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포커스] 네오플이 국내 게임업계 최초로 전면 파업에 돌입하면서 단순한 노사갈등을 넘어 업계 전반에 중대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파업이 시작된 지 4주가 넘도록 합의점을 찾지 못한 가운데 내·외부의 시선은 점차 '노조에 대한 회의'로 옮겨가고 있다. 언론들 역시 초기에는 '성과급 축소'에 대한 불만 제기로 보도했다면 최근에는 ‘고연봉 개발자의 집단 이기주의’ 또는 ‘민주노총의 기획투쟁’이라는 시각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노사 양측의 첨예한 주장
업계 최고 수준 보상, PS 제도화는 난색
네오플 사측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성공에 힘입어 직원들에게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을 제공해왔다는 입장이다. 특히 '던파 모바일' 개발 조직에 중국 1차 성장 인센티브 지급 이전에도 약 300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했으며 해외 퍼블리싱 수수료 등을 고려한 지급률 조정은 불가피했고 2022년 12월 관련 구성원에게 사전에 안내했다고 주장한다. 넥슨 또한 네오플 노사 갈등에 대해 "성과급 축소는 없었다"고 공식 반박한 바 있다.
사측은 "얼마든지 조합과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노조의 "'PS 제도화'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어떤 안건도 합의할 수 없다는 조합의 강경한 입장 앞에 돌파구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히며 PS 제도화에 대한 난색을 표하고 있다. 대신 '목표 달성형 스팟 보너스'에 대해서는 보완 의견을 전달한다면 대화를 나눌 의향이 있음을 강조한다. 또한 파업 기간 중 전임자 급여 삭감이나 연차 사용 증빙 요구는 관련 법령과 판례에 따른 정당한 조치이며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넥슨은 네오플 노사 갈등에 대해 "각 법인이 독자적으로 교섭 중"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직접적인 개입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불투명한 성과 분배, 신뢰 붕괴가 핵심
네오플 노조는 이번 파업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단순히 보상 액수가 아닌 성과 보상이 결정되고 분배되는 과정 전체에 대한 신뢰가 붕괴된 것에 있다고 주장한다. 사측이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중국 출시 성공에 따른 성과급 지급률을 당초 약속했던 성장 인센티브를 30%에서 20%로 일방적으로 삭감했다는 것이다.
성장 인센티브는 신작이 나온 뒤 2년간, 반기 단위로 총 4회 이익을 나눠주는 개념이다. 네오플 노사는 출시 이후 발생한 게임 매출에서 비용을 제외한 이익의 30%를 배분하기로 합의가 돼있었다.
또한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음에도 기존 대비 3분의 2 수준으로 지급된 성과급(GI)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성과급의 산정 기준, 규모, 지급 방식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이른바 '깜깜이' 보상 시스템이 불신의 근본 원인이며 절차적 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것이 노조의 핵심 입장이다.
경영진과 직원 간의 보상 격차도 노조의 불만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2024년 던파 모바일 중국 성과를 나눠줄 때, 윤명진 네오플 대표, 정일영 경영지원 총괄이사, 이원만 제작본부장 등 경영진 3인이 총 275억원이라는 막대한 보수를 수령한 것이 일반 직원들의 성과급 삭감 논란과 맞물리면서 보상 분배의 형평성에 대한 문제 제기와 함께 상대적 박탈감이 증폭됐다고 주장한다. 파업 발표만으로도 전임자 급여 일부를 삭감하고 전체 쟁의 기간에 대해 일방적으로 급여 삭감을 통보한 것에 대해서도 부당하다고 비판한다.
팩트는 평균 연봉 2.2억원?
15일 공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네오플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약 2억1,888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중국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폭발적인 성공으로 인한 성과급 폭증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대중에게 네오플이 '고액 연봉'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실제로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와 언론 등에서 네오플 노조를 언급할 때 '황제 노조', '귀족 노조'라는 수식어가 붙기 시작했다. 이미 업계 최고 대우를 받고 있음에도 욕심을 부린다는 것이다.
네오플 노조 측은 이에 대해 "평균 계약 연봉은 6000만원대로 대형 IT 기업이나 게임업계 타사 대비 낮은 수준"이라며 "2024년 평균 보수가 상승했으나 수년간의 누적된 보상이 한 번에 터져 나온 일시적 현상으로 보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네오플 직원 평균 급여는 9000만원에서 1억1000만원 가량이지만 네오플 노조 조합원의 계약 연봉은 6천만원대로, 임원 등을 제외한 수치라 어느 정도 사실인 것으로 추정된다.
