131년 동안 인천에서 근대 사법 시스템의 뿌리를 이어온 인천지방검찰청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인천지검은 1908년 인천 구 재판소 검사국, 1912년 경성지방법원 인천지청 검사 분국, 1948년 서울지방검찰청 인천지청을 거쳐 1983년에 인천지검으로 승격됐다. 인천지검의 사실상 마지막 검사장으로 취임한 박성민(50) 검사장은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도 인천지검 구성원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흔들림 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인천 출신, 첫 여성 인천지검장…“책임 막중”

인천 용현초등학교, 선화여자중학교를 거쳐 1994년 서인천고등학교를 졸업한 ‘인천 토박이’ 박 검사장은 인천을 “나의 정체성이 형성된 곳”이라고 했다. 서울대 사법학과에 입학해 2002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서울지검 남부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2008년부터 3년 동안 인천지검에서 근무한 뒤 15년 만에 검사장으로 인천에 돌아오게 됐다.

인천 출신이자 인천지검의 첫 여성 검사장으로 부임한 그는 “막중한 책임감이 느껴지지만, 인천 출신이다 보니 인천지검 구성원과 지역사회에서 더 반갑게 맞이해주는 것 같다”며 “인천 지역사회를 위해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11일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검찰청에서 만난 박성민 인천지검장은 “인천지검은 인천을 범죄로부터 지키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겠다”고 말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박 검사장은 2008년 인천지검에서 근무하던 시기에 대해 “정말 치열하게 일했던 때”라고 했다. 그는 “담당하는 사건도 많았고, 조사할 것도 참 많았다. 야근은 일상이고 매주 주말에도 출근해 일했다”며 “사건 하나하나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범죄자와 피해자의 삶이 어떻게 바뀌게 될지, 사회적으로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치열하게 고민했다”고 했다.

그는 인천지검 근무 당시 인천문학야구장 내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구단이 마련한 바베큐존 설치가 식품위생법을 위반하는지, 아닌지를 수사한 사건을 떠올렸다. 이 바베큐존은 지금도 인천문학야구장(SSG랜더스필드)의 명물로, 야구팬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2010년 인천 남구청(현 미추홀구청)은 야구장에 바베큐존을 설치하고 관중들이 경기를 관람하며 고기를 구워 먹는 것이 식품위생법 위반이라는 의견을 냈다. 이 사건을 맡았던 박 검사장은 가족, 친구들과 함께 음식을 먹으며 야구를 관람하는 문화, 식품위생법 단속과 처벌로 인해 발생할 사업자들의 피해 등을 고려해 이 사건을 무혐의 처리하기로 검토했다.

그는 “당시 어떠한 결정을 내려야 시민들의 삶에 도움이 되고, 사회질서가 유지될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었다”면서 “현재 야구장에서 음식을 먹으며 야구를 관람하는 문화가 정착된 것을 보면 당시 나의 고민이 맞았구나 싶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억울한 피해자 발생 않도록 보완장치 필요
마약밀수·유통 범죄 대응해 ‘청정국’으로
국제범죄 엄중 수사… 성범죄 등 적극 대처

11일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검찰청에서 만난 박성민 인천지검장은 “인천지검은 인천을 범죄로부터 지키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겠다”고 말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 검찰청 폐지, “불완전한 수사 보완 장치 필요”

검찰청 폐지에 대해 박 검사장은 “범죄에 대응하는 국가 단위의 역량이 유지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범죄로부터 안전한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서 형사·사법시스템이 정교하게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정부는 검찰의 기소 독점을 견제할 ‘검찰개혁’을 핵심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제정된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따라 오는 10월 2일 검찰청은 공식적으로 간판을 내리게 된다. 검찰의 수사와 기소권을 분리해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는 기소 기능은 법무부에 소속된 공소청이 담당하게 되며, 일부 중대범죄에 대한 수사는 행정안전부 소속의 중대범죄수사청이 각각 담당한다.

