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사업자 4명 중 3명은 한 달에 100만원도 못 번다

권순완 기자 2024. 9. 2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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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소득세 신고분 분석
연소득 ‘0원'도 94만곳 달해
고금리·고물가로 자영업자 타격
22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폐업 매장 문틈에 수도요금청구서가 꽂혀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 개인사업자 4명 중 3명꼴로 과세 당국에 신고한 월 소득이 1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자영업자 상당수가 빈곤한 처지에 놓인 현실을 반영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종합소득세를 신고한 개인사업자 1146만4368곳 가운데 860만9018곳(75.1%)이 월 소득 100만원(연 1200만원) 미만이었다. 연간 소득을 ‘제로(0)’라고 신고한 개인사업자도 94만4250곳(8.2%)이나 됐다. 종합소득세 신고분은 ‘이익’ 개념으로, 사업자가 올린 총 매출에서 인건비 등 각종 비용을 뺀 것이다.

그래픽=김성규

올해 4인 가구의 최저생계비(생계급여)가 약 183만원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상당수 자영업자가 필요한 최소한의 소득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저소득 자영업자 수는 최근 증가 추세다. 월 소득 100만원 미만 개인사업자는 2019년 610만8751곳이었는데 3년 만에 41%나 증가했다. 고물가·고금리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자, 살림이 팍팍해진 자영업자가 그만큼 늘어난 것이다.

다만 개인사업자의 경우 법인과 달리 제3자로부터 회계 감사를 받을 의무가 없어, 월 소득 신고액이 실제보다 적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사업자의 개인 생활비 등을 사업체의 비용으로 처리해 종합소득세 신고액을 줄이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또 개인사업자 중엔 통상 ‘자영업자’로 불리는 식당이나 소매 판매업자 외에도 다주택 임대 사업자, 배달 기사, 대리운전 기사, 골프 캐디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 예를 들어 부업으로 이따금씩 대리운전을 하는 사람도 국세청 통계상 저소득 사업자로 집계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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