파업으로 인한 피해와 영향

노사 갈등이 길어지면서 '던전앤파이터' 20주년 기념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인 'DNF 유니버스 2025'가 최종 취소됐다. 네오플 측은 취소의 주된 이유로 "내부 여건 상 당초 보여드리고자 했던 모든 콘텐츠를 충분한 완성도로 선보이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노조의 전면 파업 일정이 행사 일정과 겹치고 네오플 노조 가입률이 약 80%에 달하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행사 취소가 파업과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던전앤파이터 등 주요 게임의 신규 콘텐츠 개발 지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이는 중국 서비스에도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서는 "유저와 게임은 관심 밖", "성과 다툼을 왜 이용자가 감당해야 하냐", "둘 다 민폐" 등의 반응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용자들은 파업으로 인해 게임 업데이트가 느려지고 콘텐츠가 중단된 상황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며 어느 쪽도 이용자 입장에서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만약 중국 서비스 품질 저하로 이어진다면 앞으로 이익을 두고 싸울 일이 그리워질 수도 있다.
"귀족 노조야! 우린 너네가 부럽다"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네오플 노조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노조의 강경 일변도 전략이 '세상 전부와 맞서는 노조'라는 구도를 만들고 있으며 이는 업계 현실을 외면한 지도부의 전략적 실패라는 지적이다.
이러한 전략적 한계의 배경에는 상급 단체인 민주노총 화섬노조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화섬노조의 목표가 개별 조합원의 권익을 넘어 조직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에 있다는 의혹은 엔씨소프트 노조 사태에서 비추어 볼 수 있다.
지난 2023년 화섬노조 소속인 엔씨 노조는 지금의 네오플처럼 근로환경 개선, 투명한 보상,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등을 요구했다. 경영진의 고액 연봉을 거론하며 상대적 박탈감을 자극하는 투쟁 방식마저 비슷했다.
그 결과 노조는 임금 소폭 인상과 일시금을 얻었지만 사측에 구조조정의 '명분'과 '속도'를 더해주는 기폭제가 됐다. 회사는 분사와 권고사직 등 대대적인 조직 슬림화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3,100여 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나는 동안 화섬노조는 사실상 무력했다.
결국 화섬노조가 엔씨의 다음 '성과'를 위해 네오플을 찾았을 뿐 네오플의 미래가 엔씨와 다를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노조의 요구가 관철되는 꿈같은 미래 대신 기존 인력에게 '고임금·고위험' 꼬리표가 붙고 분사, 전환배치, 외주화의 칼날 아래 일자리를 잃게 될 가능성이 더 현실적이라는 경고다.
이러한 비극적 전망을 가능케 하는 내부적 문제는 노조가 자랑하는 '90% 가입률'에서 역설적으로 드러난다. 현대차 노조도 이루지 못한 이 비현실적인 숫자는 소수의 건강한 비판마저 용납되지 않는 경직된 분위기의 방증일 수 있다. 다른 목소리는 '배신'으로 합리적 의문은 '분열'로 매도되는 문화 속에서는 엔씨에서 실패했던 전략이 그대로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교착 상태 속 해법은?
노조는 전년도 영업이익 9,824억원의 4%에 해당하는 약 393억원을 직원들에게 수익배분금(PS)으로 분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PS 도입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카운터 안으로 '목표 달성형 스팟 보너스'를 제안했다.
▲던파 PC 한국 매출이 연간 1500억원을 달성하면 300만원 ▲던파 PC 중국 매출 연간 60억위안(1조1594억원) 달성하면 500만원 ▲던파 PC 중국 매출 80억 위안(1조5494억원) 달성하면 1000만원 ▲던파 PC 중국 매출 100억 위안(1조9324억원) 달성하면 1500만원 등이다.
만약 3년 내 조건을 전부 달성할 시 '던파' PC 개발자들은 1인당 3000만원에 달하는 보너스가 보장된다.
이 중 2개는 거의 달성에 가까워진 상황이라 사측의 제안이 합리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즉, 사측은 균등 분배 보다는 기존 인센티브 시스템과 새롭게 도입 가능한 메리트 시스템에 대해 논의하자는 입장.
반면, 노조는 "PS 재원 4%를 책정하고 이를 법인내 직원 고과 평가에 따라 차등 지급하자"며 PS 도입을 고수하고 있다.
양측 간극이 줄어들지 않을 때는 그룹 차원에서 개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넥슨은 "각 법인 독자 교섭"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장기화되는 파업으로 인한 게임 서비스 품질 저하 및 사용자 이탈 우려가 커지면서 양측 모두에게 협상 타결의 압박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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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포커스 곽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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