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민연금’ 정부안대로면 40년 넘게 0.31%씩만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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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연금개혁안대로 2036년 국민연금에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면, 연금액 인상률이 2040년부터 41년간 최저선인 0.31%에 그칠 거란 정부 추계가 나왔다.
26일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입수한 보건복지부의 '자동조정장치 도입 시 연도별 적용 지표'를 보면, 2036년부터 국민연금에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면 연금액의 전년 대비 인상률이 2036~2094년 중 43년 동안 최저한도인 0.31%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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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80년 연속 최저인상률 묶여
노후보장커녕 깡통연금 전락할 판
“정부 재정안정만 몰두” 비판 커져
정부의 연금개혁안대로 2036년 국민연금에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면, 연금액 인상률이 2040년부터 41년간 최저선인 0.31%에 그칠 거란 정부 추계가 나왔다. 이 경우 가입자가 얻는 이익이 크게 줄어 개혁안에 대한 반발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입수한 보건복지부의 ‘자동조정장치 도입 시 연도별 적용 지표’를 보면, 2036년부터 국민연금에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면 연금액의 전년 대비 인상률이 2036~2094년 중 43년 동안 최저한도인 0.31%에 그친다. 2024년 인상률은 3.6%였는데, 2036, 2037년엔 0.31%로 떨어진다. 그 뒤 2038년 0.33%, 2039년 0.36%이었다가 2040~2080년 41년 연속으로 연금액이 0.31%씩만 오른다. 2081~2094년에는 0.34~1.09%씩 인상된다.
지금은 연금액을 해마다 물가상승률만큼 올리지만,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면 물가상승률에 ‘기대여명 증가폭’과 ‘3년 평균 국민연금 가입자 감소폭’을 뺀 만큼 올린다. 정부는 인상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 연금액이 전년보다 감소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0.31%의 최저인상률은 보장하겠다고 했다.
연금액 인상률이 장기간 0.31%에 그치면, 가입자에게 돌아가는 이익은 지금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게 된다. 현재 국민연금 수익비(보험료 납입액 대비 연금 수급액 비율)는 1.6~1.8배인데, 0.31% 인상 때는 1배로 줄어든다. 최저한도 인상을 지속하면 ‘낸 만큼만 받는’ 연금, 이른바 ‘깡통연금’이 되어 국민연금 가입을 꺼리게 될 수 있다. 남찬섭 동아대 교수(사회복지학)는 “공적연금의 본래 기능은 국민의 안정적인 노후 소득 보장이다. 이만큼의 급여 축소는 연금제도의 정당성을 훼손하는 수준”이라며 “가입자들이 이런 개혁안을 수용하기 어려워, (정부 계획처럼) 올해 안에 연금개혁을 추진하는 것도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이 제도로 연금 지출이 절감된다는 점만 강조한다. 복지부는 2036년 자동조정장치 도입과 함께 현행 9%인 보험료율을 13%로 올리고, 소득대체율을 42%로 유지하면 국민연금 기금 소진이 2056년에서 2088년으로 32년 늦춰질 것으로 본다. 이기일 복지부 1차관은 지난 25일 ‘연금개혁 관련 브리핑’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24개 나라에서 자동조정장치를 운영하고 있다”며 “재정 안정을 위해서는 자동조정장치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자동조정장치 도입 시뮬레이션 때 2036~2094년 물가상승률을 한국은행 물가안정 목표치인 연 2%로 가정했다. ‘2023년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라 기대여명 증가율은 해마다 0.36%로, 가입자 감소율은 최소 0.55%에서 최대 2.23%로 잡았다. 정부는 이 결과를 설명하면서, 시뮬레이션의 전체 결과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복지부가 25일 브리핑에서 밝힌 자료에는 2024년(3.66%), 2025년(1.89%), 2050년(0.31%), 2090년(0.99%) 4개 연도 연금액 인상률 추계만 담겼다. 이에 대해 전진숙 의원은 “윤석열 정부 국민연금개혁 방안은 재정 안정화에만 경도되어 있다. 공적연금인 국민연금의 노후 소득 보장 기능을 후퇴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동조정장치가 사실상 연금액의 ‘자동삭감장치’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시뮬레이션 결과 전체를 공개하지 않고 재정 안정 기능만 강조한 것 역시 국민연금 가입자인 국민을 속이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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