검찰청 폐지는 결정됐지만 세부적인 쟁점에 대해선 아직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 등 수사기관이 송치한 사건을 검사가 보완수사할 수 있느냐가 핵심 쟁점이다. 검사가 보완수사권을 가질 경우, 수사와 기소권을 분리해 권력 남용을 통제한다는 검찰개혁의 목표가 퇴색된다는 의견, 수사기관의 불완전한 수사를 보완해 억울한 피해를 막기 위해선 검사의 보완수사를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박 검사장은 “수사는 사람이 하는 일이다. 1차 수사기관에서 하는 수사가 완벽할 수 없고,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선 보완 장치가 필요하다”며 “피해자의 피해가 신속하게 구제되고, 갈수록 고도화되고 진화하는 범죄에 대처하기 위해선 국가 단위의 대응 역량이 줄어들지 않고 유지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27일 열린 취임식에서 박 검사장은 인천지검 구성원들에게 “검찰은 올해 커다란 변화를 앞두고 있다”며 “어려운 때일수록 근본으로 돌아가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다하자”고 당부했다.

그는 “인천지검 구성원들도 분명 불안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이런 때일수록 검찰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고, 조직 내에서 활발하게 소통하고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려보는 역지사지의 자세가 필요하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각종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범죄자는 죄에 상응하는 벌을 받게 하고 피해자의 피해는 신속하게 구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1일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검찰청에서 만난 박성민 인천지검장은 “인천지검은 인천을 범죄로부터 지키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겠다”고 말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 범죄로부터 안전한 ‘인천’, 시민이 안심하는 사회

박 검사장은 “인천지검이 성장하는 도시 인천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을 끼고 있는 인천의 특성을 고려해 최전선에서 마약 밀수·유통 범죄에 철저하게 대응해 ‘마약 청정국’ 지위를 지키겠다고도 했다.

그는 “오랜만에 인천에 돌아오니 그동안 인천이 명실상부한 국제도시로 도약했다는 점이 실감난다”며 “글로벌 허브도시인 인천에서 마약 범죄에 철저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전국으로 그 피해가 번진다. 인천지검이 마약 범죄에 대해서 수문장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또 국제범죄 중점검찰청으로서 수사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인천지검은 지난 2018년 대검찰청으로부터 국제범죄 중점검찰청으로 지정돼 국제범죄수사부를 신설했다. 국제범죄수사부는 관세법, 외국환거래법, 출입국관리법 위반과 마약 밀수 등 국제범죄를 담당하고 있다. 전국 검찰청 가운데 서울중앙지검, 부산지검, 인천지검 등 3곳만 국제범죄수사부를 두고 있다.

민생을 위협하는 범죄에 대해서도 엄중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박 검사장은 이상동기 강력범죄와 디지털 성범죄, 보이스피싱, 전세사기 등 시민들의 주거 기반을 무너뜨리는 범죄에 대해서 적극 대응하겠다고 했다.

박 검사장은 끝으로 “안전은 공기와도 같아서 잘 유지되고 있을 때는 안전을 지키는 형사사법시스템이 잘 작동되고 있는지 알기 어렵지만, 한번 시스템에 균열이 생기면 범죄는 그 사이를 비집고 확산한다”며 “인천지검 구성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인천을 범죄로부터 안전한 도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성민 인천지검장은?

▲1994년 서인천고등학교 졸업
▲1999년 제41회 사법시험 합격
▲2000년 서울대학교 사법학과 졸업
▲2002년 사법연수원 수료 (31기)
▲2002년 서울지방검찰청 남부지청 검사
▲2003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원 수료
▲2008년 인천지방검찰청 검사
▲2013년 대검찰청 연구관
▲2016년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
▲2017년 법무부 형사법제과장
▲2018년 춘천지검 속초지청장
▲2021년 부산지검 동부지청 차장검사
▲2024년 대전고검 차장검사
▲2025년 법무부 법무실장


/정선아 기자 sun@kyeongin.com

Copyright © 경인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