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격노설’ 직접 따져 물은 윤석열…조태용은 “답변 거부”

김정화 기자 2026. 5. 13.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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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이 지난해 11월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치고 청사를 빠져나가고 있다. 이준헌 기자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결과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법정에서 조태용 전 국정원장을 향해 직접 ‘VIP 격노설’의 실체가 없지 않았느냐는 취지로 따져 물었다. 조 전 원장은 모든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는 13일 윤석열 전 대통령과 조태용 전 원장,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유재은 전 법무관리관, 박진희 전 군사보좌관, 김동혁 전 검찰단장,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 등에 대한 재판을 이어갔다. 이 재판부는 ‘VIP 격노설’에서 시작한 채 상병 순직사건 관련 수사 외압 혐의를 심리하고 있다.

VIP 격노설은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7월31일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채 상병 순직 사건에 대한 해병대수사단의 초동수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이런 일로 사단장까지 처벌하면 앞으로 누가 사단장을 하겠느냐”고 격노했고, 이 전 장관 등을 크게 질책하며 수사기록 이첩을 막는 등 외압을 행사했다는 내용이다.

사건 당시 국가안보실장이었던 조 전 원장도 윤 전 대통령 등과 함께 재판에 넘겨졌는데, 이날은 조 전 원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증인석에 앉은 조 전 원장은 “신문 사항이 제 형사 책임과 관련돼 있어 증언을 거부한다”고 했다.

조 전 원장 측 변호인은 재판부를 향해 “신문 사실이 다 엮여 있어, 공소사실과 관계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해서 말하기 어렵다”며 “포괄적인 증언 거부권 행사를 허가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 신문의 경우 증언 거부권을 허용할 수 있지만, 증인 신문은 원칙적으로 그럴 수 없다”며 신문을 그대로 진행했다.

이어 해당 의혹을 수사한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특검)은 조 전 원장에게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이 2023년 7월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채 상병 사건 관련해서 A4 용지 한장 분량으로 윤석열에게 보고했다는데 알고 있나”, “윤석열이 보고받을 때 반응이 어땠나”, “격노했던 반응이 기억나나” 등을 물었다. 이 같은 질문에 조 전 원장은 모두 “답변 거부합니다”라는 말로 일관했다.

특검 질의 이후 반대신문 과정에서는 윤 전 대통령이 직접 수석비서관 회의 당시 상황을 물었다. 윤 전 대통령은 조 전 원장에게 “(채상병 사건 관련해) 8명을 경찰에 보낸다고 해서 각각 무엇을 잘못했는지, 과오가 뭐냐고 묻지 않았나”, “임기훈이 아무 답변을 못해서, 검찰에 몸 담았던 대통령으로서 ‘이런 것도 확인 안 하고 보고 하느냐’라고 얘기한 것 못 들었나”라고 물었다.

윤 전 대통령은 또 “과실을 정확히 확인하고, 문제 있는 사람들이 처벌받든가 하도록 해야 한다고 (이종섭 전 장관에게) 얘기한 것못 들었나”라고 추궁하기도 했다.

조 전 원장은 윤 전 대통령 쪽은 쳐다보지 않은 채 “답변을 거부한다”는 말만 반복했다. 이날 재판은 조 전 원장의 증언 거부로 약 1시간 만에 종료됐다.

재판부는 오는 27일 임 전 비서관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하기로 했다.

김정화 기자 cl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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