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새끼, 지금 뭐 하고 있나? 펫캠의 진화 [Pet]
반려인이라면 집에 혼자 남겨진 반려동물의 안위가 늘 궁금하다. 불안해서 하울링하지는 않는지, 온갖 물건을 씹고 뜯으며 저지레하지 않은지도 걱정이다. 그래선지 주변 반려인의 8할 이상이 펫캠을 이용하는데, 어깨너머로 본 펫캠의 발전이 실로 놀랍다. 7년 전 개를 따라다니며 간식까지 뱉어 주는 펫캠에 감탄했던 나는 요즘의 펫캠에 눈이 절로 휘둥그레지고 만다.
화질이 짱짱한 건 말할 것도 없고, 나이트 비전 기능 덕에 밤에도 10미터까지 선명히 볼 수 있다. 회전하는 광각 렌즈에게 사각지대란 없고, 게다가 이동식이라면 집 안 구석구석 못 볼 곳이 없다(그러니 온 집을 헤집고 다니는 로봇 청소기에 펫캠 기능을 추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AI도 적용했다. 일명 ‘반려동물 자동 추적’ 기능. 동작과 소리를 감지해 반려견이 움직이거나 이상음을 포착하면 반려인의 휴대폰으로 알람을 전송한다. 움직임을 인식하면 자동으로 추적하며 녹화해 클라우드에 저장까지 해 준다. 원격으로 각도 조절이 가능함은 물론이다. 한 제조사는 군대에 버금가는 수준의 데이터 암호화 기술로 해킹 위협을 차단했다고 자사 제품을 광고한다.
아, 수리와 나는 너무 오프라인이구나! 우리는 눈앞에 있을 때만 이름을 부르고 간식을 주고 놀아 준다. 내가 집에서 일하는 것도 이유지만, 나의 불안을 부추기지 않고 수리의 오롯한 시간을 보장해 준다는 핑계로 나는 당분간 펫캠을 사지 않을 것 같다. 그저 바라보며 침만 흘릴 뿐.
[글 이경혜(프리랜서, 댕댕이 수리 맘) 사진 언스플래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48호(24.10.01)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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