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호텔 기계식 주차장 사고' 인재(人災)였다.. 사고는 더 늘어

2021년 9월 11일 저녁 차량 추락 사망사고가 발생한 서귀포시의 한 호텔 기계식 주차장

3년 전 제주의 한 호텔 기계식 주차장 앞에 정차 후 하차한 순간 움직이는 차량을 멈추려 운전석에 황급히 탔다가 7m 아래로 추락해 관광객 A 씨가 숨진 사고.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호텔 대표 B 씨와 관리자가 이어온 3년간의 법정 공방이 대법원에서 인재(人災)로 확정되며 마무리됐습니다.

이런 기계식 주차장 사고가 시설이 점차 확대되면서 덩달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방청이 안태준 국회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기계식 주차장 사고로 인한 구조 처리 건수는 2020년 447건에서 지난해 537건으로 20% 증가했습니다.

구조 인원도 2020년 308명에서 2021년 296명, 2022년 355명, 지난해 422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도 총 473건의 출동 중 343건이 처리됐으며, 이 과정에서 254명이 구조됐습니다.

제주에서도 올해 5건의 기계식 주차장 사고가 발생해 5명이 구조되기도 했습니다.

A 씨 사망사고와 관련해 대법원은 지난 7월 호텔 대표 B 씨의 상고를 기각하면서 2심에서 선고된 징역 1년 6개월이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A 씨는 2021년 9월 11일 저녁 서귀포시 한 호텔 기계식 주차장 앞에 정차 후 하차한 순간 움직이는 차량을 멈추려 운전석에 황급히 탔다가 7m 아래로 추락해 숨졌습니다.

호텔 대표 B 씨는 재판 내내 “A 씨가 기어를 드라이브에 놓고 다시 탑승한 뒤 브레이크와 엑셀을 오작동해서 사고가 발생했다"며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를 부인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기계식 주차장 사용 승인을 받은 지 2년 만인 2017년 관할관청의 허가 없이 기존 진출입로가 폐쇄되고, 새로운 진출입로가 설치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사고 당시 기계식 주차장에는 안전 교육을 이수한 관리인은 상주하지 않았고, 차량이 대기할 수 있는 정류장조차 없었습니다.

안태준 국회의원은 "기계식 주차장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해 인명 사고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정용기 (brave@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