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과 전동화 기술 발전이 가져온 상용차 전성시대

사진 볼보트럭

상용차 운전자들의 주행 시간은 꽤 긴 편이다. 대부분이 하루의 절반을 상용차와 함께 보내며, 하루 이상의 시간을 차 안에서 보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자동차에 도입되는 신기술이나 편의사양들은 대부분 사용이 출퇴근에 국한된 승용차에 먼저 탑재돼 왔다.

이는 그동안 상용차 시장이 경제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발전해 왔기 때문이다. 상용차는 구매 용도부터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구매자들은 본인의 편의보다 최소 비용을 투자해 최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차를 원해왔다.

그렇다 보니 불과 몇 년 전까지 상용차 시장에선 수동변속기를 장착한 차량의 비중이 높았고, 운전자 주행보조장치도 아예 장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 있더라도 승용차보다 수준이 많이 낮았다. 또한, 승용차에선 없는 차를 찾기가 더 힘든 센터 디스플레이도 상용차에선 탑재한 차량이 그리 많지 않다.

사진 현대차

자동차 시장 변화에 발맞춰 상용차도 첨단화 중

하지만 최근 자동차 시장이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상용차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실제 전동화와 인공지능에 관한 산업이 뜨기 시작한 2020년 내외를 기점으로 상용차의 품질도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상용차에 자동변속기 탑재 비중도 크게 높아지는 중이다. 1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자동변속기의 품질이 좋지 않아 차량 구매 시 연비가 더 좋은 수동변속기를 선택하는 운전자가 많았는데, 현재는 대형 트랙터 구매 고객을 기준으로 10명 중 9명이 자동변속기 모델을 선택할 만큼 구매 비중이 높아졌다.

타타대우 더쎈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인테리어도 디지털화되기 시작했다. 과거 상용차 시장은 평균 4년 주기로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변화를 주는 승용차 시장과 달리, 내·외관 디자인이 10여 년 전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근래 변화를 기점으로 아날로그의 정석이라 불릴 만큼 건조했던 상용차의 실내 구성도 최근 승용차와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을 만큼 현대화된 구성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타타대우모빌리티의 준중형 트럭 '더쎈'도 과거에 머물러 있던 상용차 시장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킨 모델 중 하나다. 노부스, 프리마 등 대형 트럭만 생산했던 타타대우 상용차에서 29년 만에 출시한 준중형 트럭 모델인 더쎈은 '운전자 중심의 공간'을 메인 콘셉트로, 편의성과 효율성을 한 단계 높였다.

타타대우모빌리티 더쎈의 실내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과거 플라스틱 소재 위주의 단조로운 디자인을 채택했던 대시보드는 블랙 하이글로시 소재를 더해 고급감을 더했고,

투톤 패턴 디테일을 디자인 요소로 사용해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운전석 계기반도 변화한 디자인에 맞춰 풀 디지털 클러스터를 탑재했으며, 구닥다리 라디오가 자리 잡았던 센터페시아에도 10.25인치 디스플레이를 배치했다.

특히 더쎈의 센터 디스플레이는 오디오, 비디오, 내비게이션 기능은 물론,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도 무선으로 지원한다. 고급 세단에서나 볼 수 있는 다양한 장치도 추가했다. 실내에 무드를 더해주는 앰비언트 라이트부터 커넥티드 카 서비스인 쎈 링크, 스마트키 원격 시동 등의 기능도 지원한다.

운전석에 탑재되는 시트도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된 독일 ISRI 시트를 사용해 상용차답지 않은 착좌감을 제공함은 물론, 통풍 시트 기능까지 제공한다.

볼보 FH 에어로의 사이드미러 사진 모터매거진 윤성 기자

특히 지난해 출시된 볼보트럭의 에어로 모델의 경우 대시보드에 디지털 방식의 계기반 클러스터와 플로팅 타입의 센터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트럭 같지 않은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한다. 디자인뿐만 아니라 사용성에서도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

볼보 FH 에어로 계기판 화면 사진 모터매거진 윤성 기자

계기반 화면은 주행 정보와 함께 내비게이션 화면을 비롯해, 운전자 취향에 맞는 다양한 테마를 지원하며, 센터 디스플레이에서는 전용 내비게이션 정보와 함께 운행 코스에 따른 연료 효율 비교 데이터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운전자는 더 편리하게, 더 효율적인 운행을 할 수 있다.

볼보 FH 에어로 모니터 사이드미러 사진 모터매거진 윤성 기자

첨단 장치 보강도 이뤄졌다. 지난 2020년 메르세데스-벤츠의 대형트럭 뉴 악트로스는 외부 사이드미러를 없애고 측면 카메라로 후측방을 모니터링하는 새로운 방식의 미러 옵션을 선보였다. 이 장치는 에어로다이내믹 향상을 통해 연료 효율을 높여주고, 운전자가 사각지대 없이 안전하게 차로 변경을 하거나 위험 요소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강점을 지녀, 이후 다른 대형 상용차 제조사에도 도입, 상용화해 많은 차량에 탑재되고 있다.

볼보 FH 일렉트릭 사진 볼보트럭

디젤 연료 기반 원-웨이는 이제 그만, 환경에 신경 쓰기 시작한 상용차 제조사들

상용차 제조사는 편의·첨단 장치 도입을 통해 운전자의 편의성을 높이는 한편, 환경에도 신경 쓰는 행보를 이어 나가고 있다.

국내 상용차 제조사인 타타대우모빌리티는 모빌리티 시대를 위한 전기트럭 시장 공략의 일환으로 브랜드 최초의 준중형 전기트럭 '기쎈(GIXEN)'을 선보였다. 올해 상반기 중 출시를 앞둔 기쎈은 출시 후 1t 소형 트럭에 국한된 전기 화물 시장을 확장하는 역할을 맡게 될 예정이다. 현재 주요 개발 작업을 마친 상태이며, 출시 전 마지막 점검 단계를 거치고 있다.

