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 4세 경영] ② 내실에 방점 찍고 우량점 위주로... 본업 편의점 운명은

오너 4세 경영 체제를 맞이한 GS리테일을 전망합니다.

허서홍 GS리테일 대표이사가 올해 경영지침을 '질적 성장'으로 정하고 우량점포 육성에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제공=GS리테일

지난해 말 경영 전면에 등장한 GS그룹 오너4세 허서홍 GS리테일 대표이사(부사장)가 육촌동생인 허치홍 GS리테일 MD본부장(전무)과 함께 본업인 편의점 살리기에 몰두하고 있다. 믿을 수 있는 전문경영인에게 해당 사업부를 맡기는가 하면, 다점포 출점 대신 우량점 육성으로 전략도 바꿨다. 질적 성장을 이루겠다는 복안이지만, 자칫 이러한 소극적 기조가 BGF리테일(CU)에 밀린 2등 굳히기를 가속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6일 GS리테일이 발표한 기업설명회(IR)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편의점사업부(GS25)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와 비교해 219억원 줄어든 305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매출은 6.3% 늘어난 2조1972억원으로 집계됐지만 이익이 축소되며 수익성도 뒷걸음질쳤다. 회사는 운영점 증가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허 대표의 딜레마는 여기서 시작됐다. 신규점 출점으로 외형이 확대되지만, 여기에는 감가상각비나 광고 판촉비 등 각종 비용이 동반되기 때문이다. 고객당 지출 규모를 뜻하는 객단가 수치마저 악화할 조짐을 보여 대책마련이 시급해졌다. 지난해 1분기 3.1%로 추산된 GS25의 객단가 증감률은 지속적으로 둔화해 4분기 1.9%까지 주저앉았다.

허 대표가 꺼낸 카드는 ‘내실 최우선’이다. 비효율 점포는 과감히 문을 닫고, 기존 점포를 우량화해 수익을 메우는 쪽으로 내부지침을 정했다. 편의점 산업이 포화할 대로 포화해 양적 확대는 더 이상 본부의 손익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GS25 정상화를 향한 그의 의지는 인력배치에서도 드러났다. 지난해 말 취임과 동시에 슈퍼사업부를 이끈 정춘호 부사장을 현 직급으로 승진시키며 편의점사업부 대표에 선임했다. 성공적으로 입지를 넓힌 슈퍼마켓 GS더프레시의 사업 노하우를 편의점에 이식해달라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것이 업계의 해석이다.

GS25가 편의점 본연의 상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의류, 뷰티 등 다방면에서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 제공=GS리테일

허 대표의 행보에 육촌동생인 허 본부장도 힘을 싣고 있다. 편의점 본연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차원에서 카테고리 다각화에 나선 것이다. 다음 달 단독출시를 앞둔 무신사와의 협업상품이나 상반기 중 직영점에 배치할 퍼스널컬러 진단기기 등이 대표적이다. 식료품에 국한된 편의점 매대의 한계를 넘고 점포당 매출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 나온다.

다만 시장은 손익에 방점을 둔 경영방침이 CU에 뒤처지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영업이익을 챙기다 유일하게 우위에 있던 외형까지 따라잡힐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양사의 매출 격차는 2019년 9130억원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1000억원 안팎이 유력하다. 점포 역시 지난해 말 기준 CU(1만8458개)가 GS25(1만8112개)보다 346개 더 많이 운영하고 있다.

유통 업계의 한 관계자는 “GS25가 2등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무분별한 출점을 통한 선두 싸움은 무의미하다고 경영진이 판단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점포 수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내부방침도 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GS25에서 고객이 와인25플러스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 제공=GS리테일

향후 GS25의 질적 성장에는 O4O, 즉 온오프라인 연계 고도화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허 본부장 산하 조직으로 ‘온라인(인기상품 등 사전예약) 유입→오프라인 픽업→추가 구매 유도’의 사이클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허 대표가 최근 퀵커머스실을 O4O 부문으로 승격시킨 것도 이의 일환이다. 특히 ‘우리동네GS’ 앱의 주류 스마트오더 플랫폼 와인25플러스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지난해 비수도권 매출이 전년 대비 123% 신장할 만큼 반응이 고무적이기 때문이다. 이는 경쟁 관계인 신세계그룹 이마트나 주류전문 소매점 와인앤모어를 겨냥한 것으로 알려졌다.

GS리테일 관계자는 ”고매출 가맹점 육성을 통한 질적 성장을 위해 O4O 고도화 및 신선 경쟁력 강화 등을 세부계획으로 추진할 방침”이라며 “GS25를 ‘원스톱 쇼핑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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