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스자산운용의 회사채 발행에 당초 목표치의 2배를 웃도는 900억원대 수요가 몰리며 완판에 성공했다. 다만 최종 발행 금리가 기준 수익률을 크게 넘어 희망 범위 최상단을 꽉 채운 현실은 옥에 티로 남게 됐다.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로서의 든든한 입자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잠재된 위험과 길어지고 있는 개발 경기 침체에 따른 악영향 등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위기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이번 달 총 800억원 규모로 회사채를 발행했다. 신용등급 A-에 만기 구조는 1년물과 2년물로 나눠 진행됐고, 각각 360억원과 440억원으로 최종 확정 발행됐다. KB증권이 단독으로 대표 주관을 맡았다.
최초 희망 모집액은 400억원이었지만, 수요예측에서 이를 웃도는 920억원의 주문이 확인되면서 증액 한도를 채웠다. 만기별 수요는 2년물과 3년물 모두 각각 460억원을 나타냈다. 이에 따른 경쟁률은 2년물이 4.60대1, 3년물이 1.53대1을 기록했다.
이 같은 수요예측 성적에도 발행 금리는 희망 범위의 꼭짓점에서 정해졌다. 1년물과 2년물 모두 민간채권평가사가 평가한 개별 민평금리에 ±30베이시스포인트(bp·1bp=0.01%포인트)를 가산한 기준 수익률을 제시했는데, 각각 +30bp와 +29bp 조건으로 발행됐다. 이에 따른 최종 금리는 각각 5.455%와 5.715%였다.
최근 들어 뚜렷하게 개선된 실적을 내놨던 이지스자산운용으로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을 수 있는 금리 조건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132억원으로 전년 대비 99.3%나 늘었다. 당기순이익 역시 826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64.9% 증가했다. 영업수익도 1132억원으로 26.1% 확대됐다.
성장세는 해가 바뀌고도 계속되고 있다. 올해 1분기 이지스자산운용의 영업이익은 159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은 1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6.5%와 229.9%씩 급증했다. 영업수익 역시 715억원으로 같은 기간 36.7% 늘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다. 올해 3월 말 기준 부동산 펀드 운용자산만 약 30조2000억원을 확보하고 있다. 이에 따른 시장 점유율은 15.8%로, 부동산 펀드 운용자산 기준 1위 운용사다.
다만 이런 사업 포트폴리오는 이지스자산운용의 아킬레스건이기도 하다. 장기화하고 있는 부동산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피할 수 없는 데다, 특히 최근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PF 부실 여파를 피할 수 없는 위치다.
이번 회사채의 발행 금리에도 이렇게 잠재된 리스크가 반영돼 있다는 평이다. 한국기업평가는 보고서에서 "자산 구성상 PF를 포함한 부동산 관련 자산에 대한 높은 집중도와 비상장주식, 벤처캐피탈 등 고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확대 등이 재무 건전성 측면에 부담 요인"이라고 봤다.
또 "개발 경기 침체와 상업용 부동산 가치 하락이 지속될 경우 관련 투자 자산과 운용보수 회수 가능성 저하로 인한 손실 부담 가능성이 내재하고, 운용자산 크레딧 이슈 반복 발생 시 평판자본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부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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