볼보트럭은 1회 충전으로 600km를 달릴 수 있는 차세대 대형 전기트럭 FH 일렉트릭을 공개했다. 이를 통해 운송 기업들은 지역 간 및 장거리 노선에 전기트럭을 도입하고, 한 번의 충전만으로 일과시간 동안 추가로 충전할 필요 없이 트럭을 운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볼보트럭이 공개한 새로운 대형 전기트럭 FH 일렉트릭에는 볼보의 새로운 구동계 기술인 e-액슬이 탑재돼 있어 1회 충전으로 60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이로써 훨씬 더 많은 배터리 용량을 위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됐으며, 더욱 효율적인 배터리, 더욱 개선된 배터리 관리 시스템, 파워트레인의 전반적인 효율성 이점도 보유하고 있다.

볼보트럭은 중대형 전기트럭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서 총 8개의 배터리 전기트럭 모델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광범위한 제품군을 통해 도시 및 지역 유통, 건설, 폐기물 관리, 그리고 장거리 운송까지 전동화할 수 있게 됐다. 볼보트럭은 지금까지 전 세계 46개국의 고객들에게 3800대 이상의 전기트럭을 인도했다.

볼보 FH 일렉트릭은 유럽 시장 기준으로 2025년 하반기에 출시 및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며, 국가별로 출시 및 판매 일정은 다를 수 있다.

이에 더해 볼보트럭은 세 가지 드라이브 라인을 기반으로 한 기술 전략 구축하고 2040년까지 순배출량 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화석연료 없는 운송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세 가지 드라이브 라인을 기반으로 한 기술 접근 방식은 배터리 전기, 연료전지 전기, 연소 엔진을 기반으로 한 그린 수소, 바이오가스 또는 HVO(수소 처리 식물성 기름)와 같은 재생 가능한 연료로 작동하는 내연기관을 포함한다.

볼보트럭은 수소를 동력으로 주행하는 연소 엔진을 갖춘 트럭을 개발하고 있으며, 도로 주행 테스트는 2026년에 시작되어 2029년 안에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린 수소로 주행하는 트럭은 볼보그룹이 수립한 넷-제로(Net Zero) 목표를 달성하고 고객들이 탈탄소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화석 연료 대신 그린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트럭은 운송 수단의 탈탄소화를 위한 또 다른 대안으로, 충전 인프라가 부족하거나 배터리 충전 시간이 제한적인 지역에서 장거리 운행에 특히 적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볼보 수소 트럭은 자체적으로 차량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으며, 볼보트럭은 2026년에 고객을 대상으로 한 수소 트럭의 주행 테스트를 시작해서 2029년 내에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소 연소 엔진을 장착한 트럭은 기존의 배터리 전기트럭, 연료 전지 전기트럭, 바이오가스 및 HVO(수소 처리 식물성 기름)와 같은 재생 가능한 연료로 작동하는 트럭 등 볼보가 제공하는 다른 대안들을 보완할 예정이다.

사진 만트럭

독일의 상용차 기업 만트럭버스그룹도 수소 시대를 여는 데 동참한다. 건설, 군수, 목재 등에서 사용되는 중장비 운송을 위한 특수 목적용으로 개발된 수소 연소 엔진 장착 모델 'MAN hTGX'는 6X2 및 6X4 2종의 축 구성으로 제공되며, 높은 적재량과 함께 최대 600km의 긴 주행 거리를 제공한다.

차량에 탑재된 H45 수소 연소 엔진은 520마력의 출력과 900~1300rpm에서 2500Nm의 강력한 토크를 자랑하며, 수소를 엔진에 직접 분사하는 방식으로 빠른 동력 전달이 가능하다. 56kg 용량의 연료 탱크를 갖췄으며, 압축 수소를 사용해 약 15분 이내에 연료를 충전할 수 있다. MAN hTGX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tkm당 1g 미만으로, 새롭게 도입될 EU의 이산화탄소 배출 기준에 따른 무공해 차량 기준을 충족한다.

사진 만트럭

운전자 없는 상용차 시대 오나, 코앞으로 다가온 자율주행 시대

더불어 지능형운전보조 시스템에 대한 투자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현재 출시되는 차량에도 후·측방 경보, 전방추돌방지, 차선이탈방지 등 승용차 수준의 주행안전장치를 포함하고 있지만, 상용차 제조사들은 운전자가 필요하지 않은 완전 자율주행을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23년부터 승용 모델인 '아이오닉 5 레벨 4 자율주행차'를 라스베이거스에 도입했고, 지난해에는 현대 상용차의 사업 핵심 모델인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의 레벨 4 자율주행 테스트에 돌입했다. 현대차는 현재 자율주행 기술 업체인 '플러스'와 자율주행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이를 통해 화물운송 효율성 증진, 사고 감소에 대한 설루션을 수립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국토교통부가 꾸준히 자율주행 트럭 상용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실제로 국토부는 지난해 7월 '자율주행자동차법' 개정안을 통해 고속도로 등 자율주행 화물운송 노선을 지정해 자율주행 사업을 실체화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더불어 자율주행 사업 구체화를 위한 자율차 유상 화물운송 사업 허가 기준도 마련해 자율주행 화물운송 서비스 상용화에 한 발짝 더 다가선다. 이에 따라 한국도로공사와 자율주행 화물운송을 준비하고 있는 업체들이 MOU를 맺고 실증을 준비하고 있다. 운전자 없는 물류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