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과 올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맹활약 해 준 덕분에 현재 국민연금 기금 적립금 규모는 약 1800조 원에 육박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실로 놀라운 일이다. 당초 재정추계에서 2030년대 초반쯤에 가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목표를 이미 5년 앞당겨 달성한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기금운용 수익금이 왜 중요한가?
우리나라 국민연금은 앞으로 베이비붐 세대가 대거 은퇴 대열에 합류함에 따라 매년 연금 급여 지출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이에 비해, 현재 연금 보험료율 9.5%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재정구조를 갖고 있다.
그런데 정말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연금 지급을 위한 수입원 중 연금 보험료 이외에 기금운용 수익금이라는 또 다른 큰 돈 주머니를 갖고 있어 이 두 가지를 합쳐 연금을 지급하고 있다.
기금운용 수익금이 전체 적립금 1800조원 가운에 약 70%인 1260조원 정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이 덕분에 국민은 내는 보험료에 비해 평균 두 배 이상을 연금으로 지급받고 있다.
여기서 잠깐 눈을 돌려 우리보다 한참 앞서 공적연금을 시행하고 있는 유럽 국가들을 한번 보자.
이들 국가 대부분은 연금 보험료율이 평균 18%가 넘고, 프랑스나 이탈리아 같은 국가들은 무려 소득의 27~33%를 보험료로 부과하고 있다.
그런데도 연금 급여 지출이 부족하기 때문에 매년 국가에서 막대한 보조금을 공적연금에 지원하고 있다.
이것이 다시 경제 침체의 요인이 되는 등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 있다.
이들 국가가 이런 상태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와 달리 기금 적립금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금운용 수익금이라는 다른 재원 조달 방법이 없으니, 결국 국민이 내는 보험료와 국고 보조금만으로 연금을 지급하고 있다.
받는 연금액 수준도 낸 만큼 또는 낸 보험료보다 약간 많은 정도이다.
우리나라는 유럽 국가들보다 훨씬 낮은 보험료율을 부담하면서도, 유럽 국가들의 연금 급여 수준과 큰 차이가 나지 않게 운영되고 있다.
국가 보조금에도 의존하고 있지 않아 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고 있으니 국민과 기업에겐 얼마나 큰 이익인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아직도 우리 청년들이 국민연금에 불신이 많지만, 이러한 객관적인 사실들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탓이 크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다. 어떻게 하면 국민연금 수익률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정부뿐만 아니라 언론에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청년과 미래세대의 연금 미래, 즉 이들도 내는 보험료에 비해 두 배 이상의 국민연금을 계속 지급받도록 하기 위한 돌파구는 사실상 기금운용 수익률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만일 향후 연평균 수익률을 6.5% 내외로 유지할 수 있다면, 국민연금 고갈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될 정도가 된다.
다행히 작년에 국민연금 개혁에 성공함으로써 보험료 수입보다 급여 지출이 더 커져 보유하고 있는 기금 자산 중 일부를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 약 10년 이후로 미뤄졌다.
지금부터 10년 정도가 정말 중요하다.
앞으로 국민연금 수익률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선 현 단계에서 기금운용체계 전반에 대한 재점검 및 혁신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기금운용위원회의 전문성을 제고하고, 리스크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
기금운용본부의 전술적 자산배분계획의 수립 및 집행의 경직성도 빨리 탈피해야 한다.
글로벌 투자 환경이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에서 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보다 신속하면서도, 탄력적인 자산 운용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해외 사무소도 미국, 유럽을 넘어 인도, 남아공, 브라질 등 이머징 마켓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문 운용 인력에 대한 획기적인 지원 시스템을 빨리 구축하는 일이다.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보다 앞선 캐나다 기금 전문기관(CPPI: Canada Pension Plan Investment) 또는 미국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 운영기관(CalPERS: California Public Employees' Retirement System) 등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세계적으로 실력이 입증되고, 경험이 풍부한 최고 운용 전문가를 유치할 수 있을 정도로 운용인력의 규모, 기본 보수와 성과급 수준 및 근무 환경을 빨리 개선해야 한다.
현재 기금운용본부의 우수한 국내 인력들도 매년 수십 명씩 자산운용 업계 등으로 이탈하고 있는 실정이다.